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20 08:52:4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알렉스 퍼거슨(83) 경이 형제의 치매 투병과 아내 별세 이후의 삶을 털어놨다.
퍼거슨 경은 최근 영국 ‘BBC 브렉퍼스트’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쉽지 않다”는 말로 속마음을 전했다.
퍼거슨 경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27년 동안 13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5번의 FA컵 정상, 2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제패를 이끌었다. 퍼거슨 경은 2013년 리그 우승을 끝으로 은퇴했다.
퍼거슨 경은 지금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떠난 뒤 퍼거슨 경의 개인사는 시련으로 가득했다. 2018년 뇌출혈 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기로에 섰던 퍼거슨 경은 아내 캐시 여사의 헌신적인 간호로 회복했다. 그러나 약 2년 전, 58년간 동행한 아내를 84세의 나이로 떠나보내야 했다.
퍼거슨 경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집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며 “큰 공백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퍼거슨 경은 최근 집을 옮겨 아들의 집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TV만 보며 앉아 있는 건 충분하지 않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바레인으로 여행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를 바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 환자 모임과 함께하는 활동도 나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픔은 동생 마틴(82)의 병세다.
퍼거슨 경은 “마틴은 나를 알아본다. 하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다. 늘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일 전화를 걸려고 한다. 바쁘다 보면 놓칠 때도 있지만 항상 신경이 쓰인다. 나는 그보다 겨우 한 살 위일 뿐”이라며 “내 나이쯤 되면 누구나 기억력이 얼마나 버틸지 걱정하게 된다. 나도 가끔은 잊어버리는 순간이 있다”고 솔직히 전했다.
퍼거슨 경은 축구 감독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다. 그는 완벽주의자였다.
그러나 은퇴 후 그는 한 인간으로서 상실과 질병 앞에 흔들리고 있다. 동시에 고통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동료와 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고 있다.
퍼거슨 경은 인터뷰 말미에 “삶은 계속된다. 스스로를 지탱할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며 “나 역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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