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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투어 우승 위마즈 “한국은 제2의고향…거리에선 10명중 2~3명이 알아봐”

최근 PBA3차전서 강호들 꺾고 첫 정상
“쿠드롱과 경기땐 최고치 유지해야, 안그러면 바로 무너져”
대학서 마케팅·회계학 전공했으나 “마음속엔 항상 당구”
내 직업은 당구선수…당구에 관해선 항상 진지
1년에 8개월 이상 한국서…육회 떡볶이 좋아해
쿠드롱·야스퍼스 배울점 많아, 카시도코스타스는 천재
구리에 숙소와 상주구장 “심리적으로 안정”

  • 황국성
  • 기사입력:2022.09.24 10:50:15
  • 최종수정:2022.09.26 10: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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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위마즈는 1년의 8개월 이상을 지내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며 육회와 떡볶이 등 한국음식도 좋아한다고 했다. 인터뷰에 앞서 밝은 표정을 지어준 위마즈.
강한 외모와 달리 그는 의외로 세심하고 예민한 편이었다. 특히 당구에 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진지했다. 때문에 경기 중 브레이크타임에도 거의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스스로 당구선수라는 직업인으로서 당연한 거라고 했다.

‘튀르키예 전사’ 비롤 위마즈(36)는 얼마전 열린 올시즌 PBA투어 3차전(TS샴푸배)에서 쿠드롱-김재근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프로무대 첫 정상에 올랐다.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 원년멤버로서 네 시즌, 23번의 도전 끝에 맺은 결실이다.

위마즈는 국내 당구팬들에게 꽤 친숙한 선수다. PBA투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고 웰컴저축은행 소속으로 팀리그서도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위마즈에게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 지난 3차투어 이전까지 22번의 투어에서 번번이 16~4강 벽에 막혔다. 따라서 이번 우승은 위마즈의 당구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라 할 만하다.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팀리그를 준비하는 위마즈를 경기도 구리시 노블캐롬클럽에서 만났다. 이곳은 위마즈가 튀르키예 동료 찬차팍과 상주하며 연습하는 구장이다. 때문에 당구장 벽에는 ‘노블캐롬 후원선수 위마즈 우승’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긴 도전 끝에 드디어 우승했다.

=너무 너무 기뻤다. 실력자들이 많은 무대인데, 그런 선수들 가운데에서 정상에 섰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하다.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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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인터뷰를 마친 위마즈가 노블캐롬클럽 동호인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3차전때 유독 좋아 보였는데 특별히 준비한게 있나.

=하던 대로 했을 뿐, 비결은 따로 없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우승 기회는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그저 이번이 내 차례였다고 생각한다. 평상시 루틴대로 연습하고 생활했다. 오히려 이번 대회를 2주 정도 앞두고 그리스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휴가 기간에는 큐도 잡지않았다. 휴가를 통해 무언가 모를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게 도움이 됐다.

▲우승하기까지 꽤 힘든 과정을 거쳤다. 가장 큰 고비를 꼽자면.

=돌아보면 사실 대부분의 경기가 어려운 과정이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부터 승부치기를 겪었고(위마즈는 128강서 김태호A, 64강서 김동석을 상대해 모두 승부치기 끝에 승리했다), 8강과 4강서는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8강서 마르티네스에 3:2, 준결승서는 쿠드롱에 4:3으로 승리)

▲쿠드롱과의 4강전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당시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나.

=나는 누구를 만나든 똑같이 내 경기를 한다. 다만 쿠드롱과의 경기서는 운이 조금 더 따랐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단한 명승부로 기억한다. 내가 앞서가면 쿠드롱이 맹추격하고, 그런 패턴이 경기 끝까지 반복됐다. 나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 사실 쿠드롱과 경기하는데 최고치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게 누구든 순식간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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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당구얘기할 땐 무척 진지하던 위마즈가 사진촬영을 하자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당구선수라는 직업에 무척 투철하다고 들었다.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구에 관한 거라면 무엇이든 진지하다. 연습하거나 경기할 때는 물론,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당구에 관련한 주제라면 진지하다. 당구선수가 내 직업이기 때문이다. 나는 경기 중 쉬는 시간에도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는다. 경기장 밖에 나가면 팬들이나 지인들이 “비롤, 챔피언은 네가 될 거야” “컨디션 어때?” 등의 얘기를 듣는다. 이런 얘기를 듣고 다시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력과 평정심을 잃어버리곤 한다. 경기할 땐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10세트 경기를 하더라도 내겐 화장실 한번 정도면 충분하다.

▲당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려서부터 당구에 관심이 많았다. 12살부터 틈날 때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공부했고, 당구도 자주 쳤다. 대학 진학 이후엔 마케팅과 회계학을 전공하며 큐를 잡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도 마음속 어딘가에 계속 당구가 머물러 있었다. 결국 대학졸업 후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당구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

▲PBA투어와 팀리그에 참여하기 때문에 한국서 지내는 기간이 길다. 고국은 자주 다녀오나.

=1년에 최소 8개월 이상은 한국에서 머무른다. 튀르키예는 연 1~2회 정도 밖에 못 간다. 머무는 기간도 길어야 3개월 정도다. 지금으로서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이다.

▲평상시 연습과 생활패턴이 궁금하다.

=최근 구리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고, 인근 노블캐롬클럽에서 주 5~6일 연습한다. 튀르키예 동료 찬차팍과 함께 생활해서 너무 좋다. 집과 클럽이 도보로 2분이다. (숙소와 연습구장은 쉐빌로뜨 강인용 대표가 후원) 운동도 자주 하는 편이다. 헬스장에도 가고, 집에서 간단한 기구로 ‘홈 트레이닝’도 한다. 요즘 한국 젊은세대 사이에선 몸 가꾸는 게 트렌드라 들었다. 나도 대세를 따라 몸을 멋지게 만들고 싶다. 하하. 어디서 지내든 내 생활패턴은 같지만,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니 아무래도 더 안정감을 찾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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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PBA3차전 결승에서 김재근을 꺾고 우승한 위마즈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한국생활이 4년이 넘었는데,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육회 떡볶이 소고기구이 김밥 비빔밥 등 너무 많아 손에 꼽기 어렵다. 하하. 매운 것도 잘 먹는다.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도 주변에선 음식이 맞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내 입맛에 잘 맞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 찬차팍은 물론이고, 이곳 구장에 같이 상주하는 백민주(크라운해태)와도 친하다. 그 외 웰컴저축은행 멤버들과 가장 가깝다. 타스데미르, 사이그너, 초클루 등 터키 당구스타들과도 누군가 우승하면 같이 축하해주고, 당구 이야기도 나누며 자주 소통한다.

▲튀르키예도 한국 못지않게 3쿠션 열기가 대단하다고.

=3쿠션 인기가 높은 건 맞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일단 클럽 수부터 한국에 비해 적고 당구 인프라가 부족하다. 튀르키예엔 정말 좋은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많다. 그에 비해 당구로 성공할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 일단 국내대회 상금이 턱없이 낮아 오히려 자비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방송중계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예컨대, 내가 만일 이스탄불 거리를 돌아다니면 그 누구도 날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서울이나 구리에선 열명 중 2~3명은 나를 알아보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대표적으로 쿠드롱이 한국에서 얼마나 유명한지를 보라. 튀르키예도 언젠가는 한국과 같은 좋은 당구 인프라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당구팬 중에는 과거 머리카락이 길었던 때를 기억하는 팬도 있다. 헤어스타일을 바꾼 이유는.

=그런가? 그냥 내 취향일 뿐이다. 이전에 길었던 헤어스타일보다 짧은 지금이 더욱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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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위마즈가 상주하는 구장에는 ‘위마즈 우승을 축하하는’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쉐빌롯 제공)
▲당구선수로서 좋아하는 선수를 꼽자면.

=쿠드롱과 야스퍼스. 이 두 선수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수들이다. 이외에도 산체스, 브롬달도 대단한 선수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카시도코스타스도 높이 평가하는데, 그는 천재에 가까운 선수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개인투어, 팀리그 할 것 없이 나설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이기고, 우승하는 것이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 먼 이야기겠지만 은퇴하고 싶지도 않다. 힘이 닿는 한 오랫동안 큐를 내려놓고 싶지 않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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