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당구남매’조명우-김민아 “동반2관왕이라 기쁨 두배”
‘인제오미자배’ 복식,男女개인전 나란히 석권 진기록
조 “올해 목표는 월드컵 우승, 군입대는 내년에”
김 “LPBA 참가 동료들과 서로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했죠”
조 “20점이상 하이런 어떻게 나오는지 저도 궁금”
"우리가 최강 당구남매"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국내男4위)와 김민아(실크로드시앤티·국내女4위)는 최근 막을 내린 ‘인제오미자배 3쿠션페스티벌’에서 나란히 개인전과 복식을 석권, ‘동반 2관왕’을 차지했다.같은 연습장(서울 강동구 DS빌리어드클럽)에서 훈련하는 두 선수는 당구계서도 절친 누나-동생 사이로도 유명하다. 지난 10월 첫 호흡(양구대한체육회장배)을 맞춘데 이어 두 번 도전만에 전국대회 복식 정상에 올랐다.
두 선수는 최근 성적도 좋다. 조명우는 지난 3월 아버지(조지언 씨)와 함께 ‘김경률추모배 스카치대회’ 우승, 인제대회 우승에 이어 지난 25일에는 ‘아시아캐롬선수권’ 3쿠션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인터뷰는 아시아캐롬선수권 출국전에 이뤄졌다) 김민아는 지난해 부산광역시배(공동3위) 영월동강배(준우승)에 이어 4월초 ‘서울특별시장기’ 우승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DS빌리어드클럽에서 두 선수와 얘기를 나눴다.
조명우와 김민아가 인제오미자배 복식전 우승 시상식 후, 부산당구연맹 서육교 수석부회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조명우(이하 명우)=개인전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2관왕이 확정됐을 때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기뻤다. 소리만 지르고 다닌 기억뿐이다. 하하.
△김민아(이하 민아)=최초로 혼성팀 복식전 우승인 것만으로도 기쁜데 개인전도 우승해 두 배로 기뻤다. 전날 복식 우승으로 자신감이 많이 올라서 개인전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복식전 중 가장 어려웠던 상대는?
△명우=개인적으로 8강전이 힘들었다. 8강서 만난 윤도영-서대열(전남) 팀의 윤도영 선수가 바로 뒷집에 사는 친한 친구인데다, 얼마전까지 DS에서 같이 연습하던 선수여서다. 대회라는 느낌보다 친한 친구랑 당구치는 느낌이었다. 하하. 다른 경기에 비해 경기에 몰입이 안되더라.
△민아=나도 8강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후구 때 초구가 럭키 샷으로 득점돼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다. 그래도 32강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왔던 것 같은데, 16강부터는 정말 잘해야 이길 수 있는 팀들이어서 모든 경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충복-정해창(경기) 선배님 팀과의 경기서 집중력을 찾은 것이이후 조재호-오태준(서울) 팀과의 4강전, 결승전까지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복식 우승이후 개인전이었는데, 2관왕을 언제 예상했나?
△명우=솔직히 개인전 우승까지 1점 남았을 때도 예상을 못했다. 상대가 워낙 강한 선배님들이다보니, 끝나기 전까진 정말 모르겠더라. 8강도 그렇고 고비를 정말 많이 넘겼다. 4강 경기 직전에 민아 누나에게 “누나, 나 잘 할 수 있을 것 같애?”고 물으니 “엄청 잘 할거야”라며 응원해주더라. 그래서 그런지 4강전(조재호)은 4이닝만에 전반전을 마치는 등 성적이 좋았다. 결승(최성원) 직전에 또한번 물었더니 “더 잘할거야” 하더라. 우승은 민아누나 덕분이다. 하하.
△민아=이번 여자부 개인전은 (이)신영 언니나 (스롱)피아비가 조기 탈락하는 등 이변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이변을 만들지 말자”고 다짐하고 4강전에 들어갔는데, 생방송 중계경기다 보니 긴장돼서 공이 너무 안 맞았다. 그래도 나름 잘 극복하고 결승진출 확정했을 때 결승에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2관왕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팀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명우=이번 대회가 두 번째 출전이다. 지난해 10월 양구 ‘대한체육회장배’때 팀을 결성했고 그때 32강서 김인호-박흥식 선배님 팀에 24:25 1점차로 아깝게 졌다. 다음에 또 나가자고 해서 이번 대회에도 도전했다.
△민아=명우와는 DS클럽에서 매일 같이 연습한다. 서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고 친한 누나동생으로 잘 지낸다. 다른 선수보다는 명우와는 부담없이 경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팀을 맺게 됐다.
조명우가 ‘인제오미자배 3쿠션페스티벌’ 개인전 우승으로 동반 2관왕을 달성한 후 시상식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아, 당구용품업체 DS 오경희 대표, 조명우, 조명우의 아버지 조지언 씨.△명우=첫 우승보다 더욱 좋았다. 당시엔 그냥 개인전만 잘했다면, 이번엔 민아누나와 복식까지 우승해서 기쁨이 두배가 됐다. 4강과 결승전이 생중계 경기였는데 경기 내용도 좋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민아=2017년 12월 초에 우승해 2018년이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안풀리더라. 지난해도 연말 부산광역시장배서 공동3위, 영월동강배서도 준우승했지만 무엇보다 우승이 너무 그리웠다.
▲개인전에서 가장 고비였던 경기를 꼽자면.
△명우=1회전부터 정말 모든 경기가 다 힘들었다. 8강전도 김현우(경남) 선수와 계속 엎치락 뒤치락했고, 조재호 선배님과의 4강전이 유난히 힘들었다. 경기 초반엔 크게 앞섰지만, 어느새 쫓아와 계시더라. 마지막 한 큐만 잡으면 되는데 자꾸 공이 안 서더라. 그래서 불안했다. 한편으로는 조재호 선배님은 예전부터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고 닮고 싶은 분이다. 그런 분과 대등한 시합을 할 수 있어서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도 했다.
△민아=사실 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전 상대 두 선수가 기권해 초고속으로 16강에 올랐다. 하하. 그래서 그런지 첫 경기였던 16강이 정말 고비였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조별리그를 통해 몸이 다 풀린 상태였지만 나는 첫 경기라 많이 힘들었다. 16강서 박지현(김포) 선배님과 경기했는데, 경기 마지막까지 접전 끝에 힘들게 이겼다.
▲(조명우에게)이번 대회에도 하이런 최고기록(64강·18점)이 나왔다. 작년 ‘서울3쿠션월드컵’ 월드컵 타이기록(24점), 후루가다 월드컵(22점) 등 대회마다 20점대 하이런 기록이 하나씩은 꼭 나오는 것 같은데.
△명우=어떻게 그렇게 칠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나도 궁금하다. 좋은 컨디션이 유지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공이 잘 선다고 나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사실 운이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운이라고 해서 럭키 샷을 의미하는건 아니다. 목적구 맞은 후 적절한 움직임으로 가장 좋은 배치가 이뤄지는 운을 말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욕심없을 때 좋은 기록이 나오는 것 같더라. 토니 칼센과의 경기서 세운 월드컵 하이런 타이기록(24점)도 그랬고, 후르가다 칸 카팍전 기록(22점)도, 이번 대회 18점 기록도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다만, 15~16점쯤 되면 의식되더라. 작년 칼센과의 경기에서도 득점을 이어가다 문득, 이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을 것 같고 “이거 이대로 끝나면 어떻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심장이 ‘벌렁’거리고 팔이 부들거리더라. 하하. 포지션도 좋았었는데 득점을 못했다.
▲최근 김경률추모배 우승 등 복식(스카치) 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명우=복식에 강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복식대회에서 이상하게 입상을 많이 한다. 수원연맹 소속일 때도 몇 차례 우승했고, 최근 김경률추모배 대회서도 아버지와 우승했다. 사실 내가 뒷 공을 잘 주는 편이 아닌데 팀원들이 잘 쳐주더라. 하하.
△민아=그건 내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명우랑 치면 마음이 편하다. 옆에서 내가 실수하거나 득점을 못해도 명우는 “씩씩하게 쳤으니까 잘했어”라고 격려해주고, 다음 포지션 생각하지 말고 득점하는 것에만 신경쓰라면서 “내가 어떤 공이든지 또 득점하겠다”고 든든하게 응원해준다.
△명우=누나, 왜 이렇게 칭찬을 많이해? 너무 민망하잖아.
"제가 밥을 사야겠네요. 하하" 김민아가 조명우의 장점을 이야기하자, 조명우가 민망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명우=나는 전혀 걱정없는데, 오히려 주위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하하. 개인적으로는 하루라도 빨리 다녀오고 싶다. 계획은 내년쯤 입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랭킹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말씀도 하시는데, 나는 모두 0점부터 시작해도 상관없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는거니까. 전혀 두렵거나 걱정되지 않는다.
▲(김민아)최근 ‘서울특별시장기’ 우승 등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 같다.
△민아=1월부터 3월까지 대회 없는 기간에 연습게임 양을 많이 늘렸다. 그 과정에서 기본기 등이 더욱 단단하게 다져진 것 같다.
▲(김민아)이번 대회는 자주 만나지 않던 선수와의 경기가 많았는데, 어렵진 않았나.
△민아=임경진 선배님은 같은 서울연맹이라 정기평가전을 통해 만난 적 있지만 잘 아는건 아니었고, 결승에서 만난 서한솔(인천) 선수와는 첫 경기였다. 개인적으로 서한솔 선수 플레이가 인상깊었다. 기본 배치는 거의 놓치지 않고, 템포도 빠르고, 씩씩하게 잘 치더라. 경기 막바지에 무섭게 쫓아오는데, 긴장됐다. 하하. 후구가 5점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다 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올해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은?
△명우=올해는 꼭 월드컵 우승을 하고 싶다. 최연소 우승이나 시드권 내 랭킹 등의 기록보다는 그냥 당구선수가 된 순간부터 월드컵 우승을 꿈꿔왔다. 세계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서 ‘반짝반짝’ 빛나는 금색 트로피를 흔들고 싶다. 또 세계3쿠션선수권에도 출전하고 싶고.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민아=최근 친한 선수들과 (프로당구 관련)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없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서로에게 주어진 상황이 다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서로 이해해주고 존중하며 응원해주자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개인적으로는 나 역시 명우와 마찬가지로 오래 전부터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올해 아시아챔피언십, 세계여자선수권 등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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