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끝난 겨울은 시력교정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다. 안과들은 수험생을 잡으려 다양한 ‘수험생 할인’ 마케팅을 진행한다. 한국에 시력교정수술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다. 특히 “시력교정수술 후 시간이 지나 시력이 다시 안 좋아지면 재수술은 불가능하다”는 오해가 만연하다. 전문가들은 수술 후에도 눈 상태에 따라 재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력교정수술로는 라식·라섹·안내렌즈삽입술 등이 있다. 라식과 라섹은 각막에 레이저를 조사해 깎아내는 방식으로 근시와 난시, 원시 등 굴절 이상을 교정한다. 각막이 비교적 얇거나 근시·난시 정도가 심해 라식·라섹을 받기 어려울 경우에는 안구 안에 렌즈를 넣는 안내렌즈삽입술이 활용된다. 라식·라섹·안내렌즈삽입술 모두 성공률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수술 후 10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력이 서서히 저하될 수 있다. 자연적인 노화나 근시가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근시가 심해 각막 절삭량이 큰 환자라면 시력 저하 속도 역시 빠를 수 있다고 말한다.
시력 저하로 재수술을 결정했다면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남아 있는 각막 두께를 비롯한 눈 건강 상태 등이 수술에 적합해야 하는데, 정밀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시력 검사를 시작으로 각막 모양과 안구 길이, 변화된 각막 곡률값, 라식·라섹 후 잔여 각막 두께, 안구 내부, 안구 질환 여부까지 전반적으로 체크한다. 단순 근시 퇴행으로 시력이 저하된 것인지 혹은 기타 안구 질환으로 인한 시력 저하인지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나이도 재수술 시 고려할 요인이다. 45세 이상 환자의 경우 재수술 후 노안이 진행돼 만족도가 낮을 가능성이 커 재수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요약하면 검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고 잔여 각막이 충분한 45세 미만 환자가 재수술 대상이다. 눈은 건강하지만 남은 각막이 너무 얇다면 안내렌즈삽입술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눈 안에 렌즈를 넣을 공간이 충분한지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 황규연 김안과병원 라식센터 전문의는 “재수술을 고려할 땐 다각적인 정밀검사로 시력이 떨어진 원인을 먼저 파악한 후 개인에게 적합한 재수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식·라섹 첫 수술 적기는?
시력교정수술을 고민하는 이들의 또 다른 궁금증 중 하나는 ‘수술 적기’다. 전문가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수술을 받는 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시력교정수술은 결국 각막을 깎아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안구 성장이 멈추고 난 후 수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고려하면 최소 만 19세 이후 진행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황규연 전문의는 “성장기에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수술 이후에도 근시가 진행되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안구 성장은 만 19세 이전에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사람의 눈 상태는 제각기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력교정술을 보통 만 24~25세에 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19~20세에 많이 하다 보니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고 덧붙였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8호 (2024.12.11~2024.12.1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