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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던 학부모 “우리 아이 당구 가르쳐주세요”

전국 최초 ‘당구 정규 교과과정’ 화성 화원초등학교
年 10시간 당구수업…선수 꿈꾸는 ‘특성화반’ 11명
처음 14명 ‘취미반’ 학부모 성화에 30명으로
경기도연맹‧화성연맹 전폭 지원…이향주 선수가 코치

  • 기사입력:2019.01.12 08:00:01
  • 최종수정:2019.01.17 18: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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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경기도 화성시 화원초등학교(교장 박동배)는 2016년 9월, 전국 최초로 초등생 당구특성화반(선수반)을 신설했을 뿐 아니라, 당구를 ‘정규체육교과 수업’에 편성했다. 더불어 취미활동반으로 ‘방과후반’도 개설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MK빌리어드뉴스가 그 현장(경기 화성시 화원초교)을 방문했다.
[화성=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우리 아이 당구수업 시켜주세요.”

초등생 당구선수를 육성하고, 당구를 ‘정규수업’에 편성한 초등학교가 있다. 전국 최초로 ‘초등부 당구특성화반’을 신설(2016년)한 경기도 화성시 화원초등학교(교장 박동배)다.

◆전국 초등학교 최초 당구를 정규 교과과정으로

지난 9일 낮 1시, 화원초교 5층 당구부 교실. 점심식사를 마친 20여명의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얘들아, 벗어놓은 옷부터 정리해야지.” 이향주 화원초교 당구수업 코치(부천연맹 여자3쿠션선수)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옷을 가지런히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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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화원초등학교 당구부실에는 캐롬테이블 3대, 포켓테이블 2대가 설치됐다. 아이들은 당구부실이 개방되는 점심시간을 비롯, 방과후에도 이곳에서 큐를 들고 당구를 즐긴다. 1쿠션 경기중인 화원초 당구 "방과후반" 학생들.
“나는 1쿠션 8점, 저 형은 3쿠션 10점.” 자신들 키보다 훨씬 큰 큐를 하나씩 빼든 아이들이 서로 점수를 확인했다. 경기에 앞선 수지조정 과정이다. 마침내, 5대의 당구대(캐롬 3대, 포켓볼 2대)에선 ‘아이들만의 룰’로 경기가 시작됐다.

이 코치는 “당구부 교실이 개방되는 점심시간은 물론, 방과후에도 여기(당구부실)가 아이들로 붐빈다”면서 (정규교과)당구수업을 통해 당구가 학생들의 ‘인기 스포츠’가 됐다고 말했다.

화원초교는 2016년 9월, 전국 초‧중‧고등학교 최초로 정규 체육교과 과정에 당구수업을 편성했다. 또 전국 초등학교 최초로 ‘당구특성화반’(선수반)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취미활동반으로 ‘방과후반’도 운영 중이다.

당구 정규수업은 당구수업 이해가 가능한 3~6학년 학급별로 연간 10시간씩 진행된다. 수업중엔 해당학급 담임교사가 동행해 교육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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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요즘엔 학부모님들이 당구수업을 더 원해요" 이향주 화원초 당구코치(부천연맹 여자3쿠션 선수)는 당구 정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당구의 재미를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당구의 매너에 반한 학부모들에게 당구수업에 관한 문의가 쇄도한다고 했다. 학생들을 지도중인 이향주 코치(맨 오른쪽).
이승민 교사(당구특성화반 감독)는 당구 정규수업 및 특성화반을 이끈다. 그는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즐길 만한 스포츠를 고민하다 당구를 선택, 정규체육교과 과정에 배정했다”고 말했다.

당구부 교실의 캐롬테이블 3대 중 2대는 국제식 대대다. 아무래도 초등학생들에게는 높고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장 135㎝의 이건(화원초2)군은 (기자가 보란 듯이)까치발을 하고 작은 손으로 능숙하게 초구를 성공시켰다.

현재 이 군을 비롯 총 11명의 학생(캐롬 6명, 포켓 5명)이 특성화반에서 ‘당구선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매주 3일(화‧목‧금)간 전문선수(전진호 담당 코치, 이향주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

한달여 전 열린 ‘김경률배 주니어캐롬대회’ 4구 부분 1~2위 모두 화원초 특성화반 박정환(5학년‧1위) 이건(2위)군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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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화원초 2학년 이건(오른쪽)군은 학교에서 처음 당구를 접했고, 현재 당구특성화반(선수반)에서 당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머뭇머뭇’ 학부모 “우리 아이 당구 가르쳐주세요”

취미반인 ‘방과후반’은 매주 이틀(월‧수요일)씩 열린다. 작년에만 총 30명이 신청했는데, 당구교육 초기엔 신청자가 14명에 불과했다. 당구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 때문에 학부모들이 당구수업에 부정적이었단다.

학교측은 이를 ‘공개교육’으로 해결했다. 당구의 기술뿐 아니라, 경기 전후 인사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등 당구매너가 특히 학부모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침 작년초부터 시행된 당구장 금연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후 학부모들의 ‘방과후반’ 신청문의가 늘어 학교측은 올해부터 방과후반 정원을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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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점심시간에 당구부실을 찾아와 포켓볼을 치고 있는 화원초등학교 남녀 학생들. 이들은 "그들만의 경기룰"로 당구를 한껏 즐겼다.
수업에 필요한 큐, 초크 등 용품은 학교 운영비와 지역 당구연맹 후원 등으로 마련됐다. 특히 경기도당구연맹(회장 차동활)과 화성시당구연맹(회장 임영석)은 작년 8월 ‘당구스포츠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각종 용품을 지원했다. 이 덕분에 아이들은 개인용 큐와 큐가방, 초크 등까지 생겼다.

이승민 교사는 “올해엔 학부모와 교직원을 위한 당구교육 시간도 만들 생각”이라면서 “학교 당구시설을 이용, 지역 주민들이 학교에서 당구클럽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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