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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당구연맹, 백기투항? 작전상 후퇴?

[이상연의 하이런] “강탈, 횡포다”공격하다 ‘대화 모색’
“대한민국 당구 자존심 짓밟혔다” 목소리도

  • 기사입력:2018.04.24 15:16:45
  • 최종수정:2018.04.24 16: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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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대한당구연맹은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긴급 간담회를 개최, 최근 세계캐롬연맹과의 분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은 간담회장 석상에 서서 세계캐롬과의 분쟁 전개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남삼현 회장(단상 오른쪽 두 번째)
4시간의 격론 끝에 내린 결론은 대화모색이었다. 그것도 당사자인 세계캐롬연맹(UMB)이 아닌, 마케팅 및 스폰서 대행 업체인 코줌인터내셔널과.

지난 23일 오후,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은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긴급 간담회를 개최, 최근 UMB와 ‘국내개최 3쿠션 초청대회’(이하 국제초청대회)를 두고 불거진 분쟁과정을 설명하면서 참석자들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연맹 집행부, 이사, 각 위원회장 및 위원 등 40여명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여러모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난 20일 대한당구연맹은 ‘강탈’ ‘횡포’등 공격적 표현을 동원해가면서 UMB를 성토했다. 이어 바로 UMB는 반박성명을 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대한민국 당구계 리더들이 내린 결론은 “UMB 중계업자인 코줌인터내셔널을 통해 UMB에 우리 의견을 관철시켜보자”는 것이었다.

◇간담회 초반 “UMB 횡포에 분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이번 간담회가 ‘해결방안’을 논하기 위한 자리임을 강조하면서 UMB와의 분쟁의 전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의 중반까지 UMB 및 코줌 인터내셔널(이하 코줌)의 행태를 성토했다.

이날 남삼현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당구연맹의 입장을 반박한’ UMB 성명을 거론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남 회장은 ‘남삼현 회장 참석하에 모든 의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는 부분에 대해 “지난해 12월 이집트 후루가다 회의(UMB 보드진 총회)에서 ‘인비테이션 대회’(국제초청대회) 규정변경 건은 정식 의제가 아니었고 찬성한 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당시 파룩 엘 바르키 UMB회장은 UMB와 코줌의 ‘뉴 이벤트’(콘티낸탈컵 등)를 말하며 새로운 ‘옵션’이라고 제안해 이에 찬성했을 뿐이다. 이후 지난 1월 UMB가 우리에게 대회 방송권을 2억5000만원에 살 것, 상금 2억 보장 등 무리한 요구를 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국제초청대회 및 월드컵은 기존과 동일’ 등 내용도 지적했다. 총회 당시 바르키 회장이 ‘국제초청대회’는 이전과 동일하다고 했지만, 현재 UMB 홈페이지를 보면 대회 방송권은 대한당구연맹이 아닌 UMB에 있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이후 방송권 관련 수차례 협상 중 지난 3월, UMB가 국제초청대회 및 월드컵 일정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그러면서 UMB가 ‘5분안에 일정 삭제 복구할 수 있지만, 대회 협상에서 성공적이지 않으면 내리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대한민국 자존심 짓밟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남 회장은 특히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UMB탈퇴 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이대수 부회장은 “대한당구연맹은 이후 계속 이메일 등으로 UMB에 부당한 규정을 개정해달라는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UMB는 제대로 된 답변을 보내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코줌인터내셔널과 논의할 것을 종용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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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세계캐롬연맹 성명은 사실과 다르다"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이 22일, 세계캐롬연맹이 발표한 성명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겨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간담회 중반 “코줌 통해서라도 UMB에 의견 전달”

이처럼 UMB에 강경한 분위기였던 간담회는 그러나 중반 이후 12월 남 회장에 대한 책임론, 코줌과 UMB간의 관계 등이 거론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간담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UMB 배척시 선수들이 입을 피해와 국제초청대회 유지 등을 이유로 “좀 더 대화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창무 이사는 “UMB와 공조 및 갈라서기에 대해 집행부는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대한당구연맹 존재 이유는 선수 및 한국당구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아직도 접촉지점은 더 있을 것이라고 보니 노력을 부탁한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국제초청대회 중단은 말도 안된다. 당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대회가 갖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UMB와 KBF는 등을 돌렸지만, 코줌과 UMB는 파트너다. 우리의 의견을 코줌을 통해 UMB에 반영하게끔 노력해야 하지 않나”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 후, 간담회에 이어진 이사회 말미에 남 회장을 비롯 연맹의 권리를 고수하자던 ‘강경파’가 한발 물러섰다.

많은 국내 당구인들은 이번 UMB의 행태에 분개했다. 한국당구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러나 23일 당구연맹 간담회 및 이사회는 이러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대한당구연맹이 강한 어조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호기’부리던 게 불과 며칠 전이다.

대한당구연맹의 행태는 합리적 타결을 모색하기 위한 작전상 후퇴인지, UMB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백기투항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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