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꿈나무 14명 무럭무럭…‘전국유일’ 화원초등학교 당구부 가보니
캐롬(1쿠션)6명 포켓볼8명…지난달 29일 교내당구대회 열어
당구부 5명 선발할 땐 50명 넘게 지원, 경쟁률 ‘10:1’
추첨으로 선발…학업성적 반 평균이상 돼야
양순이 코치(당구연맹 이사) “기본기 바탕 흥미 위주 교육”
“당구계, 성인 무대에만 신경…꿈나무에게도 눈길줘야”
제2회 화원초 당구대회 캐롬 1쿠션 결승전에서 김승수(왼쪽)과 윤지호(오른쪽)이 뱅킹을 하고 있다.화원초등학교(교장 최옥규)는 전국 초등학교 중 유일하게 당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양순이 코치(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지도 아래 ‘미래’ 조명우와 조재호, 김가영을 꿈꾸는 14명이 실력을 키우고 있다.
이날 대회장에는 대한당구연맹 문승만 심판위원장이 참석했고, 경기 심판도 당구연맹 심판들이 맡았다. 또한 어린 자녀들의 경기를 보고 응원하기 위해 학부모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홍채서가 스트로크를 준비하고 있다.대회는 캐롬(1쿠션)과 포켓볼 두 종목으로 진행됐다.
6명이 출전한 캐롬(1쿠션)은 조마다 3명씩 2개 조(A조 B조), 8명이 출전한 포켓볼은 4명씩 2개 조(A조 B조)로 진행됐다. 각조 1위가 결승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에는 다소 산만해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눈빛이 달라지며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제2회 화원초 당구대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영(담임), 윤지호(캐롬 준우승), 김승수(캐롬 우승), 양순이(코치)양순이 코치는 “승수는 가장 어린 3학년인데도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꾸준히 연습하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소질이 있다”고 말했다.
양 코치는 또 “(포켓볼 우승)채서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풀이 죽었는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화원초등학교 당구부 학생들이 대한당구연맹 심판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화원초등학교 당구부는 지난 2019년 9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
당구부원은 가입희망 학생 중 추첨으로 뽑는다. 올해에는 졸업생으로 5명이 빠져 5명을 새로 뽑았는데 신청자만 50명이 넘었다. 경쟁률이 10:1을 넘을 정도다.
포켓볼 우승자 홍채서와 준우승자 손찬현이 시상식에서 김경영 담임과 양순이 코치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당구부는 가입연도별로 초급반, 중급반으로 나누어 배운다. 당구훈련은 원래 2시간20분씩 주 3회 해왔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2회(원격 및 가정교육)만 하고 있다.
[화성=최경서 MK빌리어드뉴스 기자]
대한당구연맹 문승만 위원장과 김희은, 이영화, 황연주, 박상민 심판(왼쪽부터)<화원초등학교 당구부 명단-14명>
△캐롬(6명): 이종원 윤지호 김도훈 최환영(이상 6학년) 정찬영(5학년) 김승수(3학년)
△포켓(8명): 홍채서(6학년) 황예린 장성민 나은결(이상 5학년) 김준일 홍나령 김하은 손찬현(이상 4학년)
제2회 화원초 당구대회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최환영 김도훈 나은결 김하은 정찬영 장성민(왼쪽부터)◆화원초등학교 양순이 코치 미니인터뷰
△당구부 가입은 어떻게 이뤄지나.
=학교에서 미리 공지하면 학부모가 신청한다. 이후 공지된 날짜에 지원자와 지도교사가 모여 추첨한다. 올해에는 졸업생으로 빠진 인원(5명)만 뽑았음에도 신청자가 50명이 넘었다. 이중 5명만 뽑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다. 뽑히지 못한 학생은 펑펑 울기도 했다. 당구부에 가입해도 학업 성적이 일정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대회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학업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홍채서가 스트로크를 준비하고 있다.=원래 2시간20분씩 주3회 훈련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영향으로 주2회로 줄인 대신 시스템이나 포지션 플레이 등 교육영상과 사진 등을 보내준다. 기특하게도 학생들이 먼저 스트로크 연습하는 사진 등을 보낸다. 원격수업이나 가정방문으로 지도하기도 했다. 2학기부터는 주3회 체제로 돌아가려고 한다.
△학생들 교육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일단 기본기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이들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스스로 당구에 더욱 깊숙히 파고들어가고 싶어하는 시기가 온다.
제2회 화원초 당구대회 포켓볼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당구연맹과 프로당구협회는 성인 대회에만 신경쓰는 느낌이다. 성인들이 은퇴하면 그 자리를 채우는 건 지금의 꿈나무들이다. 그럼에도 꿈나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유소년 장학금 제도나 방과 후 강사 초청 등 해줄 수 있는 게 많은데 나서지 않는다. 후원 선수 위주로 마케팅하는 데만 급급하다. 현재 제2의 조명우 강동궁 조재호를 만들 환경이 어디에 있나. 당구인이 1000만명을 넘는데 학생 선수는 얼마나 되나. 당구연맹이나 프로당구협회에서 유소년 당구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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