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 “말도 안되게 싼 가격에 부담없어”
소액구매비중 높고, 5회 이상 구매도 많아
알리, 테무 한국 공략 적극적
페북과 인스타 최대 광고주 중 하나
공정위, 알리·테무 겨냥 “상당한 경쟁압력 가능성”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있는 차이냐오의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입고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알리바바]](https://wimg.mk.co.kr/news/cms/202501/29/news-p.v1.20240910.04cd84e0072e491289d2c7c55777d2e8_P1.jpg)
5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에 푹 빠졌다. 한달 용돈 20만원, 취미를 즐기고 싶었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들로부터 중국 쇼핑몰이 매우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에 접속한 박씨는 깜짝 놀랐다. 3만원짜리 통기타, 8만원짜리 태블릿 등 국내에서 본 적 없는 가격이었다. 박 씨는 “가격이 부담이 없다보니 한번 사서 해보기 마음 편하다”면서 “요즘은 퇴근길에 쇼핑몰에서 검색하는게 소소한 행복”이라고 했다.
24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산품이 정말 파격적으로 저렴하다보니, 국내에서 수요가 치솟고 있다”면서 “가전이나 취미용품, 캠핑 등 품목이 잘 팔린다”고 했다.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초저가 공습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짝퉁(가품)논란, 유해물질 위험성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지만 국내 제품 대비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고물가와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저가 공산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 전망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2월 종합몰앱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순위는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11번가, G마켓 순으로 알리와 테무가 나란히 2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테무의 증가수가 눈에 띄었다.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는 812만9000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 중 중장년층의 비중이 높아서 주목된다. 40대 이하 연령에선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테무는 50대에서 3위, 60대 이상에서 2위를 차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장년 남성들이 알리나 테무를 많이 사용한다. 각종 전자기기와 공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주로 골프, 낚시용품, 캠핑용품, 컴퓨터와 스마트폰 주변 기기, 조명, 차량용품, 양말과 트레이닝복이 잘 팔린다”면서 “취미로 즐기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진입을 못했던 사람들이 중국 저가 제품을 이용하면서 취미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테무 [사진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1/29/news-p.v1.20240308.7fa72b94a95c4fbf87f1f19f703d7c96_P1.png)
압도적 가격 경쟁력에 소비자들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문제연구지에 실린 ‘기대가치 이론을 통한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충족 분석’ 논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경제성, 편의성에 대한 만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이용 경험이 있는 만 20~59세 성인 3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태조사 결과가 담겼다.
조사 결과 최근 6개월 이내 이용 경험이 있는 플랫폼은 알리익스프레스가 81.9%로 가장 많았고 테무(52.9%), 쉬인(7.4%)이 뒤를 이었다.
구매한 제품 종류는 패션잡화(44.1%), 문구·사무용품(41.4%), 공구·도구(35.6%), 의류(32.6%), 가전·IT제품(32.1%) 순이었다. 5회 이상 구매한 비율도 31.6%나 됐다. 총 구매액은 1만원~3만원 미만(30.7%), 3만원~5만원 미만(23.3%) 등 5만원 미만 소액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소비자들은 실제 이용 후 만족감(획득충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경제성’, ‘편의성’, ‘모험성’, ‘진귀성’ 순으로 높았다.
논문은 “SNS에서 중국 해외직구 관련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으며 이를 공유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항저우시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시시캠퍼스. [사진 출처 = 알리바바]](https://wimg.mk.co.kr/news/cms/202501/29/news-p.v1.20240910.a5b9faddbafb4089b73ee4dff0435e06_P1.jpg)
알리와 테무의 국내 공략은 적극적이다. 이들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게재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센서타워의 ‘2024년 한국 시장 디지털 광고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한국 광고시장 큰손은 쿠팡과 삼성, 테무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메타의 주요 광고 채널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시장의 총 디지털 광고 지출 금액은 17억5000만달러(한화 2조2500억원 상당)로 집계됐다. 광고주 기준으로는 ‘쿠팡’이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과 ‘테무’가 뒤를 이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이커머스의 약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중국 이커머스의 경쟁력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 공정위가 최근 발간한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현재 온라인 쇼핑 거래액 대비 중국 해외 직접구매액 비중이 작은 편이지만 저가 공산품 품목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고 향후 국내 판매자 입점 확대·물류 설비 확충에 따라 상당한 경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초저가 상품으로 밀고 들어오면 점유율 높이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라면서 “미국도 중국 초저가 상품 중심의 온라인 쇼핑몰을 경계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중국 이커머스의 파급력에 기민하게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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