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킬링시저'는 로마 공화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브루터스의 시저 암살이 결국 또 다른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아이러니를 다뤘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줄리어스 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단순한 고전의 고증이 아닌 이상과 현실, 우정과 배신, 신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드라마를 밀도 있게 풀어냈다.
이 연극은 브루터스가 한때 경외했던 절친 시저를 암살한 이후 그의 심리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브루터스는 시민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시저를 죽인 이유를 밝힌다. 브루터스 역의 유승호는 "이 브루터스가 (시저보다)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시저가 살고 만인이 노예로 사는 것과 시저가 죽고 만인이 자유롭게 사는 것 중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라고 당당하게 연설한다. 하지만 반대편 안토니우스의 웅변에 시민들은 시저를 동정하기 시작하고 브루터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미쳐가기 시작한다.
결국 브루터스 주위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새로운 지도자 옥타비아누스 앞에서 브루터스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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