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8.31 00:35:44
‘14억 대륙’ 중국이 일본의 역대급 조롱에 뿔났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지난 8월 중순, 고미야 요시유키가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담았다.
고미야는 E-1 챔피언십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 있어 대한민국, 중국, 홍콩을 상대하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미야는 “세계 축구 대회의 틀이 지난 5년에서 10년 사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월드컵은 2026년부터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됐다. 유럽에서는 UEFA 네이션스리그가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고 있다”며 “클럽 레벨에서도 챔피언스리그가 크게 확대되어 36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 열린 클럽월드컵은 한 달 동안 지속, 전례 없는 규모로 진행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E-1 챔피언십은 어땠나. 경기장은 텅 비었고 유럽파 선수들은 A매치 데이가 아니었기에 차출할 수 없었다. 대회 분위기는 좋지 않았고 수준도 낮았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중국, 홍콩의 경기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있었다.
고미야는 “대한민국은 중국만큼 심각하지 않았으나 체격에서 우월했던 반면 기술과 시야를 가진 선수가 부족했다. 단순한 패스 미스가 많았고 골문 근처에서의 기술적 약점이 드러났다. 일본을 상대로 큰 선수를 전방에 세워 파워 플레이를 하는 게 유일했다. 드리블이나 짧은 패스 플레이는 없었고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일본도 수비 간격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걸 공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그동안 엄청난 투자를 했으나 시작부터 잘못됐다. 그들의 피지컬은 뛰어나지만 기본적인 킥과 볼 컨트롤에 문제가 있다. 선수 육성 단계에서 본질을 놓치고 있고 축구 지능, 타이밍, 강도 속 기술 문제가 있다. 유일한 개선점은 ‘쿵푸 축구’로 조롱받은 위험한 파울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라고 더했다.
고미야는 일본의 우승에 대해 “분명 훌륭한 결과다. 그러나 동아시아라는 한정된 무대에서의 타이틀은 일본의 위치를 착각하게 할 수 있다. 아시아 내 대회 형식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세계 축구 흐름에서 밀릴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일본은 대한민국, 중국, 홍콩보다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였다. 자존심은 상할 수 있으나 현실이 그랬다. 고미야가 주장하는 부분을 반박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그들은 E-1 챔피언십에서 대단히 부진했으나 그럼에도 희망을 봤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그들이 아시아에서도 3류 수준인 이유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일본은 유럽파 선수 없이 손쉽게 우승했다. 그렇기에 중국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물론 대한민국, 일본을 상대했을 때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골키퍼의 기량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강세가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E-1 챔피언십의 가치를 완전히 부정하는 건 불공평하다. 중국은 이 대회에서 의미 있는 훈련 기회를 가졌다. E-1 챔피언십이 사라진다면 중국은 강도 높은 실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은 중국의 성적이 아쉽더라도 진지하게 임한다면 최소한 상대의 존중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수준이 떨어지는 건 결국 축구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일본과의 차이는 크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선수들의 정신력만 고집하고 있다. 물론 정신력 역시 중요하지만 기술이 받쳐주지 못하는 정신력은 큰 의미가 없다.
‘소후닷컴’은 “중국의 문제는 실력만이 아닌 태도와 정신력이라는 지적이 있다. 최근 농구 아시아컵만 보더라도 저평가받았던 중국이 결승까지 진출, 호주를 거의 꺾을 뻔했다. 그들이 보여준 투혼과 끈기는 축구 대표팀이 본받아야 할 사례다”라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중국은 기술, 전술 모두 부족하지만 가장 부족하고 또 중요한 건 태도다. 강팀을 상대하더라도 성장의 기회로 생각, 최선을 다해야만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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