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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3쿠션월드컵, 태릉선수촌 떠나는 이유는?

2023년 서울3쿠션월드컵이 마지막
올해 11월 대회부터는 다른 장소에서
문화재청 “태릉 강릉 등 조선 시대 왕릉 40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따라 태릉선수촌 철거”

  • 김동우
  • 기사입력:2024.01.22 12:11:02
  • 최종수정:2024.01.23 16: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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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올해 열리는 서울3쿠션월드컵은 태릉선수촌이 아닌 다른 곳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태릉선수촌서 열린 서울3쿠션월드컵 대회 현장. (사진= MK빌리어드뉴스 DB)


올 11월 서울3쿠션월드컵은 태릉선수촌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린다. 당구계에 따르면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월드컵은 대륙별 국가를 순회하며 열린다. 올해도 7차례 월드컵이 예정돼 있는데 2월 콜롬비아 보고타 대회를 시작으로 베트남(5월, 개최장소 미정), 튀르키예 앙카라(6월), 포르투갈 포르투(7월), 네덜란드 베겔(10월)을 거쳐 11월 서울과 이집트(개최장소 미정)에서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다만 서울월드컵은 지난해까지 대회가 열린 태릉선수촌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열기로 했다.

한국은 2010년대 구리, 청주에서 3쿠션월드컵이 열렸는데 2018년 서울이 19년 만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대한당구연맹(KBF), 서울당구연맹 등 주관 단체는 태릉선수촌을 개최 장소로 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4년간 월드컵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지만 지난 2022년부터 태릉에서 대회를 진행했다.

대체로 월드컵 등 UMB 메이저 대회는 시내 한복판 전시관이나 체육관 등을 대관해 연다. 그와 비교해서 태릉선수촌은 서울 시내와 거리가 떨어져 있고 주변 먹거리 등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KBF와 서울연맹이 태릉선수촌을 선택한 이유로는 저렴한 대관비 등도 꼽히지만 대중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당구 종목의 ‘스포츠화’와 맞물려 있었다. 국내 체육의 심장이자 스포츠 요람으로 불린 태릉선수촌의 레거시를 활용해 당구도 국민 스포츠 종목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뜻이 포함됐다.

그러다가 태릉선수촌을 떠나게 된 건 관리 주체가 사실상 문화재청으로 넘어가면서다. 2009년 문화재청은 태릉 강릉을 포함한 조선 시대 왕릉 40기 모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태릉선수촌을 철거하고 원형 복원을 결정했다. 유네스코에서 태릉 강릉 복원을 등재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수촌이 진천으로 옮겨진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대한체육회는 50년 넘게 현대 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태릉선수촌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부 시설물에 대한 보존 결정을 끌어냈다. 3쿠션월드컵이 열린 승리관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유네스코와 등재 조건 이행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2027년 국제스케이트장까지 순차적으로 철거 계획을 밝혔다. 당구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KBF 등 지난해 서울월드컵을 운영한 이들은 승리관 및 주변 시설 사용을 두고 체육회가 아닌 문화재청과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져 절차적 어려움을 느꼈다. 또 갈수록 공간 사용에 제한이 발생하면서 당구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했다.

결국 원대한 포부 속에서 대회 장소로 선택한 태릉선수촌과 인연은 2023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체육회는 지속적으로 주요 시설 존치와 관련해 문화재청과 대화 중인데, KBF도 계속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차승학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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