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3쿠션` 우승 오수정 "승부치기 두번 피말려"
‘포천 전국당구대회’결승서 정보라 꺾고 생애 첫 정상
사이클 선수 그만두고 직장동료와 당구 즐기다 푹 빠져
‘2016코리아당구왕’ 우승 후 작년 1월 서울연맹 선수 등록
지난 17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 대한당구연맹 전국선수권대회‘ 여자 3쿠션에서 오수정이 정상에 올랐다. 사진은 오수정이 결승전 도중 공을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다.[포천=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온몸이 떨렸어요, 지금도.”
지난 17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 대한당구연맹 전국선수권대회‘(이하 포천 전국당구선수권) 여자 3쿠션 결승에서 오수정(서울연맹‧국내 22위‧35)이 정보라(부산시체육회)를 맞아 25:25 동점 후 승부치기에서 1:0으로 승리,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승부치기에서 1점만을 얻은 오수정은 불안함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초조함에 손에 땀까지 나 연신 수건으로 손을 훔쳐댔다. 하지만 후구 공격에 나선 정보라의 초구가 빗나갔고, 오수정은 그제서야 두 손을 번쩍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1월 데뷔한 지 1년 2개월만에 찾아온 전국대회 정상이다.
‘2018 대한당구연맹 전국선수권대회‘ 여자 3쿠션 우승을 차지한 오수정이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우측)과 시상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우승 직후 오수정은 MK빌리어드뉴스에 “우승순간이 믿겨지지 않아 온 몸이 떨렸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생애 첫 우승이다. 소감은.
=날아날 것 만 같다. 개인 최고성적이 지난해 12월 ’대한체육회장배‘ 8강인데 그걸 뛰어넘었다. 사실 포천에 오기 바로직전 제 큐의 팁이 부러져 “좋지않은 징조인가?”라고 생각했지만, 행운의 징조였나 보다.
▲결승을 되돌아보겠다.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가장 긴장된 순간을 꼽는다면.
=결승전 내내 긴장했다. 하하. 워낙 박빙으로 경기가 흐르지 않았나. 또 28이닝엔 제가 24점, 보라가 20점으로 전 1점만 내면 되는 순간이 다가오자 긴장돼 목이 타더라. 그러다 31이닝에 동점이 됐다. 승부치기에선 또 1점밖에 못내지 않았나. 후구공격을 한 보라의 샷 미스가 저를 살렸다.
▲우승직후 생각난 사람이 있다면.
=제 남편(신기웅 동호인). 저쪽(동호인 대회 테이블)에서 지금 경기하고 있는데, 빨리 우승 소식을 전하고 싶다. 남편도 예전에 잠깐 선수생활을 했는데, 전국대회 16강이 최고성적이라고 했다. 제가 넘어섰다고 자랑해야겠다.
"우리는 당구 부부" 여자 3쿠션 우승을 차지한 오수정과 남편 신기웅 씨(우측). 신기웅씨는 프롬동호회 소속으로 동호인 1부 남자 개인전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힘겨웠던 승부를 꼽는다면.
=물론 결승도 힘들었지만, 모든 경기중엔 갑선 언니(김갑선 선수)와의 16강전. 그야말로 피말렸다. 첫 이닝부터 10개 이닝을 공타로 날렸고, 그 와중에 갑선 언니는 9득점했다. 몰아치기가 힘들 것 같아, 갑선 언니가 실수하면 조금씩 따라가는 작전을 택했고, 결국 따라잡아 승부치기까지 돌입해 승리했다. 그 승부치기도 결승처럼 아슬아슬한 1:0 승리였다.
▲선수등록은 언제했나.
=지난해 1월 서울연맹 선수로 등록했다. ‘2016 코리아당구왕’에서 우승하면서 그때 함께 대회에 나온 강지은, 김세연, 주성연 등과 함께 서울연맹에 들어갔다.
▲전직이 사이클 선수였다고.
=중2때부터 시작해 20대 초반엔 실업팀(창원 경륜팀) 선수로 뛰었고,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운동을 하다 허리를 크게 다쳐 그만둬야 했다. 그러다 잠깐 콜센터 일을 했는데, 그때 직장동료들과 당구장에 놀러가면서 당구의 재미를 알게 됐다. 26살때다. 이후 당구에 푹 빠져 선수까지 결심하게 됐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제 롤모델이 여자 3쿠션 세계최강인 테레사 크롬펜하우어(네덜란드)다. 힘 넘치는 샷을 배우고 싶다. 2016년에 제가 연습하는 클럽에서 실제로 공치는 걸 보고 더욱 빠져들게 됐다.
▲앞으로 많은 전국대회 일정이 남아있는데 목표는.
=지난해엔 12월 ‘강진청자배’ 8강, 같은 달 ‘부산시장배’ 16강을 빼놓곤 모든 전국대회에서 예선탈락 했다. 이번엔 우승을 했지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입상권에 자주 들어가는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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