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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유럽 첫 전략 하이브리드카 개발 검토

2006년 출시 유럽 차종 씨드에
하이브리드 모델 적용 움직임
제네시스 브랜드 리론칭 준비
중국 저가전기차 공세 확대에
독일 강자 폭스바겐도 반등세
유럽시장 판매 경쟁 치열해져

  • 박제완
  • 기사입력:2025.05.22 17:58:05
  • 최종수정:2025-05-23 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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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첫 유럽 전략차종 '씨드(CEED)'의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검토한다.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인 데 더해 폭스바겐, 도요타 등 메이저 업체들 또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유럽 시장 경쟁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대응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시장 리론칭도 준비 중이다

22일 기아 협력사들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유럽 전략차종인 씨드의 HEV(순수하이브리드차량) 개발과 관련된 작업에 착수했다. 양산으로 이어지면 씨드는 미국 전략차종 텔루라이드, 인도·동남아시아 권역 전략차종 크레타에 이어 현지 전략차종에 HEV 적용을 시도하는 세 번째 사례가 된다. 현대차 아반떼와 차급이 비슷한 만큼 개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제 양산을 전제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씨드는 2006년 유럽 전략차종이자 기아의 첫 현지 전략차종으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소형차를 선호하는 유럽 시장 특징에 맞게 준중형 해치백 타입으로 출시된 이 차량은 생산도 유럽 물량을 맡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이뤄졌다. 판매량은 2019년 연간 10만대를 넘겼고 지난해에도 9만여 대를 기록하면서 기아 단일 차종 중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의 위상을 이어왔다.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기아는 파생 모델도 다수 개발했다. 첫 출시 이듬해인 2007년에는 왜건 형태인 '씨드 스포츠왜건'을, 2018년에는 보다 스타일을 살린 왜건인 '프로시드(Proceed)', 2019년에는 크로스오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형태의 '엑스씨드(XCeed)'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유럽 시장의 빠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를 출시한 바 있다.

기아가 인기 차종인 씨드에 HEV 모델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HEV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배경이 자리한다.

흔히 유럽 시장은 디젤과 PHEV의 강세 시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친환경 정책 가속화에 따라 HEV가 전기차를 제외한 동력원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2020년 유럽 시장 연료별 신차 등록 점유율에서 가솔린은 47.5%, 디젤 28%, HEV 11.9%, PHEV 5.9%, 전기차가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HEV의 점유율은 30.9%로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가솔린의 점유율(33.3%)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전기차 점유율 13.6%, PHEV 점유율 7.1%보다 월등히 높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값싼 전기차를 무기로 유럽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배경으로 꼽힌다. 유럽·중국 브랜드에 비해 현대차그룹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HEV로 점유율을 지키려는 것이다.

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26만7234대의 자동차를 팔아 점유율 7.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판매량 27만8387대, 시장 점유율 8.2%와 비교해 모두 하락한 숫자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부터는 현대차 인스터(캐스퍼 EV), 기아 EV3 등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유럽 판매가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먼저 유럽연합(EU)이 지난해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고 있는 최대 45%의 고율 관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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