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유심 택배 발송 체계 즉각 도입해야”
SKT “추가 사고 막으려 대면 교체 고수”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이후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리점에서 줄을 서야 하는 대면 교체 방식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통신사 과실이 문제인데 왜 고객이 직접 방문해 고생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SK텔레콤에 ‘유심 택배 발송’을 촉구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부터 일선 SK텔레콤 매장에서 대면 방식으로 가입자 유심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는 신분증을 지참해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 이로 인해 주말부터 전국 매장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고, 28일 본격적인 교체 첫날에는 유심 재고가 소진돼 헛걸음을 한 고객도 속출했다.
문제는 온·오프라인 모두 교체 신청은 가능하지만, ‘언제 교체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안내조차 없다는 점이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해도 수령 일정을 바로 확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SK텔레콤이 유심 택배 발송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8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각 가정에 유심 카드를 직접 택배로 신속히 발송하고 방문이 어려운 고객도 빠짐없이 교체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체·택배 교체’ 체계를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심 재고를 조속히 확보하고, 이심(eSIM, 내장형 유심) 전환 비용도 이미 전액 부담하겠다고 한 만큼 실제로 모든 이용자가 신속하게 전환 받을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지원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 불만도 거세다. 270만 구독자를 보유한 IT 유튜버 잇섭은 “시원한 대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장년, 노년층 같은 디지털 취약 계층이 유심 보호 서비스에 직접 가입해야 되고 유심 교체 받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 거 같은데, 이런 분들을 위해 방문 서비스나 유심 택배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서버가 털린 것은 SK텔레콤의 서버다. 근데 SK텔레콤을 이용하는 고객이 유심 보호 서비스도 직접 신청해야 되고 불편하게 대리점까지 가서 유심 교체를 해야 된다. 2023년에 LG유플러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이때는 고객이 원하면 택배로도 해줬다”고 덧붙였다.
앞서 2023년 대규모 가입자 정보 유출사고를 당했던 LG유플러스의 경우 유심 교체를 진행하며 알뜰폰가입자를 대상으로 택배 방식을 병행한 바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유심 교체를 예약하면 매장에서 교체 가능한 날짜도 안내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대면 교체를 고수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본인 확인을 철저하게 하는 등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대면 방식으로 개통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 배송에 문제가 생길 경우 도용 피해가 우려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신용카드 발급처럼 신분증 확인을 전제로 한 택배 수령 절차가 가능한 만큼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면 보다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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