월 1만4900원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고르는 라이트 버전 출시
상품 세분화시 요금 인상 우려도
한국 음악산업에 300억 지원도
美 관세협상서 리스크 줄였단 평가
![김문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관련하여 신청한 동의의결절차 개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뉴스1]](https://wimg.mk.co.kr/news/cms/202505/23/rcv.NEWS1.NEWS1.20250522.2025-05-22T123723_1007302302_ECONOMY_I_P1.jpg)
구글이 동영상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한국에서도 출시한다. 또 국내 음악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300억원을 내놓는다.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피하기 위해 자진 시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늘어난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요금제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정위는 22일 “구글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3~4개월간 관계 부처의 의견 수렴을 거쳐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구글은 그간 국내에서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동영상과 음악 서비스(유튜브 뮤직)를 묶어 월 1만490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으로 판매해왔다. 공정위는 이것이 소비자 선택권과 국내 음원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조사를 벌여왔다.
구글이 제시한 시정안의 핵심은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 구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이다. 이는 음악 서비스 없이 광고 없는 동영상만 제공하는 상품으로 미국 영국 독일 등 9개 나라에 출시돼 있다. 미국의 경우 월 7.99달러(약 1만1000원)에 판매되며 국내 출시 가격은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소비자로선 요금제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셈이다.
구글은 국내 음악산업 활성화, 아티스트와 창작자 지원, 소비자 후생 증진 등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안도 제시했다. 공정위 제재를 받으면 과징금 규모가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를 감안해 비슷한 규모의 시정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동의의결로 선회하면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자국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하고 보복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통상 이슈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동의의결 수용 배경에 외교적 고려가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다만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로 구독 상품이 세분화되면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요금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중간 단계 상품이 생기면 기존 프리미엄 상품이 상대적으로 고급 서비스로 인식돼 향후 가격을 올리더라도 소비자의 거부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DB]](https://wimg.mk.co.kr/news/cms/202505/23/news-p.v1.20250522.bf750b468d474254a3cd9356cdf2a732_P2.png)
실제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화면을 꺼도 영상이 계속 재생되는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이 빠져 있다. 음악 위주의 콘텐츠에는 그대로 광고가 붙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존 프리미엄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다시 원래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 가격을 점진적으로 올리더라도 고객 이탈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유튜브 뮤직의 국내시장 잠식에 고전하던 음원 업계는 이번 조치의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음원 업계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가 충분히 낮게 책정돼야 이용자들이 영상은 유튜브로 보고 음악은 국내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유튜브 뮤직은 2023년 멜론을 제치고 국내 음원 앱 1위에 올라선 뒤 계속해서 격차를 벌려왔다.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음원 스트리밍 앱 월간 사용자의 경우 유튜브 뮤직은 979만명으로, 1년 전(935만명)보다 40만명 넘게 늘어나는 동안 멜론은 685만명에서 601만명으로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많은 이용자가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스포티파이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스포티파이의 국내 이용자는 329만명으로, 1년 전(142만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