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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서도 활주로 이탈한 제주항공…고객 신뢰 회복은 과제

  • 안서진
  • 기사입력:2025.06.02 17:02:45
  • 최종수정:2025-06-03 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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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최근 제주항공을 둘러싼 사건과 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기체 결함, 활주로 이탈 등 반복되는 안전 이슈로 인해 “제주항공은 못 타겠다”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오전 0시50분께 베트남 다낭 공항에서 착륙하던 제주항공 인천발 7C2217편(B737-800)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타이어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83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비행기 랜딩기어 바퀴가 찢어졌다. 결국 이 항공편은 당초 예정 시각보다 14시간 38분 지연된 지난달 28일 오후 4시 8분께 다낭공항에서 출발했다.

문제는 해당 항공기가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벌어진 비행기와 같은 기종이라는 점이다. 무안 참사는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한 제주항공 7C2216편(B737-800)이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며 폭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목숨을 잃은 대형 사고다.

이 사고 이후 제주항공은 하루 만에 6만7000건 이상의 항공권이 취소되기도 했다.

다만 고객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동일 기종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승객들은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거나 탑승 전 기종을 확인하는 등 제주항공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사고 이후 항공사 변경이나 아예 항공기 이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여행객은 “지난해 제주항공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 만큼 당분간은 오히려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올해 제주항공을 이용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이번에도 같은 기종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취소하고 다른 비행기편을 알아야하나 싶고 괜히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여행객 역시 “지난해 발생한 참사가 제주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사고가 나니 걱정”이라며 “당분간 제주항공은 못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사고와 안전 불안은 제주항공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참사 직후 운항을 대폭 축소하며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었고 순손실은 3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안전성 강화와 운영 안정화를 위해 조종사 교육, 정비 강화, 운항 일정 축소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간 내 승객 신뢰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일 기종(B737-800)에서 반복되는 사고와 준사고가 발생하면서 고객 불안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제주항공뿐 아니라 국내 LCC 업계 전체가 장기적으로 실적 위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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