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17 18:02:23
제1회 매경 파크골프대회 성료
종합 2위 용산구, 3위 영등포구
개인전 남자 신영식, 여자 이경옥
마의 3·6·9번 홀서 승부 갈려
도봉 이계성 홀인원 3번 진기록
“시원 오빠 화이팅!”
화창한 봄 날씨 속에 진행된 제1회 매경·서울시 파크골프대회에 참가한 60·70 시니어들의 모습은 10대, 20대와 다를 바 없었다. 최고의 날씨에서 자치구별 남녀 혼성 대항전으로 치뤄진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파크골프인들에게 최고의 축제였다. 매 그룹 경기 때마다 1~2타차의 명승부가 펼쳐지면서 선수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매경·서울시파크골프대회 시상식에서 서초구가 영광의 첫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1000만원의 상금을 꿰찼다. 서초구는 상위 10명 36홀 합계 1207타로 앞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용산구가 1240타로 2위, 서울 지역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영등포구는 1249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1263타), 관악구(1269타)가 5위 안에 들며 상금 획득에 성공했다.
파크골프는 18홀이 파3홀 8개, 파4홀 8개, 파5홀 2개로 구성돼 기준 타수가 66타이다. 이번 대회는 16~17일 이틀간 18홀 경기를 2번 치뤄 타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전 남자 부문에선 마포구 신영식 씨가 115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구로구 김형성 씨와 강서구 정윤덕 씨가 117타 동타를 기록했으나, 이튿날 경기 스코어 우선 원칙에 따라 김씨가 2위, 정씨가 3위를 기록했다.
개인전 여자 부문에선 강남구 이경옥 씨가 116타로 1위를 꿰찼다. 2위는 은평구 허희엽 씨(117타), 3위는 영등포구 박애순 씨(119타)가 각각 차지했다.
왕좌에 오른 골퍼들은 ‘이슬’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덕분에 순위권에 들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계절상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이슬이 잔디에 맺혔냐, 아니냐 여부에 따라 샷의 정확성, 비거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침 경기에선 이슬이 잔디에 맺혀 공의 비거리가 짧지만, 오후에는 물기가 말라 예상보다 비거리가 늘어난다. 힘과 방향성 조절을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공이 경기장 경계선 밖으로 넘어가는 OB(아웃오브바운드)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첫날 오후에 경기를 치른 그룹은 이튿날엔 오전에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어려운 코스로 평가받는 마의 3·6·9번 홀에서의 성과가 금빛 스윙을 갈랐다. 3번 홀(파4·60m)은 거리가 멀진 않지만 홀컵이 경사진 면에 있어 정확한 샷이 어려운 구간이다. 6번 홀(파4·85m)은 페어웨이가 좁고, 경사진 지형이라 공략이 어렵다.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운 코스”라고 입을 모은 9번 홀(파5·100m)은 홀컵 주변으로 내리막길 지형이 조성돼 가장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이번 대회에선 이틀 동안 총 30개가 넘는 홀인원이 나왔다. 도봉구 대표인 이계성(78) 씨는 둘째날에만 3개홀에서 홀인원을 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로 구력이 8년차인 이씨는 “홀인원 했을 때 기쁨이 너무 커서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편”이라면서 “큰 대회에선 긴장돼서 홀인원이 힘든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강동구 대표 선수로 출전한 이갑영 씨(70)는 둘째날 A코스 1번홀(파5·110m)에서 ‘콘도르(파5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해 선수단과 심판진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파크골프대회 파5홀에서 홀인원이 나온 건 이번이 통산 5번째다. 이씨는 “홀인원을 노린 건 아니었는데 공이 홀컵에 빨랫줄처럼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선수들 사이에선 “매경 덕분에 서울시 안에서도 대회다운 대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상열 용산구파크골프협회장(55)은 “파크골프는 은퇴한 부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취미”라면서 “이번 대회처럼 수준 높은 대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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