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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황제’ 브롬달이 꼽은 4대천왕 이을 차세대 주자는?

동해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 현장 등서 두 차례 인터뷰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야스퍼스…마치 돌 같아” 그래도 3쿠션월드컵 45회 우승기록 깨기 어려울 듯 인터뷰, 동영상으로도 제작…곧 유튜브에 업로드

  • 김동우
  • 기사입력:2022.11.21 07:16:02
  • 최종수정:2022.11.21 10: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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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 현장 등서 두 차례 인터뷰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야스퍼스…마치 돌 같아”

그래도 3쿠션월드컵 45회 우승기록 깨기 어려울 듯

인터뷰, 동영상으로도 제작…곧 유튜브에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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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17일 서울 역삼동 엠블당구장에서 동영상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 응한 ‘당구황제’ 브롬달. 올해 60세로 환갑을 맞은 그는 11세에 당구를 시작했으니, 당구경력이 약 50년이나 된다. 인생의 8할이 당구인 셈이다.


“내 당구인생에서 후회되는 점은 딱 하나, 전성기때 스스로 더욱 채찍질해 더 치고나가지 못한 것이다. 되돌아보면 그때 더 나아갔어야 했다.”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3쿠션월드컵 45회 우승 전설을 써내려온 ‘당구황제’는 스스로 자신에게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1962년생인 토브욘 브롬달은 올해로 딱 환갑이다. 당구경력만 약 50년으로 인생의 8할이 당구인 셈이다. 건강 등을 이유로 예전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그는 이미 전설적인 행보로 세계당구에 빛나는 족적을 남겼다.

‘당구황제’도 세월은 거스를 수 없었다. 2010년대 허리디스크로 고생했고, 근래에는 부쩍 야위어진 모습으로 당구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당뇨로 인해 체중과 근력이 급격히 줄었다. 특히 체중이 6주만에 10㎏가량 빠졌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했다. 브롬달은 바로 지난달 ‘베겔3쿠션월드컵’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이충복 등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 건재함을 알렸다.

8년만에 한국에서 열린 ‘제74회 동해 세계3쿠션선수권’에선 32강전서 조명우(실크로드시엔티)에게 패해 대회를 마감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두 번에 걸쳐 이뤄졌다. 세계3쿠션선수권 대회기간 강원도 동해시 숙소(현진관광호텔) 로비에서 한번, 그리고 17일 서울 역삼동 엠블당구클럽에서 또 만났다.

12개국어를 한다는 그는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좋습니다” 등 간단한 한국말로 기자를 맞았다. 인터뷰는 두 번 모두 영어로 진행됐으며, 파이브앤식스 직원이 통역했다. 특히 엠블당구클럽에서의 두 번째 인터뷰는 동영상으로도 제작, 조만간 유튜브(MK빌리어드뉴스)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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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선수 숙소인 강원도 동해시 현진관광호텔 로비에서 만난 브롬달. 그는 ‘4대천왕’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한국 3총사를 꼽았다.


▲동해 세계3쿠션선수권 32강전에서 조명우에 25점 차(25:50)로 져 대회를 마감했다.

=경기가 유난히 잘 안 풀릴 때도 있는 법이다. 과거엔 롤란드 포톰(벨기에)에게 44점차(6:50) 로 진 적 있다. 특히 최근 세계선수권에선 내가 좀 약한 것 같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에디 먹스(벨기에)에게 18점 차로 진 기억이 난다. (당시 브롬달은 32강서 먹스에 32:50(20이닝)으로 졌다)

▲올해 환갑을 맞았는데 당구경력이 얼마나 되나.

=1973년 11월 1일, 10살 때 본격적으로 큐를 잡았다. 그러니 올해로 49년이 되는 셈이다.

▲당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실 그날(1973년 11월 1일)이 아버지가 당구장을 개업한 날이다. 당시 선수로도 활동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레 당구와 친해졌고, 처음엔 포켓볼을 배우다 이듬해부터 3쿠션을 치기 시작했다. 내게 당구는, 처음 접했을 때에도 동년배 아이들이 흔히 즐기던 비디오게임, 체스 등의 놀이와 비슷하게 그냥 재미있었다. 물론 3쿠션을 시작할땐 까다롭다고 느꼈다. 그러나 워낙 어려운 걸 좋아하고 즐기는 성격이다 보니 금세 흥미가 붙더라.

▲아버지 외 당구인생에 영향을 미친 인물을 꼽자면.

=캐리어 초반기에는 레이몽 클루망(벨기에)을 비롯, 리차드 비탈리스(프랑스), 루도 디엘리스(벨기에)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선망했다. 고바야시 노부아키(일본)에 대한 기억도 진하다. 첫 국제대회 출전에 고바야시를 만났는데 그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물론, 당구를 대하는 태도와 예의바른 품행이 깊게 와 닿았다. 나의 롤모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이상천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굉장히 대담한 선수였으며, 한국당구는 물론 세계당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친구였기 때문에 지금도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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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브롬달은 선수 초창기에 레이몽 클루망, 고바야시 노부아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고 이상천과는 개인적으로 친해 아직도 그립다고 했다.


▲숱한 선수들과 만났는데,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야스퍼스다. 마치 돌처럼 어려운 상대다. 물론 돌이라 해도 부술 수는 있지만. 하하. 다만 현재는 야스퍼스 말고도 정말 모든 선수, 모든 경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나 자신과 싸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수많은 경기 중 기억에 남는 경기는.

=먹스에게 15:47로 끌려가다가 50:50으로 경기를 끝낸 적 있다. 작은 네덜란드 지역리그 경기였음에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너무 점수차가 커서 마음을 비워서 가능했다고 본다. 2015, 2019년 두 번의 세계3쿠션선수권 우승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가장 최근 베겔3쿠션월드컵서 우승할 때도 기분이 좋았다. 대부분의 경기서 낙승해 유독 잘 풀렸기 때문이다.

▲3쿠션월드컵서 무려 45회나 우승, 최다기록 보유자다. 이 기록이 향후 깨질 수 있다고 보나. (이 부문 2위는 야스퍼스의 27회)

=야스퍼스가 가장 근접해 보이나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야스퍼스도 이제 나이가 꽤 많기 때문이다. (야스퍼스는 67년생으로 55세, 브롬달과 5살 차이다) 또 내 전성기 시절보다 최근 강한 선수들이 더 많아졌다. 이제는 한 명이 독주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다.

▲소위 ‘4대천왕’으로 불리는데. (브롬달, 야스퍼스, 쿠드롱, 산체스)

=항상 부담을 느낀다. 경기서 이겨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4대천왕‘이란 표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하하.

▲본인을 포함해 야스퍼스, 자네티, 먹스도 50대 후반~60세 임에도 세계 톱클래스 위치를 지키고 있다. ‘에이징 커브’가 안 통하는 비결을 꼽자면.

=당구는 연륜이 굉장히 중요한 종목이다. 시간이 축적되며 쌓이는 기술, 노하우가 큰 힘이 된다. 사업가, 작가, 법률가 등 많은 직종에서 경험이 중요하지 않나. 당구도 이와 다를 바 없다.

▲‘4대천왕‘을 이을 만한 차세대 주자를 꼽자면.

=지금 당장만 해도 나보다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많다. 특히 김행직 조명우 김준태 등 젊은 한국 선수를 눈여겨 보고 있다. 조명우는 금방이라도 세계3쿠션선수권서 우승할 만한 재목이라 본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왔던 생각이다.

당구종목 상금 적은데…“돈이 가장 중요한건 아냐”

올 3월 당뇨로 고생, 6주만에 몸무게 10㎏ 빠지기도


▲긴 당구경력에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을 텐데.

=사실 지금이 가장 힘들다. 나이를 먹으며 애버리지가 점점 떨어지는 게 보이고,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니 당해내기 쉽지 않다.

▲얼마전부터 부쩍 야윈 모습에 많은 당구팬들이 안타까워 한다. 어떤 사정이 있었나.

=당뇨로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 올 3월엔 6주만에 10㎏이 빠지더라. 지금은 식이요법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적은 나이가 아닌데, 톱클래스 기량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딱 부러지게 얘기하기 어렵다. 나이가 들며 실력이 점차 떨어지는 걸 느끼기 때문에 그저 즐길 뿐이다. 은퇴 시점도 딱히 정해 놓은 건 아니다. 스폰서와 계약된 게 있으니 일단 3년은 더 쳐야 하지 않겠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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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브롬달은 허리디스크와 당뇨로 예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세계톱클래스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베겔3쿠션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롬달이 야스퍼스, 산체스(이상 공동3위) 이충복(준우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2019년 세계3쿠션선수권서 오랜만에 우승하고 한창 내달려야 했을 시기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모든게 멈췄다. 당구클럽이 줄줄이 문을 닫는 바람에 연습도 못하고 1년 정도를 암울하게 보냈다. 당시 “내 캐리어가 여기서 끝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집 근처에 당구대 하나 들어갈 만한 방 하나를 빌려 연습하며 간신히 감각을 유지했다.

▲당구선수 중 대표적인 ‘지한파’인데.

=워낙 왕래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가까워졌고, 한국 문화와도 친밀해졌다. 만두, 삼계탕, 볶음밥, 삼겹살 등 한국 음식들도 정말 좋아한다. 지금은 당뇨때문에 이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아쉽다. 한국 자연경관도 좋아한다. 한국에서 등산하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은 바다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정신을 가다듬곤 한다.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이외에도 많은 언어들을 구사할 수 있다고.

=모국어(스웨덴)와 영어를 비롯, 독일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포르투갈어 튀르키예어 등 12개국어를 할 줄 안다. 어려서부터 워낙 많은 나라를 오가다보니 가능했다. 사실 한국어는 아직 유창하지는 않지만 기초적인 단어나 문장은 어느 정도 쓰고 말할 수 있다. 하루에 30분 이상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하.

▲세계적인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할텐데, 그 중에서도 돈독한 선수를 꼽자면.

=대부분 톱랭커와 친하지만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마틴 혼(독일), 롤란드 포톰, 사메 시돔(이집트) 등과 가장 친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김준태, 알레시오 다가타(이탈리아)와도 교류가 많다. 물론 같은 국적인 마이클 닐슨과는 당연히 교류가 많다. 이제는 닐슨이 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난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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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누구냐?’는 질문에 브롬달은 야스퍼스를 꼽았다. 그러나 자신의 3쿠션월드컵 세계최다 우승 기록(45회)은 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당구캐리어에 만족하는가.

=그래도 나름 성공적인 캐리어를 이어왔다 생각해서 굉장히 만족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한창 전성기때 더욱 발전하며 치고나가지 못한 것. 지금 돌아보면 그때 더 나아갔어야 했다.

▲당구는 다른 인기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금이 적은 편이다.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했을 때 당구종목을 선택한 게 후회되지 않는지.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돈을 많이 버는 인기종목 스타선수들 중에도 본인 종목에 회의를 느끼고 환멸에 빠지는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당구가 날 선택했는지, 내가 당구를 선택했는지는 몰라도 내게 당구란 너무도 환상적인 스포츠다. 나는 지금 나이가 60인데도 매일 당구를 치고 싶고, 지금도 인터뷰가 끝나면 얼른 경기장에 가서 다른 선수들 경기를 보고싶다. 이 자체로 당구는 내게 큰 행운이다. 내게 다시 인생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나는 다시 지금과 같은 인생을 선택할 것이다.

▲당구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하. 그저 사람들이 날 공정한 선수로 기억해 줬으면 좋겠고,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한국을 비롯, 세계 당구팬들에 남기고 싶은 말은.

=계속해서 이 스포츠를 사랑해 달라. 특히 신예 선수를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좋지만 나는 이제 늙었다. 하하. 내 자리를 물려받을 새로운 선수들이 누가 될지 지켜봐달라.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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