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구한류’, 베트남에서 가능성을 보다
덩달아 당구장 창업시장도 위축됐고, 자연스레 당구용품 구매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진작 레드오션에 진입한 국내 당구시장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필자 회사는 신생회사다. 그러나 당구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이러한 사정을 감안, 한국당구가 글로벌로 눈을 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지리적으로나 당구문화로나 최우선 대상으로 손꼽은 곳이다. 때문에 회사 설립 후 베트남 시장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그러나 벽에 부딪혔다. 베트남 당구시장에 관한 정보가 전무했다. 국내 당구시장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조차 부족한 상황인데, 외국시장에 대한 정보를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차 눈에 ‘확’ 뛰는 정보를 발견하게 됐다. 2018년 6월 MK빌리어드뉴스의 ‘新당구강국 베트남’ 시리즈 기사였다. 베트남 전체에 8000개가 넘는 당구장, 더디지만 조금씩 불고 있는 고급화‧대형화 바람, 한국 당구용품에 대한 인기 등.
생생한 현지 정보를 담은 이 기사는 필자 외에도 베트남 시장에 관심있는 국내 당구용품업체라면 누구나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정보였다.
베트남 시장을 꾸준히 노크해오던 필자 회사는 마침내 지난 7월 베트남 호치민에 75.75㎡(250평)규모 당구장을 오픈했다. 1, 2층 복층 형태에 국산 당구테이블 28대를 갖춘 대형 프리미엄 클럽이다. 오픈 첫 주부터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클럽 앞에는 손님들이 타고온 오토바이로 빼곡하다.
베트남 당구장 창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베트남 당구인들이 한국 당구용품과 당구장에 대한 로열티가 무척 강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베트남에서의 ‘당구한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재 국산 스포츠 용품중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예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렇지만 당구만큼은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자신한다.
베트남 당구장 문화는 우리나라의 30년 전 모습을 연상케 한다. 흡연이 가능하고, 주류 판매가 당연시 되고 있다. 디지털점수판 보급은 아직 활성화돼 있지않고 보드판에 매직펜으로 점수를 적는 식이다.
필자 회사는 호치민 당구장 오픈에 이어 앞으로 베트남에 10곳 이상 당구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당연히 한국당구용품과 병행하려고 한다.
인구 1억명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한 베트남 당구장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베트남 당구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또한 한국 당구용품과 당구문화에 무척 호의적이다. 품질과 신뢰로 접근한다면 베트남 당구시장은 한국 당구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작당 이태호 태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