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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3쿠션정상’ 김봉철 “상금으로 딸 노트북 사줄까 고민”

서울월드컵 4강 이어 잔카대회 우승 ‘가장 핫한 당구선수’
“결승상대 (황)형범이는 노련한 선수, 제일 힘들었다”
서울월드컵 4강전 “필리포스 잘 치더라, 완패 인정”
“당구선수 남편과 아빠 응원해준 가족이 큰 힘”

  • 기사입력:2018.11.30 07:00:02
  • 최종수정:2018.11.30 08: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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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봉철(안산)이 최근 `2018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앞선 `서울3쿠션월드컵` 4강에 오른 김봉철은 열흘만에 2개의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최근 당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떠올랐다. 이런 김봉철의 이야기를 MK빌리어드뉴스가 들어봤다. 김봉철이 `잔카 아시아3쿠션` 우승직후 이어진 인터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최근 당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를 꼽는다면. 아마 김봉철(38‧안산‧국내8위)이 아닐까.

김봉철은 지난 28일 ‘2018 잔카챔피언십 아시아3쿠션오픈’(이하 잔카 아시아3쿠션) 결승에서 황형범(울산‧12위)을 꺾고 우승을 차지, 상금 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봉철은 불과 열흘전에는 ‘서울3쿠션월드컵’4강까지 올랐다. 작년 청주3쿠션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출전만에 얻은 성과다.

요즘 가장 핫한 당구선수인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김봉철은 30일부터 열리는 ‘부산시장배 전국당구대회’ 출전 차 부산으로 향하던 차였다.

▲‘서울3쿠션월드컵’ 4강후 불과 10일 만에 국제대회(잔카 아시아3쿠션)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적인 기쁨보단, 당구선수 남편과 아빠를 응원해준 아내(양명희)와 두 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더불어 4개월 전부터 제게 레슨을 받고 있는 이명근 회장님(김봉철이 부르는 호칭)께도 감사드린다.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응원과 후원을 보내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우승 직후 아내가 감격해 눈물 흘리던데, 아내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선 미안하고, 또 고맙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크게 도움 준 적 없는데도, 저를 믿고 응원해줬다. 그런데 요즘 대회가 연달아 이어지다보니 아내에게 신경을 많이 못썼다. 나중에 알았는데, 힘들었던 아내 속마음을 몰라준 일이 많았다. 하지만 여태껏 고생한 아내를 위해 바꾸려고 한다. 행복하게 해줄거다.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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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봉철(안산)을 응원하는 아내와 딸들. "잔카 아시아3쿠션" 결승전 35이닝째, 37:37 상황서 김봉철에게 공격기회가 넘어왔다. 이윽고 그는 2연속 득점에 성공해 대망의 우승까지 1점만을 남겼다. 그 순간, 김봉철의 가족들은 남편과 아빠를 바라보며 간절히 우승을 바랐다. 그리고 김봉철은 남은 1점을 마저 채워 우승을 확정지었고, 그의 아내는 감격해 눈물을 보였다.
▲‘잔카 아시아3쿠션’ 결승전을 되돌아보겠다. 결승서 황형범 선수와 2시간 혈투를 벌였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정말 애를 먹은 경기였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 통틀어 가장 힘들었다. (황)형범이가 쉬운 배치를 잘 안주더라. 동생이지만, 노련한 선수다.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가장 긴장된 순간은, 37:37 동점서 맞은 마지막 35이닝째. 내가 남은 3점을 다 치면서 승리했지만, 만약 3득점에 실패하고 형범이가 먼저 40점을 냈다면, ‘혹시 후구공격서 득점에 실패하면 어쩌지’란 생각에 크게 흔들렸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잔카 아시아3쿠션 우승상금이 3000만원이다. 꽤 큰 액수인데, 어디에 쓸 생각인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대신 막내딸이 내게 ‘아빠, 1등하면 노트북 사주세요’ 했는데, 그 말을 들어줄지 말지 고민 중이다. 하하. 상금은 어제(28일) 바로 통장에 들어와 확인했다. 9년여간 선수생활 중 한번에 이렇게 큰돈을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솔직히 ‘슈퍼컵3쿠션’ 우승으로 5000만원을 받은 (조)건휘가 내심 부럽기도 했는데, 그 못잖은 금액을 받아 뿌듯했다.

▲열흘전 ‘서울3쿠션월드컵’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다. 당시 PPQ(예선 2차)부터 출발해, 32강서 브롬달을 꺾는 등 무서운 기세로 준결승에 올랐다. 상승세를 탄 계기가 있다면.

=기록상으로 예선을 힘들게 통과했지만, 사실 샷 감각은 예선 시작때부터 좋았다. (김봉철은 서울3쿠션월드컵 PQ라운드 K조에서 ‘애버 0.101’차로 조1위에 올라 최종(Q라운드)예선에 진출했다. Q라운드선 B조 2위에 올랐지만, 애버리지(1.756)가 각조 2위 중 상위 3명(애버리지 순)에 들면서 본선에 합류).

그래서 브롬달(32강) 데부르인(16강) 응우옌(8강) 등 훌륭한 선수들과의 대결도 큰 부담 없이 치렀다. 내 경기에 몰입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고,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하지만 준결승선 앞선 상승세가 무색하게 카시도코스타스에게 17이닝만에 16:40으로 패했다. 많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완패였다. 상대가 정말 잘 쳤다. 연달아 키스가 나서 경기가 힘들어진 것도 있지만, 그 샷들은 내가 계산한 대로 정확하게 친 것들이다. 때문에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두 차례의 국제대회를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유명세를 체감한 적 있나.

=대회가 많아 일상에선 못 느꼈고. 동료들이 전해준다. 당구TV에 내 얼굴이 하루 5번 넘게 나온다고 하더라. 하하. 쑥스러워서 “다른 채널로 돌려”라고 했다. MK빌리어드뉴스가 보도한 내 기사도 다 챙겨봤다. 문제는 기사에 달린 악플들이 마음에 남는다. 제 실력 등을 거론하면서 비하하는 내용이 좀 있었다. 이제 친구 (조)재호의 조언처럼, 댓글을 안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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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황)형범이의 노련함에 애 먹었죠" 김봉철(안산)은 `잔카 아시아3쿠션` 결승상대인 황형범(울산)의 경기력을 칭찬하면서, 그 때문에 대회 모든 경기를 통틀어 결승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연이은 국제대회 활약에 보다 많은 후원도 기대할 것 같은데.

=경제적인 걱정없이 큐만 들고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 중인 곳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확정된 건 없다. 대신 올해 말, 현재 저의 소속지역인 안산시체육회 선수가 될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활약에 앞서 ‘오른 손등 골절상’으로 몇 달간 고생했다고.

=올해 2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손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깁스푼지 3개월 가량 됐다. 그동안 대회때마다 깁스 풀고 경기했는데, 큐 잡을 때마다 힘들었다. 특히 지난 4월 ‘아시아캐롬선수권’ 참가할 때 부상때문에 참가자 명단에서 제외될까봐 조마조마 했다.

▲올해 초 MK빌리어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성적(전국대회 우승 1회, 공동3위 2회)이 반짝이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올해 말에야 그 약속을 조금이나마 지킨거 같다. 하하. 당시 인터뷰때도 그랬지만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활약 덕분에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조금 늘어났지만, 친구 (조)재호처럼 누구나 다 아는 유명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까지 부던히 노력하는 김봉철이 되겠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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