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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3쿠션 세계최강 ‘철녀’ 클롬펜하우어가 꼽은 라이벌은

女3쿠션 기록 제조기…151개월 중 148개월 세계1위
세계선수권 4회 우승…유럽챔피언십 9회 우승
2014 구리3쿠션월드컵 32강…女최초이자 전무후무
“라이벌은 한지은…어리고 세계 최고 될 자질 갖춰”
이달 20일 세계여자선수권서 5번째 우승 사냥
언젠가 국가대표로 올림픽서 활약하는게 꿈

  • 황국성
  • 기사입력:2022.09.03 07:01:03
  • 최종수정:2022.09.03 09: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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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클롬펜하우어는 나이도 어리고 세계 최고가 될 자질을 갖춘 한지은을 라이벌로 꼽았다.
“내 목표는 오직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 것뿐이다. 매 경기 최선의 노력을 쏟아 나의 최고치를 보이고 싶다.”

지난 십수년간 세계정상 자리를 고수해왔기에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선 여전히 깊은 허기가 느껴졌다.

여자3쿠션 ‘부동의 1위’ 테레사 클롬펜하우어(39‧네덜란드)는 명실상부한 세계 여자3쿠션 최강이자, 최고의 선수다. 그의 기록은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 클롬펜하우어는 지난 2010년 1월 처음 세계캐롬연맹(UMB) 여자3쿠션 랭킹 1위에 등극한 이후 2022년 9월 현재까지 약 151개월 중 148개월(2010.1~2018.5, 2018.9~2022.9)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여자3쿠션 최고 권위인 세계3쿠션선수권에서만 통산 4회 정상(2014, 2016, 2018, 2019)에 올랐다.

이 밖에도 유러피언챔피언쉽 9회, 네덜란드챔피언쉽 14회 우승 등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그의 플레이는 ‘여성’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 구리3쿠션월드컵에서는 32강 본선에 올랐다. 여자선수로는 최초 일뿐 아니라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서울3쿠션월드컵이 열린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그를 만났다.

(클롬펜하우어는 이번 대회 3차예선(PQ)부터 출발, 1차전 김성훈에 27:30으로 패한데 이어 2차전 황봉주와의 경기에서 30:30(28이닝) 무승부로 황봉주(1승1무) 김성훈(1승1패)에 이어 1무1패 조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서울3쿠션월드컵 3차예선(PQ) 조별리그 1차전 초반 승기를 잡은 듯했지만 아쉽게 역전패했다. (클롬펜하우어는 김성훈과의 경기 초반 13이닝까지 17:9로 앞서갔으나 후반 역전을 허용하며 27:30(28이닝)으로 패했다)

=사실 경기 초반에 이미 진 게임이라 생각한다. 초반에 작은 실수들이 있었는데, 그 실수를 살렸다면 더욱 점수차를 벌릴 수 있었다. 후반에 갈수록 배치가 어려워지며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초반에 좋은 배치를 많이 놓쳤던 게 패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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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클롬펜하우어는 서울3쿠션월드컵 3차예선(PQ)에서 1무1패 조3위로 고배를 마셨다.
△2차전에서는 황봉주를 만났는데.

=황봉주뿐 아니라 (1차전 상대였던) 김성훈 등 한국선수는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롭다. 한국선수와 경기할 때마다 역시 한국이 당구강국임을 느낀다.

△이번 3쿠션월드컵 출전이 오랜만인데. (클롬펜하우어는 지난 2월 앙카라3쿠션월드컵 출전 이후 라스베이거스대회, 호치민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3쿠션월드컵은 1년에 3~4개 대회에 출전한다. 네덜란드리그를 비롯해 유러피언챔피언쉽, 세계여자선수권 등 많은 대회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시작 3일 전에 입국했다는데, 한국에서 어떻게 지냈나.

=큐스코, 옵티머스 등 클럽투어를 다녔다. 일정이 워낙 빡빡해 관광은 못했다. 그 동안 한국을 10번 가량 왔기 때문에 여행을 못한 게 크게 아쉽지는 않다. 하하.

△8세 때 처음 큐를 잡았다고.

=부모님을 비롯해 할아버지, 오빠, 삼촌 등 가족 대부분이 당구를 쳤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어릴 적부터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리게임’(쿠션 관계업시 목적구를 맞히는 게임)으로 당구를 배우다 20세가 되던 2003년에 본격적으로 3쿠션을 치기 시작했다.

△소질이 남달라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는데.

=3쿠션에 입문한지 2년만인 2005년에 터키서 열린 유러피언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 동안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은.

=단연 2014년 터키서 열린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우승이다. 1000여 명이 넘는 관중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우승해 더욱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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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그는 1000명이 넘는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우승했던 2014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이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이라고 했다.
△10년 넘게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별한 연습방법이 있나.

=연습에 왕도는 없다. 대신 최대한 많은 연습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경기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하다 보면 낯선 배치를 맞닥뜨릴 수 있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실력을 갖췄다면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는게 실력 향상의 비결이라 본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 3회 정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린다.

△후진 양성에도 열심이라고.

=국제무대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뒤쳐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9, 12살 두 꼬마를 주말에 가르친다. 최근에는 세계여자선수권 등 대회일정이 워낙 바빠, 나 자신에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

△자신 플레이의 강점을 꼽자면.

=포지션플레이(연속득점을 위해 뒷공 배치를 보다 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것)에 능한 것 같다. 좋은 배치가 한번 나오면 그것을 하이런으로 연결시키는데 강점이 있다.

△곧 세계여자선수권이 열리는데.

=9월 20일부터 시작하는데 네덜란드에서 열리니 더욱 기대가 된다. 그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세계여자선수권이 3년 정도 열리지 못했다. 이 공백기 동안 다른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발전했을지 미지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더욱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래도 우승은 내 꺼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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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연습에 왕도가 있을 수 없다. 클롬펜하우어는 최대한 연습경기를 많이 하는게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현 시점 최고의 라이벌을 꼽자면.

=한지은이다. 계속해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다. 재능을 타고났고, 세계 최고 선수가 될 만한 자질을 갖췄다. 게다가 나이(21세)까지 어리지 않은가. 앞으로 경험만 쌓으면 분명 최고의 자리에 오를 거라 생각한다. 한지은은 이번에 세계여자선수권에 처음 출전한다. 멋진 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을 자주 왔는데 한국 당구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덜란드와는 완전히 다르다. 비교가 안된다. 당구장 수에서부터 한국이 훨씬 앞선다. 때문에 한국선수들은 그만큼 자주 당구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당구인프라가 부족한 네덜란드에선 당구선수를 꿈꾸기가 쉽지않다. 또 한국에서는 당구인기가 상당한 걸로 알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테니스, 축구, 골프 이외에도 여러 종목을 거쳐야 당구 차례다.

△좋아하는 선수나 롤모델은.

=레이몽 클루망을 정말 존경한다. 실력과 이력도 대단하지만, 80대 중반인 지금도 계속해서 당구를 치는 그 진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물론 네덜란드의 야스퍼스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느끼기로는 야스퍼스는 ‘괴인’에 가깝다. 브롬달, 산체스 같은 정상급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특출나다고 생각한다. 그는 삶이 당구 그 자체인 사람이다. 승리에 대한 열정도 본받을 만하다.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경기를 하며 배우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겨본 적은 없다. 이길 뻔한 적은 몇 번 있다. 하하.

△용품은 뭘 쓰나.

=대부분 롱고니 제품을 사용한다. 큐는 내가 시그니처 모델로 참여한 ‘에피카’ 큐를 쓴다. 장갑은 웬만하면 끼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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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레이몽 클루망. 다음은 야스퍼스. 그는 야스퍼스를 ‘괴인’이라 칭했다.
△당신을 롤모델로 삼고있는 여자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나를 좋아해 주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내가 그렇듯, 그들도 항상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길 바란다. 또 어떤 상황이 와도 절대 당구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활동무대에 대한 생각은.

=고려사항이 아니다. 선수로서 활동무대가 다르다는 건 시합구조가 다르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활동무대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지금 활동하는 무대에서 행복하고, 내 생활에도 만족한다.

△당구선수로서 최종목표는.

=최정상을 지키며 계속해서 더 나은 선수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또 언젠가는 올림픽에 당구종목이 채택되어 나라를 대표해 활약해 보고 싶기도 하다. 우선은 월드게임에라도 여자당구 종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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