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창업 작년 피크, 올핸 매물문의도 많아”
‘전당사’ 카페 조명구 운영자 “중소클럽 더 어려워”
수익성 있는 대형고급 클럽, 과다한 창업비용이 문제
“금연, 매출줄어도 언젠가 해야할 일…여성고객이 대안”
당구장 사장들의 운영 노하우가 공유되는 온라인 카페 ‘전당사’. MK빌리어드뉴스가 2009년 이 카페를 개설하고 현재까지 운영중인 조명구<사진>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전당사’를 개설한 이유는.
=당구장 창업 바람이 불던 2009년에 잘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덜컥 클럽(대구 달서구 송현동 ABC당구장)을 차렸다. 그런데 구장운영을 모르던 사람이 클럽을 꾸려나가려니 얼마나 힘들던지. 공닦는 법, 테이블 라사지 교체시기 등 궁금한 것들이 계속 생기더라.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2009년 9월 ‘전당사’(전국 당구장 사장님들의 모임) 카페를 개설했다. 전국의 당구장 사장님들께 클럽운영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함이었다.
▲현재 카페에서 활동하는 ‘당구장 대표’는 얼마나 되나.
=카페에 가입한 회원수는 1만3,941명. 이중 하루평균 3000명 가량이 방문하는데, 대부분 당구장 대표 혹은 운영관련 담당자들이다. 그 외 회원들은 예비창업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전당사’만의 특징은.
=당구장 창업부터 그 후까지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종의 당구장 관련 정보공간인 셈이다. 예를 들어, 임대계약 시 주의사항을 비롯 클럽 업주라면 꼭 알아야할 ‘큐 손질 법’ ‘테이블 닦는 노하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카페를 통한 당구용품 공동구매, 중고용품 거래, 19개 카페 협력업체의 홍보(게시글 작성), 창업 컨설팅(운영자 전담)도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 중 일부가 자체 당구대회(전당사배 당구대회) 개최비, 불우이웃돕기 성금(연간 150만원) 등 카페 운영비 명목으로 사용된다.
▲지난해부터 카페에 ‘당구장 창업’ 문의가 많아졌다고 하던데.
=미디어를 통해 당구가 많이 노출되면서 너도나도 당구장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가 피크였다. 전례 없던 ‘당구장 창업 러시’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당구장 팝니다’ 글도 많이 올라온다. 1년도 못 채우고 매각하는 경우가 꽤 된다.
전당사는 지난해부터 자체 당구대회를 열고 회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열린 "제4회 전당사배 국제식대대 3쿠션대회" 모습. =분위기에 편승해 준비없이 뛰어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330㎡ 이하 중소형 규모, 중대 위주 당구장은 큰 수익창출이 쉽지 않다. 직원도 쉽게 못 쓴다. 당구장 하루 평균 운영시간이 13시간 이상이다. 이를 직원없이 혼자 하려다 보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례가 허다하다.
또한 큰 수익을 기대하려면 대형‧고급화 클럽을 차려야 하는데, 창업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그래서 최근엔 예비 창업자들이 카페에 ‘창업’을 문의하면 “자칫하다가는 큰 거 한 장(1억) 쉽게 버리니 심사숙고하라”는 댓글이 주르륵 달린다.
▲지난해 12월 ‘당구장 전면금연’후 당구장이 ‘금연 장소’가 됐다. 당구장 대표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제도시행 초기엔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매출하락을 걱정해서다. 실제로 단골손님보다는 뜨내기 손님 위주인 당구장 매출은 30%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제가 운영하는 클럽도 비슷했다. 그럼에도 많은 회원들이 ‘언젠가 꼭 겪어야만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더라. 당구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업주 입장에서 ‘당구장 금연화’에 따른 대안을 꼽는다면.
=가장 확실한 대안은 여성손님 유치다. 당구장 고객의 90% 이상이 남성인데, 금연을 앞세워 여성을 당구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여성이 카페에 창업컨설팅을 문의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또 큰 돈을 투자한 클럽에서는 여성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테리어도 주목받고 있다. 당구장도 사업이다. 힘들겠지만 변화에 적응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sylee@mkbn.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