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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당구 ‘첫 우승’ 김봉철 “자전거타고 나는 꿈꾸고 우승”

"선수등록 9년만...최성원형 마지막 샷 빗나갈 때 눈물”
“3개월 전부터 맹연습…지긋지긋한 ‘준결승 징크스’도 깨”

  • 기사입력:2017.12.17 12:59:01
  • 최종수정:2017.12.18 11: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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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봉철이 "2017 강진청자배 전국당구대회" 3쿠션 남성부 우승자가 됐다. 선수등록 9년만이자, 올해 그를 괴롭혔던 "준결승 징크스"도 깨는 값진 우승이었다. 최성원과의 결승전 승리직후 활짝 웃으며 감격해하는 김봉철.
[강진=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지난 16일 오후 ‘2017 강진청자배 전국당구대회’(이하 강진청자배) 3쿠션 남성부 결승전. 39:37로 앞선 김봉철(제주‧국내 17위)이 남은 한 점을 마저 채우고 자리에 앉았다. 결승상대 최성원의 후구 공격이 1점에 그치자 김봉철은 씨익 웃었다. 선수등록 9년만에 찾아온 첫 전국대회 우승이었다.

감격해 얼굴이 벌게진 그에게 최성원이 다가와 축하를 건넸다. 뒤이어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과 대한당구연맹 관계자 등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김봉철과 ‘동갑내기’ 조재호는 문자로 “그 기분 마음껏 즐겨”라고 친구를 격려했다. 

우승직후 얼굴에 한껏 미소를 머금은 김봉철을 만났다. 그는 “강진에 내려오기 전, 우승을 예감하는 듯한 꿈을 꿨는데, 진짜 우승했다”며 신기해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전국대회 첫 우승이다. 소감은.

=성원이형(최성원 선수) 마지막 샷이 빗나갔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더라. 기쁨과 감동이 동시에 느껴졌다. 우선 저를 믿어준 가족에게 고맙고, 또 늘 한결같이 저를 지원해주고 있는 이용범 이철희 ‘프로킹당구클럽’(서울 영등포구 문래동‧김봉철 선수 연습장) 두 대표님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아껴주시는 제주당구연맹 이창보 회장님껜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회장님, 제주도 최초 3쿠션 전국대회 우승입니다!”

▲경기 중 심호흡을 많이 하던데, 긴장감 때문인가.

=떨려서 한 행동이 아니다. “흥분하지 말고, 제 실력 그대로를 보여주자”고 제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행동이다. 처음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갔던 ‘부산대회’(2013년 부산시장배 전국당구대회) 때는 많이 떨렸는데, 두 번째 결승인 이번엔 덤덤했다.

▲결승상대가 최성원이었다. 부담되진 않았나.

=성원이형이 워낙 대선수이긴 하지만, 이번 대회 8강부터 점점 올라오던 제 컨디션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리고 부담보단 욕심이 더 컸다. 이번 대회 출전하기 전부터 “이번만큼은 우승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대회장 들어서기도 전에 그런 마음을 먹은 건 선수생활 중 처음이다. 그만큼 자신 있었다. 다행히 경기가 잘 풀렸고, 여기에 성원이형의 잘 맞은 샷이 미세하게 빗나가거나, 예상치 못한 키스가 여러차례 난 덕도 많이 봤다.

▲본인 경기력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던 이유는.

=지난 10월 전국체전 전부터 최근 3개월간 매일 8시간 넘게 큐를 붙잡고 있었다. 연습량이 많다보니 감각이 올라왔다는 걸 체감하는 중이었다. 또 강진 내려오기 바로직전 꾼 꿈이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제가 강력한 초능력이 생겨 자전거를 타고 세상을 나는 꿈이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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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3쿠션 남성부 결승전에서 27이닝째 공격을 하는 김봉철. 39:37로 앞섰던 그는 이 샷으로 최성원보다 먼저 40점 고지에 올랐다.
▲이번 대회 가장 힘들었던 경기를 꼽는다면.

=(질문 끝나자마자)64강 이영주(경기) 선수와의 경기다. 왜 그 선수와 만나면 그렇게 힘든 게임을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6월 ‘잔카세이프티배’ 예선리그에서 한 점차(40:39)로 겨우 이겼는데, 어제(15일) 64강전 역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 제가 먼저 35점(전국대회는 128~64강 35점 경기) 채우고 3점 뒤지던 이영주 선수가 후구공격을 시작했는데, 1득점 후 쉬운 배치 샷을 정말 아깝게 놓치더라.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결승에 오르기 전 ‘준결승 징크스’ 때문에 걱정했다고.  

=올해부터 생긴 징크스다. 5월 ‘인제 오미자배’, 6월 ‘양구 국토정중앙배’ 모두 준결승에서 패했다. 결승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 그런지, 저도 모르게 공격적인 제 당구스타일을 죽이고 자꾸 수비를 염두한 플레이를 하더라. 그래서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제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 2017년 한해 자신을 돌아본다면.

=앞서 징크스라고 했지만, 이번 대회까지 올해만 세 번의 전국대회 입상이란 훌륭한 성적을 냈다. 대체적으로 만족할만한 한 해였다고 본다. 저를 비롯 수백명의 당구선수 중 시상대에 오른다는 게 쉬운 일인가. 다만 우승이 없어서 조금 답답했는데, 이번 강진청자배 우승으로 그 갈증이 말끔히 해소됐다.

▲이제 명실상부 전국대회 우승자다. 앞으로 생길 팬들에게, 지금껏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에게 전할말이 있다면.

=2008년 선수등록해 올해로 9년차. 드디어 전국대회 우승자가 됐다. 정말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냉정하게 따지면 저는 아직 전국구급 유명선수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저를 믿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항상 데뷔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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