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자네티가 찜한 16세 ‘당구신동’ 튀르키예(옛 터키) 하스하스 부락
‘서울3쿠션월드컵’ 최연소 선수…3차예선(PQ)까지 진출
2차예선(PPQ)서 조2위…애버리지 1.7~1.8대 기록
당구선수 2년만에 튀르키예 주니어 및 U-17유럽3쿠션 석권
프로축구구단 유소년클럽 선수에서 당구선수로 전환
‘세계 여자2위’ 굴센 데게너 집서 숙식하며 배워
롤모델은 “집중력 뛰어난 자네티와 야스퍼스”
서울3쿠션월드컵 최연소(16세) 출전자인 부락은 튀르키예 주니어챔피언십 및 U-17유럽주니어챔피언십을 석권한 튀르키예의 기대주이자 당구신동이다앳되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부락은 튀르키예의 당구 기대주이자 ‘신동’으로 꼽힌다. 당구선수 2년만에 터키주니어3쿠션챔피언십과 17세이하(U-17)유럽주니어3쿠션챔피언십을 석권했다.
튀르키예는 한국못지않게 3쿠션 강국이다. 세미 사이그너, 타이푼 타스데미르, 무랏나시 초클루, 루피 체넷 등 스타선수들이 즐비하다. 여자3쿠션에서도 세계랭킹 2위 굴섹 데게너가 활약하고 있다. 튀르키예3쿠션챔피언십에는 무려 15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고 한다. 부락은 튀르키예 유명 프로축구구단 유소년클럽에서 뛸 정도로 축구선수 꿈을 꿨다. 그러나 축구계 부정부패에 실망, 당구선수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3쿠션월드컵에서는 2차예선(PPQ)부터 시작했다. 2차예선 첫 경기에서는 조치연에게 14이닝만에 24:30으로 졌다. 애버리지 1.714를 기록했으나 조치연이 2점대(2.142)를 기록하며 아쉽게 패한 것. 두 번째 경기에서는 1.875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16이닝 만에 네덜란드 조이드 콕을 30:18로 제압했다. 1승1패로 조2위였으나, 결원이 생겨 3차예선(PQ)에 진출했다. 3차예선에서는 타이홍 치엠(베트남)과 한지은에게 2패를 당해 탈락했다.
비록 최종예선(Q)에 올라가지 못했으나 부락은 자신의 3쿠션월드컵 최고성적(종전 PPQ)을 갱신했다.
서울3쿠션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부락을 만났다. 부락 인터뷰에는 그의 스승인 굴센 데게너가 함께했다. 데게너는 부락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통역까지 해줬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부락=안녕하세요. 튀르키예에서 온 16살 하스하스 부락입니다.
△데게너=부락에게 당구를 지도하고 있는 굴센 데게너입니다.
서울3쿠션월드컵에서 경기 중인 부락.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인 부락은 3차예선(PPQ)에 진출, 자신의 최고성적(종전 PQ)을 갱신했다.
△부락=9~10살쯤 당구를 시작했다. 터키에 3쿠션을 들여온 보라 카라타이(Bora karatay)라는 분에게 1년 반 정도 기본기를 배웠다. 이후 2020년까지 당구를 취미 생활로 즐겼다. 오히려 당구선수보단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터키 갈라타사라이와 베식타스 유소년클럽에서 뛰었다.
▲당구선수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부락=축구를 하면서 성장하는 시스템이 좋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축구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선택을 받아야 뛸 수 있지만, 당구는 내가 잘하면 다양한 클럽의 권유를 받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서 운동할 수 있기에 당구를 선택했다.
▲언제 선수가 됐나.
△부락=2019년 11월 13세때 첫 대회인 이스탄불3쿠션챔피언십 참가 이후 2020년 1월에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같은 해 2월말 튀르키예주니어3쿠션챔피언십에서 3위를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던 2020년 2월 말부터 ‘코로나19’가 심해졌고 튀르키예는 5~6개월 정도 완전봉쇄됐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8월 이후 봉쇄령이 풀리면서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연습했고 지금은 매일 6~8시간 연습한다.
서울3쿠션월드컵 대회장에서 포즈를 취한 부락과 그의 스승 굴센 데게더. 부락은 일주일에 4일 가량 데게너 집에서 숙식하며 당구를 배우고 있다.△부락=이번 서울3쿠션월드컵이 세 번째다. 2022년 2월 앙카라3쿠션월드컵이 첫 출전이고, 5월 베트남 호치민3쿠션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최고성적은 2차예선(PPQ)까지다.
▲튀르키예 국내대회나, 다른 국제대회 성적도 궁금하다.
△부락=2021년 4월 처음으로 튈 튀르키예3쿠션챔피언십에 나갔다. 선수만 1500명이 참가하는 큰 대회다. 본선 32강에 올라가려면 12라운드를 거쳐야 한다. 리그(3인1개조)전이라 승수로는 24승을 해야한다. 앞서 열린 튀르키예주니어3쿠션챔피언십 성적(3위) 덕에 3라운드부터 출발, 12라운드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마지막 20번째 경기에서 지고 51위로 끝났다.
이후 곧바로 열린 1차 튀르키예주니어3쿠션챔피언십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후에 2021년 2, 3차 튀르키예주니어3쿠션챔피언십서 우승했고, 2022년 17세 이하(U17) 유럽주니어3쿠션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또한 튀르키예에선 개인과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가 많은데, 이러한 대회에서 여러차례 입상했다.
▲데게너는 부락을 언제 처음 만나게 됐는지.
△데게너=서울3쿠션월드컵 직전 튀르키예당구연맹에서 비전있는 선수들을 위한 트레이닝캠프를 운영했다. 내가 직접 선수들을 만나보고 싶었고, 그때 트레이닝캠프에서 부락을 보게됐다.
▲부락의 강점을 꼽자면.
△데게너=당구는 스트로크할 때 힘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부락을 지도할 때 그런 정신적인 부분에서 감탄했다. 상위 랭커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고 긴장하지 않았다. 16세라고 믿기어려운 멘탈을 지니고 있다.
▲데게너가 가장 아끼는 기대주라던데.
△데게너=가장 아끼는 선수는 따로 없고, 모두를 아낀다. 하하. 부락 집이 (내가 사는) 이스탄불서 가까워 많이 챙겨주고 있다. 일주일에 4번 정도 우리 집에서 숙식하며 당구를 배우고 있다.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갈라타사라아. 베식타스 등 유명 프로축구구단 유소년클럽서 선수활동했던 부락은 튀르키예 축구시스템에 실망, 당구선수로 전환했다.△부락=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튀르키예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전사의 정신 때문인 것 같다. 튀르키예 국민들은 전투적이고 진취적인 멘탈리티를 갖고 있는데, 그게 당구와 잘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당구를 잘 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전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뛰어난 선수가 많다.
△대게너=튀르키예 사람들은 당구를 사랑한다. 더불어 튀르키예에선 당구가 유명한 스포츠고 그걸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의 실력이 같이 올라간듯하다. 튀르키예에 세이기너나 초클루 등 강자들이 있지만 100위권 선수들도 언제든지 그들을 이길 만큼 실력이 탄탄하다. 매 대회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고 있고,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선수들이 실력이 발전하고 있다.
▲롤모델로 삼는 선수는.
△부락=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유는 그들이 당구경기에서 보여주는 집중력이다. 모든 공을 똑같이 집중하면서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하고 경기 자체를 재밌게 한다.
데게너는 영어를 못하는 부락을 위해 통역을 맡았으며, 인터뷰 중간중간 보충설명을 해줬다. 데게너는 특히 부락의 장점을 1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한 멘탈이라고 칭찬했다.△데게너=지금 부락은 롱고니에서 스폰을 받고 있다. 2022년 앙카라3쿠션월드컵 개막전 대회장 근처 연습실을 빌려 연습 중이었다. 그때 자네티를 연습실에 초대해 부락을 소개했다. 자네티가 부락과 3시간 이상 당구를 치면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롱고니 스폰십을 제안했다.
그 후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럽주니어3쿠션챔피언십 4강전에 자네티가 경기를 보러왔다. 마침 그날이 자네티 생일이었고 롱고니에서 주최한 생일파티에 가기 전 경기장에 들른 것이다. 그때 부락이 지고 있었는데 자네티가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웬만한 선수라면 대스타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 긴장한다. 그런데 부락은 긴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 결국 역전승했다. 자네티가 인상깊게 봤다.
▲가장 자신있는 샷을 꼽자면.
△부락=어려운 배치 공을 해결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가장 자신있는 샷은 끌어치는 샷과 횡단 샷이다.
▲선수로서 목표는.
△부락=아직 난 16세로 어리기 때문에 차근차근 목표를 이루고 싶다. 우선 다음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3쿠션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아울러 내 나이에 맞는 대회에서 계속 우승하며 경험을 쌓고 싶다. 또한 아직 ‘튀르키예 3쿠션파이널그랑프리’에 한번도 올라가보지 못했는데, 랭킹 30위안에 들어 꼭 파이널그랑프리에 진출하고 싶다. 그 다음 목표는 그때 가서 세우겠다. [김우진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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