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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 ‘캡틴’ 김재근 “올 시즌 전 최약체 지목에 오히려 자극받았죠”

PBA팀리그 4R서 팀 극적 우승 이끌어
포스트시즌 전략? “팀원이 자신 경기 책임지는 것”
퍼펙트큐 4번…긴장하면 오히려 집중력 최고
올시즌 목표 포스트시즌+개인투어 우승

  • 황국성
  • 기사입력:2024.01.06 10:05:01
  • 최종수정:2024.01.07 1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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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크라운해태라온 팀을 상징하는 왕관을 머리위로 그려보이는 김재근. 올시즌 개막전 팀이 최약체로 지목받은게 오히려 4라운드 우승의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팀리그 시작 전 개막식 현장에서 김현석 해설위원이 크라운해태 팀을 최약체로 꼽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우승에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PBA 팀리그 4라운드 우승경쟁을 뚫고 최후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크라운해태라온이었다.

크라운해태에게 이번 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그간 따라다니던 ‘만년 준우승’ 꼬리표를 떼내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여건에서 포기하지 않고 극적으로 역전우승했다.

크라운해태 ‘주장’ 김재근(51)은 시즌 시작 전부터 최약체로 지목받은 게 우승에 큰 자극제가 됐고, 여기에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팀웍이 더해져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팀 우승은 구단 지원+팀웍이 가장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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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은 실력과 매너를 갖춘 ‘당구계 신사’로 통한다. 그는 프로 이전에도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적 있는 베테랑이다. 아직 PBA에선 우승 타이틀이 없지만, 입상권을 자주 넘나드는 강호다. 팀리그 5라운드 시작(6일)을 앞두고 인천 청라에서 김재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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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재근은 주장으로서 단합을 가장 신경쓴다면서 이번 우승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팀웍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크라운해태가 팀리그 첫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주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텐데.

=일단 너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벙찐 기분이었다. 힘들게 우승하니 ‘아, 이게 바로 우리가 수많은 고난을 뚫고 달려온 것에 대한 보상인가’ ‘이제부터 시작인 건가’ 등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서 더 힘차게 달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승 순간은 짧지만 앞으로 보여줄게 더 많다는 마음으로 나아가려 한다.

▲우승 후 방송 인터뷰때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많다고.

=당시 우승 소감을 묻는데 웬지 어색한 기분이었다. 내가 방송에서 우승소감을 말한 것 자체가 워낙 오랜만이라 그랬던 것 같다. 게다가 팀리그 우승은 또 처음이니 말이 잘 안나왔다. 무엇보다 우리 크라운해태 관계자들께 다시한번 제대로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렇게 좋은 팀을 구성해 활동할 수 있게 해주신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님을 비롯, 기종표 단장님과 우리 팀의 7번째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최진효 팀장님 등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구단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고.

=그렇다. 정말 다방면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 대표적으로 우리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임원진, 관계자분들과 매주 산행을 했는데, 당시 회장님께서 선수들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등산장비를 장만해 주셨다. 매주 함께 모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산행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체력도 향상됐고 팀원 및 구단과 더욱 끈끈한 유대감도 형성하게 됐다. 팀웍 다지는데 정말 큰 효과가 있었다.

▲주장으로서 팀 운영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단합, 즉 팀웍이다. 어떤 연구결과를 보니 사람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려면 최소 4시간 전에는 기상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먼저 시험해 보니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시즌 때 팀원 모두 경기 시작 최소 5시간 전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연습했다. 경기 중에도 팀원들에게 몇 가지 주문했다. 바로 함께 응원하는 것이다. 우리 팀은 항상 구령에 맞춰 동시에 응원을 시작한다. 공격에 실패했을 때 오히려 더 크게 박수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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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팀리그 5라운드를 시작하는데, 4라운드 우승으로 포스트시즌에 직행한다. 포스트시즌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전략을 모두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큰 틀에서 각 포지션마다 이전보다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모든 선수가 ‘내가 맡은 세트만큼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갖자는 것이다. 그러면 포스트 시즌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구단에서 내건 우승공약이 있는지.

=아직 확실한건 아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우승하면 외국 전지훈련을 보내준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마 5라운드 끝나면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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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재근은 프로 이전부터 여러 대회에서 우승했으나, PBA에선 아직 우승 타이틀이 없다. “올 시즌엔 팀의 포스트시즌과 개인투어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그의 각오다.


▲‘당구계 신사’로 불리며 매너 좋기로 유명하다. 매너를 유독 중시하는 이유는.

=일단 개인적인 성향이 그런 것 같다. 과거 처음 당구를 접했을 때도 당구는 신사 스포츠, 최고 매너를 자랑하는 종목 중 하나로 배웠다. 이후 오랫동안 당구를 쳐 오면서도 매너에 대한 부분을 항상 생각하며 연습했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최근 ‘NH농협카드배’ 때 응우옌 프엉린 선수와 경기를 하던 중, 프엉린 선수가 공을 바꿔치려 해 손을 들어 이를 정정해준 적 있다. 사실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인데, 심판이 다가와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주의를 줬다.

알고 보니 내 행동이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다음부터는 매너 플레이를 할 때도 규정을 지키는 선에서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기해 보니 프엉린 선수도 휼륭한 매너를 갖췄더라. ‘아직 어린 선수이지만 성숙한 마인드를 가진 선수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김재근 선수를 나중에 알게된 당구팬을 위한 질문이다. 당구경력이 30년을 넘는데, 어떻게 당구를 시작하게 됐는지.

=해가 바뀌었으니 32년째다. 1992년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는데 몇 명이 제때 오지 않아. 먼저 온 친구들과 당구치며 기다렸다. 그때 대대를 처음 봤고, 이후 당구에 빠져들어 이듬해 바로 인천당구연맹에 선수등록 했다.

선수등록 한다고 바로 선수가 되는게 아니어서 동호인대회를 있는대로 찾아다녔다. 근데 아무것도 못하고 질 때가 많아 답답하고 화가 났다. 그래도 계속해서 당구에 매진했다. 내가 승부욕이 엄청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이후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영업소에서 자동차보험 및 등록, 채권업무를 하며 선수생활을 병행했다. 90년대 후반부터 IMF 여파로 영업직으로 전환해 딜러 생활을 해야 했지만, 여전히 선수로 활동했다.

▲당구팬들에게는 2017년 세계팀3쿠션선수권 우승 기억이 선명하다.

=일단 그때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최성원 선수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최)성원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성원이는 실제로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선 때 자신이 생각한 전략을 제안했고, 그렇게 경기했더니 전략대로 예선을 통과했다.

결승 전날 밤에는, 대회를 앞두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오셔서 2층 관객석에서 날 응원하셨다. 다음날 결승전 결정적인 공격 상황에서 내가 조준하는 방향이 딱 꿈에서 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방향이었다. 당시 내 수구가 코너에 위치해 브릿지도 어렵고, 난구풀이도 힘든 공이었다. 게다가 충돌(키스) 가능성이 높은 진로였다. 그런데 정말 간발의 차로 충돌을 피해 득점했다. 이 공격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늘에서 아버지가 날 도우신 셈이었다.

▲이후 프로 출범과 동시에 2019년 PBA행을 선택했는데.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SNS에 내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데, 그 때만큼은 내 결정에 관한 게시글을 올렸다. 새로운 시도가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누군가는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것이 또다른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PBA 5시즌 차다. 프로 무대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미디어 노출이 많다 보니 극적인 경기가 많아졌다. 룰 특성상 비교적 경기 시간이 짧아 순간적인 몰입도가 많이 향상됐다. (PBA가) 여러 장점을 통해 단체를 잘 다져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LPBA의 경우 출범 이후 여자선수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이대로라면 LPBA도 조만간 승강제를 하지 않을까 싶다.

▲한번도 하기 어려운 퍼펙트큐를 네 번이나 했는데. (김재근은 개인투어에서 3회, 팀리그서 1회 퍼펙트큐를 기록했다)

=내가 퍼펙트큐를 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긴장을 많이 했을 때더라. 시작과 동시에 엄청 긴장, 매 공격마다 그 긴장감이 이어졌다. 그렇게 하나씩 집중해서 치다 보니 15점에 와 있었다. 나는 스스로 경기 중 일부러 긴장을 주는 편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완급조절이 필요하겠지만, 긴장하면 집중도가 올라가곤 한다.

▲반면 아직까지 PBA 우승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직까지 우승이 없음에도 ‘강호’라고 말씀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물론 우승이 없다는 부분은 굉장히 아쉽다. 따라서 누구보다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우승도 해 본 사람이 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PBA에 오기 전 우승을 몇 차례 해봤기 때문에 ‘PBA는 다르다‘라는 생각보다는 잠시 때가 안 맞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노력하려 한다. 그러다 보면 조만간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16년간 운영하던 당구장을 최근 매각했다고.

=아내와 미래를 설계하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했다. 아내도 오랫동안 웨딩사업을 해왔는데 아이도 생겼으니 한쪽 사업을 정리하는게 맞다고 판단했고, 내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동시에 당구에 더 매진하려 한다.

▲많은 선수와 친하겠지만 그 중 각별한 선수를 꼽자면.

=선수생활을 오래 해서 친한 선수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두 선수만 이야기하겠다. 다른 선수들은 언급하지 않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하. 우선 나와 같은 시기에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연성 선수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또 2부투어에서 활동 중인 귀여운 동생, 정용권 선수와도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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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긴장감이 높아지면 집중도가 올라갑니다. 그런 상태에서 공격하다보면 어느새 15점에 도달합니다.” 김재근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퍼펙트큐를 네 번이나 기록했다.


▲베테랑으로서 눈여겨보는 후배 선수를 꼽자면.

=항상 장래가 촉망된다 생각했던 선수는 이미 지금 세계 최고 선수가 돼 있다. 바로 조명우다. 과거 함께 국제대회를 다니며 챙겨주고 했던 아들같은 선수가 지금은 세계를 주름잡고 있으니 새삼 대견하고 신기하다. 김행직(전남당구연맹) 김준태(경북체육회)같은 젊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잘해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PBA에서는 프로 최연소 선수인 김영원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와일드카드로 1부투어에 출전해 조재호(NH농협카드그린포스) 선수를 위협했는가 하면, 에디 레펜스(SK렌터카다이렉트)를 이기기도 했다. 근래엔 2부투어로 돌아가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애버리지도 상당히 높아 조만간 큰 선수가 되겠더라.

▲후진 양성에도 관심이 많다고.

=내 당구 인생에서 정말 큰 과제 중 하나다. 아직 결혼과 육아 등으로 시가가 안 맞지만 계속해서 구상은 하고 있다. 때가 되면 대규모로, 또 체계적으로 아카데미를 꾸려 후배를 키우고 싶다.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걸 좋아하다 보니 후진 양성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김재근 선수‘하면 예술구를 빼놓을 수 없는데.

=내가 3쿠션을 접하게 된 계기가 예술구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4구 150점일 때 당구장에 갔는데, 그곳에서 일하던 형이 간단한 예술구를 한번 보여줬다. 그걸 보고 예술구에 매료돼 예술구를 치며 자연스럽게 3쿠션에도 입문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경기 중 난구풀이에는 자신이 있다.

▲사용하는 용품은.

=큐를 비롯해 팁, 장갑 큐가방까지 모두 타스(TAS) 제품을 쓰고 있다. 특히 큐가방은 가벼워 휴대하기 너무 편하다. 오랜기간 나와 동행해주신 타스 강태경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올시즌 개인투어에서의 목표는.

=올시즌 왕중왕전까지 3개 대회가 남았는데, 일단 그 중 한 대회에서는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과거 프로에 오기 전 두 대회 연속 우승하는게 내 장기였는데, 다시한번 그런 장기를 발휘하고 싶다.

▲당구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내가 선수생활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분들이다. 당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있기에 내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시합할 수 있다. 항상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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