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148년 역사상 최고기온 랭킹 2~5위 선수 초반 고배 운영본부, 얼음팩 등 긴급지급
아리나 사발렌카가 1일(현지시간) 아이스팩을 얼굴에 대고 열을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구촌 스포츠계가 무더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윔블던에서는 기록적인 더위로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했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자들은 더운 날씨에 내년 북중미월드컵을 우려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에서 개막한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이상고온현상으로 '무더위와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영국은 7월 첫 주 평균기온이 23도지만, 개막 당일 낮 최고기온이 32.3도까지 올라갔다. 2일 뉴욕타임스는 "개막일 기준으로 148년 윔블던 역사상 가장 더운 날씨"라고 전했다.
뜨거운 잔디 코트 위에서 랠리를 펼치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얼음팩을 이마에 대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수분을 보충하는 등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더위와 싸우고 있다. 그러나 무더위에 선수와 관중이 쓰러지는 일이 속출했다. 대회 첫날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이 열사병으로 쓰러졌고, 여자부에 출전한 온스 자뵈르(튀니지)는 1회전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무더위와 함께 불규칙한 바운드가 상대적으로 심한 테니스 코트 잔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일부 톱 랭커들은 줄줄이 탈락했다. 여자부에서는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제외하고 2~5위 선수들이 모두 1·2회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펼쳐졌다.
윔블던 대회 운영본부는 기온이 30.1도를 넘으면 선수들이 10분간 경기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히트 룰'을 시행하고 얼음주머니 공급을 늘렸다. 또 윔블던 대회를 주최하는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은 6700여 개의 리필 가능한 물병을 배포하는 등 무더위 대비책도 실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