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조아’ 김승철 대표 “초크 수익금으로 당구전용체육관 건립이 꿈”
2018년 볼클리너 이어 초크도 자체생산 당구용품업체
당구장 운영하다 “공 짧아진다” 불만에 볼클리너 직접 생산
인천서 당구클럽 운영…PBA드림투어 16강 진출도
당구와 인연끊다 “좋아하는 일 하자” 49세에 당구계 돌아와
“앞으로 당구인으로서 당구발전과 후배 위해 일하고 싶다”
`볼클리너`에 이어 `초크`를 개발 중인 김승철 감조아(GAM JOA)대표는 당구클럽 대표, 당구용품업체 대표, 당구선수(PBA 드림투어) 3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당구인`으로서 당구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당구클럽을 운영하면서 손님과 동호인 불평을 듣고 직접 ‘볼클리너’(왁스)를 개발했고, 국산 초크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초크를 개발한 인물. 당구클럽 대표, 당구용품업체 대표, 당구선수(PBA 드림투어) 3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 인물.
인천에서 당구클럽과 당구용품업체 ‘감조아’(GAMJOA)를 운영하는 김승철(60) 대표 얘기다. 20대 초반 인천서 당구 잘치기로 소문났던 그는 서른 살 넘어 늦깎이로 대학에 진학, 대학원까지 마쳤다. 그 무렵 당구와도 인연을 끊었다. 세월이 흘러 나이 50세에 가까워졌을 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걸 하자”는 생각에 당구클럽을 운영하게 됐다. 이어서 ‘볼클리너’와 초크까지 만들게 됐다. 세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는 쉽지않을터. 그는 그러나 “당구를 사랑하니까 즐겁게 할 수 있고,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인천 논현동 ‘대대전용클럽’에서 그의 당구얘기를 들어봤다.
김승철 대표가 인천 논현동 대대전용클럽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2018년 ‘볼클리너’ 생산을 시작해 최근에 초크를 출시했다. 저희 ‘볼클리너’는 한꺼번에 세척과 광택을 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 자리잡기까지 10년을 예상했다. 그런데 동호인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2년 만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초크는 2년6개월 정도 개발해 최근에 출시했는데 꾸준히 더 좋은 제품을 개발 중이다.
▲회사 이름 감조아(GAMJoA)는 ‘감(感)이 좋다’라는 뜻인가.
=‘감이 좋다’는 뜻이 첫번째다. 두번째는 고래 떼라는 뜻의 ‘GAM’이다. 당구장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고 사교적인 스포츠니 의미가 통한다 생각했다. 더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감좋아’가 아닌 ‘감조아’로 정했다.
▲당구와의 인연은.
=어렸을 때부터 당구를 좋아하고 잘 쳤다. 20대 초반에 4구 2000점을 쳤다. 제가 인천 토박이인데 동네에서 잘 친다고 손꼽힐 정도였다. 그러다 26세에 당구를 접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 서른이 넘어 대학에 가고 대학원까지 진학하면서 잠시 당구와 멀어졌다.
▲대학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나.
=당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분야였다. 그러다 49세에 23년 만에 다시 큐를 잡았다. 나이 50을 앞두고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고민이 많아지더라. 누구든지 자기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그때 떠오른 게 청춘을 함께한 당구였다. 그래서 10년 전에 당구클럽을 시작했다. 경기도 시흥을 거쳐 인천에서 자리 잡은 지 5년째다. 몸도 마음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용품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지.
=직접 클럽을 운영하다 보니 손님, 동호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손님이 당구 치다가 20~30분쯤 되면 공이 구르는 각도가 짧아진다고들 한다. 이게 당구클럽 사장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해결 방법은 당구테이블 천(라사지)을 바꿔야하는데, 테이블 천이 한두 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왁스(볼클리너)를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리 당구장에서만 쓰려고 했다.
김승철 대표가 운영하는 인천 논현동 `대대전용클럽` 내부에 위치한 `감조아` 공장. 김 대표가 감조아 초크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나. 발로 뛰며 정보를 얻었다. 손님 중에 화공약품을 전공한 분이 있었다. 그분이 왁스에 들어가는 약품 8~9가지를 알려주셔서 만들어 보고 또 왁스 제작하는 분들을 찾아다니면서 어깨너머로 배우기도 했다. 클럽 운영이 끝나면 구석에 불 하나 켜놓고 볼클리너만 만들었다. 하루에 4~5시간 자면서 버틸 정도로 모든 정신이 볼클리너에 가 있었다.
▲완성하는데 얼마나 걸렸나.
=4개월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니까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클럽 운영을 같이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클럽운영에도 제대로 신경을 못썼다. 그때 아내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 시간 동안 참고 기다려주었다. 아마 혼자였으면 4개월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제품이 완성되고 테이블 2대를 빼서 클럽 내부로 아예 공장을 옮겼다.
▲2년 반 만에 자리 잡은 비결은 무엇인가.
=공 구르는 각도가 짧아진다는 소리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당구장 사장들의 고민거리다. 평소 친분을 쌓은 당구장 사장님들의 도움이 컸다. 클리너 한 통 써보라고 주변 사장님들한테 소개해줬는데, 동호인들이 만족스러워하니 한 통이 한 박스가 되더라. 또 당구선수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10년 정도는 고생하겠구나 하고 시작했는데 빠르게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할 뿐이다.
김승철 대표가 `감조아`에서 판매 중인 볼클리너와 초크를 설명하고 있다.=(초크 개발에 나설 때)시중에 나와 있는 초크는 대부분 수입 제품이었다. 다른 당구용품들은 국내 제품이 많은데 초크는 달랐다. ‘한번 만들어볼까’ 하고 초크를 개발하게 됐다. 사용하는 분들은 기존 초크보다 좋다고 말씀해주신다. 그런데 ‘볼클리너’와 달리 초크는 아직 100% 자신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왜 그 동안 국산 초크가 드물었다고 생각하나.
=초크 만드는게 어렵더라. 특히 원료배합이 힘들었다. 한번에 1,500개를 만드는데 건조 기간이 3개월이 걸린다. 이것도 많이 단축한 거다. 건조기간이 오래되면 제품이 변하기도 한다. 지금은 건조 기간을 1개월까지 줄이는 게 목표다. 곧 100% 마음에 드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완성단계에 있다.
김승철 대표는 `감조아` 볼클리너 개발 성공 이후 인천 논현동 `대대전용클럽`의 테이블 2대를 빼고 클럽 내부로 `감조아` 공장을 옮겼다.=간단하다. 기본을 지키면 된다. 팁에 잘 발리고 큐미스가 안 나는 제품이 좋은 초크다. 경기 중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가 나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실수를 줄이는 초크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가격도 중요하다. ‘감조아 초크’는 품질은 최고를 지향하면서, 가격은 시중 가격의 중간대인 1만7000원이다.
▲클럽과 감조아 운영, 그리고 선수활동까지 한꺼번에 세 가지를 하는게 쉽지 않을텐데.
=힘든 부분은 분명 있지만, 모두 다 사랑하는 일이라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가는 거다. 하하. 지난 10월 PBA드림투어 준비와 초크제작 기간이 겹쳐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다. 초크 만들고 공을 치려니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시합 전 10일 정도는 대회 준비에 몰입했다. 그런 상황에서 16강까지 올라갔으니 나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드림투어 2차전(11월29~12월2일)은 가벼운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남은 인생을 당구인으로 살면서 당구발전과 후배를 위해 일하고 싶다. 초크도 그런 마음으로 연구하고 만들고 있다. 감조아 초크를 만들고 있지만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순수한 애국심에서 시작한 것이니 순수익을 전부 국내 1호 당구전용체육관을 짓는데 쓰려고 한다. 아직 먼 꿈같은 이야기지만 당구인으로서 꼭 이루고 싶다. 초크 하나가 당구전용체육관 벽돌 하나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고 좋은 뜻이니 무작정 사달라고 할 수 없다. 첫 번째는 내가 만족하고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또다른 목표는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초크 포장 디자인에도 그런 의미를 담아 지구를 배경으로 ‘감조아’ 로고를 넣었다. 전 세계에 한국 초크의 우수함을 알리고 싶다.[hoonp77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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