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챔프’ 오성욱 매일 6시간씩 뒤돌리기, 옆돌리기 ‘구슬땀’
[무더위 쫓는 당구선수 연습장] ①오성욱 서울 강서구 연습장
“낮 12시부터 기본공 위주 시작…부족한 옆돌리기 집중”
제가 익힌 시스템은 이미 과거, 새로운 시스템 공부도”
PBA룰에 맞게 공격일변도에서 경기운영 변화 모색
신한알파스 주장으로 팀 성적 중압감…멘탈 관리도
“지난시즌 우승 후 부진…17일 개막 PBA 2차전에 초점”
지난 시즌 PBA투어 개막전(SK렌터카챔피언십) 우승자 오성욱이 연습장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성욱은 2021-22시즌 PBA투어 2차전 개막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지인의 개인 연습장에서 하루 6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지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연습장에 들어서자 오성욱 선수는 특유의 ‘사람좋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이곳은 지인의 개인연습장이다. 원래 오성욱은 자주 다니는 당구장에서 연습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당구장에서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없게 되자 지인 권유로 이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이곳에는 가브리엘 테이블 한 대가 놓여 있고, 휴게실에는 당구영상을 보며 시스템을 공부할 수 있는 컴퓨터도 마련돼 있다.
PBA 팀리그 신한알파스 주장을 맡고 있는 오성욱은 “당구장에서 연습할 때보다 훨씬 편하다. 게임 매니저와 선수생활을 병행하기도 했지만, PBA에선 좋은 성적을 내면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연습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매일 6시간 이상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오성욱은 “꾸준히 연습하는게 중요하다. 낮12시 쯤 연습장에 나와 기본공 위주로 연습한다. 특히 옆돌리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욱은 2차전을 앞두고 부족한 옆돌리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뒤돌리기와 옆돌리기 등 연습에 이어 유튜브를 통한 시스템 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제가 익힌 시스템은 옛날 시스템이고 요즘 시스템은 잘 모른다. 시스템이 자꾸 업그레이드돼서 꾸준히 공부해야겠더라”며 “물론 당구는 시스템만큼 공을 치는 감각도 중요하다. 그런데 저는 감각으로만 치다가 한계를 느꼈다. 지금은 시스템과 감각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저만의 스타일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성욱은 공 연습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선수들의 당구경기 영상은 거의 다 본다. 영상을 보면서 ‘왜 저런 상황에서 저 공을 선택했지?’ 생각해보고 테이블로 가서 선수가 선택한 방법과 제가 생각한 방법으로 쳐본다”며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길을 배우기도 하고, 완전히 새로운 샷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이 스승이다”며 웃었다.
PBA룰인 ‘15점 세트제’ ‘뱅크샷 2점제’에 맞춰 단점을 보완하는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오성욱은 “수비보다는 공격,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장타를 터뜨리는게 제 경기 스타일이다. 때문에 특별히 공격과 수비를 생각하며 경기를 운영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최근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승강제가 이뤄지며 1부선수 실력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데, 이 선수들이 경기 운영에도 신경 쓴다. 따라서 공격만 하는 방식으로는 이제 이길 수가 없겠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세를 따라 경기운영을 고민하면서 연습 중인데 아직까지는 수비가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PBA투어와 함께 PBA팀리그 신한알파스 주장으로 활약중인 오성욱은 성적 중압감이 심해 전문적인 멘탈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체력과 멘탈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연습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헬스장으로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몸이 탄탄하면 경기 중에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프로당구선수로서 이미지 관리는 필수다. 복근까지는 아니더라도 팬들에게 배 나온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하하”.
오성욱의 큐가방 내부. 후원사 빅본의 큐, 장갑 등 개인 용품이 담겨 있다.그는 “우승하고 성적이 안 나오니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최악의 경기력에 스스로 크게 실망하며 시즌을 마쳤다. 전문적인 멘탈 트레이닝 필요성도 절실하게 느꼈다”며 “멘탈트레이너를 찾고 있는데 아직 마음이 맞는 트레이너를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여자친구가 추천해준 운동선수들의 에세이집을 읽으며 도움을 받고 있다. 종목은 달라도 운동선수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며 “당구선수 중에서는 차유람 선수의 에세이집 ‘차유람의 라운드 소나타’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성욱은 현재 보름 앞으로 다가온 PBA2차투어(17~24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세계가 냉정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제가 더 독하게 공을 친다고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더라. 웃으면서 즐겁게 경기하는 모습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당구를 사랑하고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과거 제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게 되면 좋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는다.”
[박상훈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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