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학생대회 휩쓸던 ‘男포켓볼 미래’ 김수웅, 8년 공백 딛고 돌아왔다

최근 정읍 전국당구선수권 포켓10볼 우승
학생부 최강-당구선수 포기-군입대→전역후 선수 복귀
고교때 2012년 2대회, 2013년 3대회 우승 휩쓸어
“당구선수는 직업으로 불안” 아버지 반대 부딪혀
군 전역 후 마음 다잡고 다시 큐 잡아
“어려울 때 손잡아준 김평 대표님, 이구섭 스승님께 감사”

  • 황국성
  • 기사입력:2022.08.05 11:38:07
  • 최종수정:2022.08.05 13:00:3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690345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고등학생때 전국대회를 휩쓸며 "남자포켓볼 미래"로 평가받던 김수웅(26)이 8년의 공백을 딛고 최근 열린 정읍 전국당구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긴 공백기간을 이겨내고 우승했다. 상대적으로 신흥강호가 잘 나오지 않는 남자포켓볼계에 희소식이다. 이제 26살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된다.” (조필현 대한당구연맹 이사)

맞다. 최근 정읍에서 열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포켓10볼에서 우승한 김수웅(26‧광주당구연맹)은 남자포켓볼계 기대주다. 남자포켓볼은 전국대회 출전선수가 40명 안팎에 불과하며, 우승권에서도 새로운 얼굴을 찾아보기 어렵다. 김수웅은 이런 남자포켓볼계에 새로 등장한 젊은피다.

690345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설명김수웅은 고교최강-당구선수 포기-군 입대-전역후 당구선수 복귀 등 험난한 과정을 거쳐 다시 남자포켓볼 기대주로 돌아왔다.
‘정읍대회’에서 김수웅은 랭킹1위 권호준(인천시체육회)을 4강에서, 랭킹4위 유승우(대전당구연맹)를 결승에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 결과, 대한당구연맹이 정읍대회 성적 반영한 남자포켓볼 랭킹에서 처음으로 톱10(9위)에 올랐다. (종전 13위)

올해 26세인 김수웅은 학생선수 시절 여러 차례 전국대회를 석권하며 ‘남자 포켓볼계 미래’로 평가받았다. 2014년에는 세계주니어포켓9볼 국내선발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구선수로서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고등학교때 아버지 반대로 포켓선수 포기→ 군입대→ 전문하사 근무. 웬만한 선수라면 이쯤해서 당구선수 길을 포기했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군 복무기간에도 근무시간외 큐가방을 들고 당구장을 찾으며 감각을 익혔다. 하지만 전문하사 전역 후에도 사정은 녹록치 않았다. 다시 4년 가량의 공백기. 그때 주위에서 손을 내밀었다. ‘스승’(이구섭 선수)은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했고, 라이리코리아 김평 대표는 숙식을 해결해주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역경을 딛고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스토리를 쓴 김수웅을 성남시 수정구 포켓볼 전용구장인 ‘풀장’에서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26세인 광주당구연맹 소속 포켓볼 선수 김수웅이다.

△먼저 정읍대회 우승 축하한다.

=처음에는 ‘해냈다. 드디어 해냈다’라고 생각했다. 공백도 있었고 2018년 군전역하고 4년 만의 우승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당구와 당구선수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셨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직업으로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다고 생각하셨다. 최근에 돌아가셨는데, 진즉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너무 아쉽고 죄송하다.

690345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최근 정읍 전국당구선수권 남자포켓10볼에서 우승한 김수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4강에서 랭킹 1위 권호준 선수를 만났는데.

=권호준(인천시체육회) 선수랑 작년 풀투어에서 만났다. 그땐 너무 터무니없이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졌다. 하지만 이번엔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저번처럼 허무하게 지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이 컸고 경기장에서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겼다.

△성인대회 첫 결승전인데 긴장은 안됐나.

=이번 대회가 성인부 첫 결승전이어서 긴장했다. 하지만 권호준 선수와 고태영(경북체육회·2위) 선수가 결승이라고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응원해줬다. 그 조언이 굉장히 도움이 됐다. 덕분에 경기도 생각한 대로 잘 풀렸다. 결승전이 끝나고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포켓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고등학교를 충북 제천에서 나왔다. 중학교 때 동네 형따라 포켓볼 치러갔는데 재밌더라. 그후 친구들을 데리고 포켓볼 치러 다녔다. 중학교 3학년 때 청주에 있던 이구섭 선수가 제천에 와서 ‘방학마다 공 한번 쳐 볼 생각 없냐?’라고 하시길래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스승님이 됐다. 이후 학기 중에는 주말에 청주로 가서 연습했고, 방학땐 청주에서 합숙하면서 전문적으로 배우게 됐다.

△당구종목 중 포켓볼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 시작했던게 포켓볼이고 고1때 주변에서 ‘나중에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니 3쿠션 쳐보라’라고 했다. 그 무렵 친한 누나인 포켓볼 전지연 선수가 ‘남아서 나랑 같이 포켓볼 치자’고 했다. 근데 지금 LPBA로 넘어갔다. (웃음) 그리고 그때 당시엔 포켓볼이 더 재밌었다. 물론 캐롬도 가끔 치지만 그래도 포켓볼이 더 재밌다.

690345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사진설명김수웅은 군전역 후 어려울 때 손을 잡아준 라이리코리아 김평 대표와 "스승" 이구섭 선수에게 고맙다고 했다.
△전지연 선수랑 각별하다고.

=중 3때 스승님(이구섭 선수)에게 포켓볼 배우러 청주로 갔는데, 그때 지연이 누나도 배우고 있었다. 그후 충북 대표로 시합도 같이 나갔다. 지연이 누나 가족분들도 어렸을 때부터 자주 뵙는데, 잘 챙겨주셨다. 그러다 보니 오누이처럼 친해졌다.

△학생선수때 성적은 어땠나.

=우승을 여러 차례했다. 2012년 ‘제8회 대한체육회장배 2012 전국당구대회’ 포켓9볼 고등부서 1위 했고, 2013년에는 ‘제4회 서천한산모시 2013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 종별 학생 당구선수권대회’ ‘인천광역시장배 초중고 학생당구선수권’ 고등부서 우승했다.

△고등부 시절 우승을 많이 했는데, 성인부에서는 성적이 저조했다. 그 이유는.

=고등학교(제천산업고) 졸업 후 계속 당구를 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지원을 끊는다고 하셨다. 여건이 안되다 보니 당구를 멀리하게 됐고, 그렇게 1~2년이 지나고 군에 입대했다.

이후 전문하사를 지원, 6개월 동안 근무했다. 전문하사 전역 후에도 공백기가 4년 정도 길어지면서 감각도 많이 떨어졌고 그 결과 성적이 저조했다.

690345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인터뷰가 진행된 경기도 성남 수정구 "풀장"(POOLZANG)은 양용준 선수가 운영하는 포켓전용구장이다. 김수웅 선수가 풀장 간판 아래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시 당구선수로 돌아올 생각을 한 계기는.

=강원도 화천서 군복무했는데, 휴가때 혼자서 가방 들고 포켓볼 구장을 계속 찾아갔다.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당구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었고 전역하고 다시 선수활동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 7월 전문하사 전역하고 선수등록했고, 곧바로 춘천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에 출전했으나, 32강서 떨어졌다.

△선수로 복귀했을 때 주위 반응은.

=전지연 누나가 굉장히 좋아했고, 스승님(이구섭 선수)께도 연락드렸을 때 언제든지 오라며 흔쾌히 도와주셨다.

△공백기 및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나.

=군 제대 후 4년의 공백기간이 있었고, 남들이 앞서간 만큼 연습량을 늘려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코로나19’ 2년 동안 평택에서 지냈다. 라이리코리아 김평 대표님 집에서 생활하면서 혼자서 많이 연습했다.

△중국대회를 출전하려고 했다던데.

=김평 대표님께서 중국 ‘차이니즈에잇볼’에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해져서 중국 입국이 어려워졌는데, 여건이 나아지면 도전해보고 싶다.

△외국 대회도 생각하고 있다고.

=그렇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일본 등 한국보다 큰 대회에 도전해보고 싶다. 예전엔 성적이 나오지 않아 명분이 부족했지만(웃음),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당하게 대표님과 상의 후 외국 포켓볼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겠다.

△친한 선수들을 꼽자면.

=고태영, 이종민(경남당구연맹·11위), 이세영(안산시체육회·22위) 양용준(성남당구연맹·14위) 이원재(성남당구연맹·23위) 선수와 가깝게 지낸다.

△당구용품은 어떤 걸 쓰는지.

=페리(라이리코리아)에서 후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대회에서 쓰는 모든 장비는 페리 장비를 쓴다.

△고마운 분들이 많다고.

=복귀했을 때 저를 믿고 지원해주신 라이리코리아 김평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정영화(서울시청·6위) 선수의 브레이크샷을 보고 많이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응원해주신 성남 풀장 동호인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대회 준비 기간에 옆에서 연습도 도와주고 나보다 더 대회에 신경 써준 여자친구 (최)은실아, 너무 고맙고 사랑해.

△이번 시즌 목표는.

=정읍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 남은 대회 꾸준히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 더불어 전국체전에선 우승하고 싶다. [김우진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