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스코어보드는 빅데이터의 교과서

<신 박사의 당구칼럼>
①당구IT화 첨병, 디지털스코어보드
개인 누적승률과 애버리지, 영상까지 갖춰
빅데이터 시대 훌륭한 당구장 마케팅 자료

기사입력:2019.02.26 16:11:35
최종수정:2019.02.27 15:22:21

스포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종류도 많아지고 더 세분화되는 추세다. 아울러 스포츠에 활용되는 기구나 시설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스포츠 종목이 발전하면 중계기술, 경기분석 기술, 영상분석 방법, 선수동작 분석 등 다양한 과학기술 발전이 동반된다. 그중에서도 경기 스코어를 기록하는 기계의 등장에 주목하고자 한다. 바로 당구클럽에 등장하고 있는 디지털 스코어보드(전자식 점수판)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국내 몇 개 업체가 당구경기 스코어를 기록하는 디지털 스코어보드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전자식 채점뿐 아니라 카메라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플레이를 볼 수 있고, 녹화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소비자 개인 기록을 누적하고 그것을 마케팅 자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제조업체 전략이 그 배경이긴 하다. 그러나 자신의 누적 승률, 애버리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산업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클럽을 방문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의 누적 기록을 통해 장단기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애버리지 추이를 통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고, 목표 애버리지를 위해 공 하나하나는 물론 게임에 임하는 자세도 더 진지해진다.

아울러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플레이어와 비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이며 정량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스코어보드는 특히 아이디를 만들고 로그인하며 게임을 즐기는데 익숙한 20대 참여자들에게 더 친근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젊은 친구들에게 당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데도 분명 일조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구클럽 입장에서는, 개인 당구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고객들의 지속적인 클럽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영상장비와 연동된 시스템을 갖춘 당구클럽은 고객이 직접 플레이를 다운로드받아 소장할 수 있어 더욱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기의 출현은 체계적인 당구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고객들의 애버리지뿐 아니라 애버리지 변화도 추산할 수 있다. 아울러 평균 경기 시간, 당구클럽의 매출 합산 등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은 매출이 나오는 시간대와 가장 활발한 접속률을 자랑하는 지역 등 빅 데이터가 가져올 수 있는 마케팅 자료의 깊이와 분량은 실로 방대해 질 것이다.

국내에 처음 스크린골프가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초다. 당시 기계들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했던 것들이다.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 IT기술 발달로 다양한 업체가 제품을 출시하고 중흥기를 거쳐 2000년대에 들어서는 기술력이나 프로그램 완성도가 높아져 굳건한 산업으로 거듭났다.

스크린 골프 등장으로 인해 골프 참여자는 보다 더 정확한 자신의 골프 플레이에 대한 정보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출범 이후 20여년이 지난 스크린 골프는 현재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지금은 실내/외 연습장보다 스크린 골프 시장규모가 더 클 정도다.

요즘은 스마트폰 안에 자신의 모든 정보들이 기록되고, PC에서의 대화내용이나, 쇼핑 정보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옴니채널(omni-channel) 환경이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상콘텐츠로 모든 정보를 소비하고 소통하는 당구클럽의 IT기기, 영상기기는 당구 흥행과 산업 성장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플레이어 역시 당구를 즐기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디지털 스코어보드가 당구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신선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초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