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노재팬’ 큐맨 “日당구용품, 국산 압도 시절 끝나”
대전 오정동서 전국 최대(991.7㎡) 당구용품매장 운영
조영만 대표 “손님들에게 국산용품 추천…동호인 동참에 보람”
큐 관리기계 ‘큐맨’ 개발하며 용품업계 뛰어들어
韓, 세계당구 선도…“국산용품 최고 이미지 만드는게 목표”
최근 당구업계 최초로 ‘노재팬’(NO JAPAN‧일본제품불매)을 선언한 큐맨은 대전 오정동에서 991.7㎡(300평) 규모 매장을 운영하며 대전충청권은 물론 호남과 강원권의 당구유통 거점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뷰하고 있는 큐맨 조영만 대표.최근 당구업계 최초로 ‘노재팬’(NO JAPAN‧일본제품불매)을 선언한 큐맨 조영만(48) 대표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동호인들이 국산 당구용품 품질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큐맨은 현재 대전 오정동에서 전국 최대규모(991.7㎡‧300평)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충청권은 물론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큐맨 매장에서 조영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큐맨은 "노 재팬" 선언과 동시에 일본산 큐와 팁, 초크, 그립 등 15개 품목 300여개 모델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기존 개인용품 코너에 전시하던 제품들은 철거, 박싱해 창고로 옮겨놓았다.
큐맨은 매장 내 큐와 가방 등을 진열해 놓은 개인용품, 큐 수리 공방, 중고용품 등 여러 품목별로 공간을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개인용품 공간. 사진 왼쪽 하단의 기존 일본제품을 전시하던 빈 진열장이 눈에 띈다.=사실 당구업계는 아직 민감한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다. 다만 동호인들은 대부분 응원해주신다. 특히 매장을 방문하신 분들은 ‘노재팬’ 안내문구를 보고는 국산용품으로 추천해드리면 흔쾌히 동참해주신다. 오늘도(인터뷰 당일) 일본 팁을 찾던 동호인이 안내를 듣고 국산 팁을 사갔다.
▲직원들도 선뜻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고.
=정말 기분 좋았다. 처음 결정할 때 직원들이 흔쾌히 동참하고 응원해줬다. 불매운동 선언하고 처음에는 제품안내 등에서 약간 혼란스러웠다. 직원들끼리 서로 확인해주면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참 고마웠다. 요즘은 (당구용품 외에도)매장운영에 필요한 생필품도 국산제품으로 바꿔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를 결심한 계기는.
=뉴스나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최근 소식을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 생각했다. 또 (전국 최대규모인) 우리가 일본 당구용품을 팔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을 계기로 ‘일본제품은 무조건 좋다’는 이미지를 벗어나 국산용품도 좋다는 인식과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큐와 팁, 초크 등 모든 용품에서 그런 이미지가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불매운동을 통해 국산용품이 더 확고히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호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큐와 팁, 초크 등 국산 당구용품도 좋은 제품들이 많다. 예를 들어 유명 선수 이름을 딴 C팁 판매는 압도적이다. 큐맨이 취급하는 100여 개 팁을 모두 합쳐도 이 팁 하나를 못 이길 정도다. 일본용품이 국산용품을 압도하던 시대는 지났다. 적어도 지금은 일본제품 구매 전에 한번 더 국산제품을 고민해보는게 어떨까 한다.
▲당구업계에 뛰어든 시기는.
=29살이던 2000년에 처음 당구장을 운영했다. 당구장을 그만둔 후에는 당구대 조립기사 보조부터 당구대를 운반하는 ‘목도’ 등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5년 큐 관리기계인 ‘큐맨’을 개발하면서 전국영업을 시작했고 2008년 ‘큐맨’ 이름을 따 당구유통업을 시작했다.
▲‘큐맨’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큐맨’은 큐를 수직으로 고정시켜 빠른 회전속도를 이용해 팁을 깎거나 큐를 닦을 수 있는 ‘큐 관리’ 기계다. 당구장 하우스 큐를 관리해주는 사람을 ‘큐맨’이라 부르는데서 이름을 착안했다. 당구장 운영할 때 큐맨이 한 달에 네 번 오기로 했는데 한 번 오더니 연락이 끊겼다. 그래서 내가 직접 큐를 관리할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 만들게 됐다.
▲당시에는 큐를 관리할 수 있는 용품이 없었나.
=아무것도 없었다. 백지상태에서 만들려니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 큐맨 원리는 영화 ‘사랑과 영혼’의 도자기 빚는 장면에서 원심기계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처음엔 나무판자에 모터 하나 올려두고 시작했다. 당시 지인들에게서 “큐를 수직으로 세워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등 쓴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우직하게 개발에 몰두했다. 최대한 안전성과 편리함에 중점을 뒀고 결국 첫 모델을 개발, 전국 곳곳 당구장으로 영업을 뛰었다.
큐맨 이병관 실장이 큐 관리기계 `큐맨`을 이용해 매장 내 공방에서 큐를 수리하고 있다.
큐맨과 크리너 파이프 등의 제품을 진열해놓은 진열대.=초기 모델은 굉장히 크고 무거웠다. 때문에 처음 영업할 땐 ‘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불경기가 겹쳐 폐업하는 당구장이 많아 판매도 저조했다. 큐맨을 구매한 당구장 업주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으며 좋은 점은 발전시키고 불편한 점은 개선했다. 전국 곳곳으로 뛰어다니며 현장 목소리를 들은 게 큰 자산이 됐다.
▲당구용품유통업체 중 국내 최대규모 매장인데.
=4~5년 정도 대전 유성구에서 매장을 운영하다 2011년에 이곳으로 왔다. 처음 이렇게 넓은 매장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커도 다 채울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다. 처음엔 중고 당구테이블로 채웠다. 여러 브랜드 당구테이블을 한곳에서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는 곳은 국내에 없었다. 당시 중대가 28대 들어갔다.
▲큐 닦는 세정제도 직접 개발했다고.
=‘어떻게하면 큐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다 크리너를 만들었다.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는 세정제는 다 써봤다. 우리 크리너 주 원료는 자동차 휠을 닦는 세정제인데 여기에 몇 가지 약품을 첨가했다. 가장 큰 장점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많은 큐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큐맨 매장 가운데 놓인 국제식대대. 큐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직접 시타하고 구매할 수 있다.=소비자가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립은 이전에는 쓰다가 버리는 소모품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우리 그립은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큐맨’도 마찬가지다. 오랜기간 사용해도 잔고장이 없다.
▲앞으로 목표는.
=우리나라가 세계 당구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국산 당구용품도 ‘최고’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큐나 팁은 물론 초크 그립 가방 등도 최근 국산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 이들 제품이 시장 선두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겠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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