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34% 증가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국장 탈출’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국내주식 거래규모는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 거래규모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9개 증권사(미래에셋, 한투, 삼성, 키움, NH, KB, 신한, 토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증권사의 국내 주식 거래 규모(개인 투자자가 매수·매도한 주식 합)는 6352억5400만주로 전년(7303억7900만주)보다 약 13%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 등 주식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1조2283억4200만주)과 비교하면 48.3%나 줄어든 규모다.
반면 해외 주식 거래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해외 주식 거래 규모는 2022년 593억1000만주에서 2023년 1124억3500만주로 89.6% 뛰었고, 지난해에도 1564억1900만주로 39.1% 증가했다.
지난해 초부터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펼쳤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서 등을 돌린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증시 성과가 주요국 중 가장 부진하게 나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두산그룹 구조개편, 고려아연의 기습 유상증자 등 소액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기업 거버넌스 이슈가 계속된 탓도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한 해 동안 9.43%, 코스닥지수는 23.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58%, 나스닥지수는 33.37%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0.37% 올랐고 중국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14.26%, 17.82% 상승했다.
해외주식 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 지형에도 변화가 생겼다.
9개 증권사의 지난해 환전 수수료 수익은 2696억5900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2배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 1∼3분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33.8% 늘어난 8109억원이었다.
김현정 의원은 “정부가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밸류업 정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오히려 해외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업지배구조 개선,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자자 친화적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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