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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남의 잇츠 스누커] 세계프로당구스누커協 “내년엔 한국 선수 2명 월드챔피언십 초청 검토하겠다”

[韓당구심판 英무대 서다③] 많은걸 배운 영국 체험
“한국엔 나보다 뛰어난 당구심판 많다”
스누커, 잉빌 비인기 종목 우리 현실 안타까워
선수들 어려워도 가능한한 국제무대 노크해야

  • 황국성
  • 기사입력:2023.12.09 14:41:01
  • 최종수정:2023.12.09 14: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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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대회 개막 전 리셉션에서 자리를 함께한 아시아지역 심판들. 이들과도 심판 수행 관련 많은 얘기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했다. (사진=이길남 심판)


[편집자주] 영국은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의 종주국이다. 프로 스누커인 월드스누커투어(WST)는 상금과 권위 등에서 세계 최고 당구무대로 평가받는다. 잉글리시빌리어드는 흔히 4구와 포켓볼 성격이 혼합된 당구 종목으로 영국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캐롬(1, 3쿠션)이 인기인 한국에선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가 비인기 종목이다. 동호인도 찾아보기 힘들고 선수도 30여 명 안팎이다. 하지만 전국체전과 아시안게임(2030년) 정식종목일 정도로 전략 종목으로서 중요하다.

대한당구연맹 이길남 심판은 국내의 몇 안되는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 전문가다. 또한 당구칼럼니스트로 MK빌리어드뉴스에 스누커관련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그는 당구연맹 대회 심판직을 수행하면서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 본고장인 영국에 규정해석 등에 관해 수차례 질의를 했다. 이런 인연으로 세계프로당구스누커협회(WPBSA) 초청을 받아 10월11일부터 21일까지 영국 당구를 체험하고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 등 큰 대회 심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 당구심판으로서 최초로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무대에 서기도 한 그의 영국 당구 체험기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이 마지막 3회째다.

영국에서의 열흘간의 일정이 훌쩍 지나갔다. 너무 귀한 기회여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갔다.

버밍엄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 대회 총괄관리자(Tournament Director)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런 큰 대회에 한국 심판을 초청, 심판을 볼 수 있게 해준 점에 먼저 감사드렸다. 아울러 “심판 수행을 잘했다”고 덕담해준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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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주최측이 필자에게 준 ‘2023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 참가 인증서. 가운데에 필자 이름과 아래에 총괄디렉터 제이슨 콜브룩, 수석 심판 브랜든 데블린의 사인이 있다. (사진=이길남 심판)


“천만에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다. 나는 단지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전해줬을 뿐이다.” 그는 에둘러 표현했지만, 한국에서 온 심판을 인정하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국에는 나보다 우수한 심판들이 많다. 기회가 되면 다른 심판들과도 함께 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선뜻 받아들이며 내년(2024년) 4월에 열리는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World MatchPlay Championship)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난 4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 규정을 잘 몰라 답답해한 일, 답장도 못받으면서 계속 세계프로당구스누커협회(WPBSA)에 문의한 일, 그러다 어렵게 연결됐고, 영국으로 오라는 초청장 받은 일, 영국에서의 꿈같은 경험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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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23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 우승자 피터 길크리스트가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마지막에 “Mr. Lee, You’re a good referee”라며 필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사진=WPBSA)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로 눈을 돌리면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든다. 한국에서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는 다른 당구종목에 비해 비인기 종목이다. 2030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종목임에도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필자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영국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한국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의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아울러 필자가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국 다녀와서 의욕과 자신감이 더 생겼다. 오자마자 아시아권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대회 심판 수행 기회를 타진했다. 가능하다면 1년에 1회 정도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역량을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직 답장은 받지 못했지만 본고장인 영국 경험이 큰 자산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관심 있는 다른 심판들과 함께 활동하면 훨씬 시너지도 날 것이다. 이런 토대가 뒷받침돼야 2030아시암게임에서 보다 많은 한국 스누커 인글리시빌리어드 심판들이 활약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외국 정상급 선수에 비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2023 World Billiards Championship)을 기준으로 봤을 때 24강 본선에는 진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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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23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 포스터. 아래 왼쪽에 우승자 피터 길크리스트 사인이 있다. (사진=이길남 심판)


그래서 그 부분도 영국측에 요청했다. 한국 선수 기량이 본선에서 겨룰 실력은 된다. 한국 선수가 월드빌리어드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는가?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공식적으로 신청하면 2명까지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 사실 이 부분은 ‘망외소득’이다. 주최측이 흔쾌히 긍정적인 답변을 해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어쨌든 한국 스누커와 잉글리시빌리어드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다.

본고장에서의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감히 권하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가능한한 국제대회에 참가해서 외국 정상급 선수와 경기하고, 그들의 경기를 직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시리즈 끝. [이길남 대한당구연맹 심판(경영학 박사)/당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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