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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몰빵상금’의 그늘…1부투어 71명 시즌상금 ‘200만원 이하’

1부투어 출전 159명 중 44%…20명(18%)은 ‘상금 제로’
[20~21 PBA결산] ③과도한 ‘상금독식’
LPBA 더 심각…75%(80명) ‘100만원 이하’ 60%(63명) ‘상금 제로’
왕중왕전 상금 1등이 75% 독식, 2위와 10배…“이런 대회 어디있나”
선수들 “상금 격차 심각…세번째 시즌에는 조금씩 개선되길”
PBA측 “흥행과 스폰서 유치 위해 상금몰아주기 불가피”

  • 박상훈
  • 기사입력:2021.04.02 06:00:02
  • 최종수정:2021.04.02 08: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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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PBA(프로당구협회)는 1부투어, 팀리그, 월드챔피언십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상금부분에 대해서는 적잖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MK빌리어드뉴스 박상훈·이상민 기자] 3쿠션 사상 최고 우승상금(3억원)이 걸린 PBA 왕중왕전이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엔젤스)와 김세연(LPBA‧1억원) 우승으로 막을 내리며 2020-21시즌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프로당구(PBA)는 지난해 7월 SK렌터카챔피언십 이후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PBA는 ‘코로나19’로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TV와 유튜브·네이버 등 온라인 중계를 통해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시즌 당구팬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첫 선을 보인 PBA 팀리그다. 6개 팀(TS‧JDX, 웰뱅, SK, 크라운해태, 신한, 블루원)으로 출범한 팀리그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당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아울러 PBA는 ‘코로나19’에도 단 한 명 확진자 없이 대회를 안전하게 치르며 뛰어난 대회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상금부분에 대해서는 적잖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21시즌 PBA투어 결산 시리즈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①흥행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PBA ②최대 히트작 팀리그…‘확진자 제로’ 완벽 대회 운영에 이어 ③과도한 상금독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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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PBA서 활동 중인 선수들도 `상금독식` 문제를 지적했다.(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PBA선수 44.5% 상금 ‘200만원 이하’…LPBA선수 60% ‘상금 제로’

총상금 4억원, 2억5000만원….

상금규모로 전 세계 최고 3쿠션 대회라 할 만하다. 우승상금 3억원(왕중왕전)을 내건 만큼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상파TV 중계는 물론 유튜브와 네이버 등 온라인상에서도 동시접속자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두 시즌만에 거둔 성적표다. 짧은 기간이지만 PBA가 인기스포츠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나 이러한 흥행 성공 이면에는 ‘몰빵상금’ ‘로또대회’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실제로 MK빌리어뉴스가 이번 시즌 ‘PBA투어 결산’ 시리즈를 위해 접촉한 PBA-LPBA 선수 모두 ‘상금 독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금 문제는 크게 ‘몰빵’으로 대표되는 기형적 상금배분과 소수 몇몇을 제외하고 ‘턱없이 작은 상금’이다.

3월 초 왕중왕전(월드챔피언십)이 한창일 때 대회장서 만난 한 선수는 “나도 파이널에 출전하지만 총상금 4억원 중 1등이 3억원을 쓸어가는 것은 너무 심하다. 선수들이 서로 말은 안하지만, 눈치로 다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PBA는 2019년 출범 때부터 정규투어 총상금(2억5000만원)의 40%인 1억원을 1등에게 몰아줬다. 그러다보니 우승자들은 단숨에 ‘억대 상금자’가 됐다. LPBA는 총상금(4000만원)의 50%인 2000만원이 1등 몫이다.

이러한 ‘몰빵 상금’은 특히 왕중왕전에서 극심해진다.

PBA는 전체 상금(4억원)의 75%인 3억원, LPBA는 전체 상금 1억5000만원의 66.6%인 1억원이 우승자 몫이다. 남자 준우승 상금은 3000만원으로 우승상금의 1/10에 불과하며 금액으로는 무려 2억7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1등 외에는 2등마저 전혀 존재감이 없다.

PBA측은 억대상금이라는 상징성과 흥행을 위해 ‘상금 몰아주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협소한 당구시장과 신생 스포츠의 한계를 감안하면 어느정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몰빵 상금’제로 인해 반대편에는 당연하게도 상금 절대빈곤층이 자리잡고 있다.

총 5개 정규투어가 열린 이번시즌(20-21)에 1회 이상 참가한 선수는 PBA 159명, LPBA 106명이다. (와일드카드 포함)

이 가운데 PBA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71명(44.5%)의 시즌 총상금이 200만원 이하다. (200만원 16명, 150만원 9명, 100만원 17명 등)

특히 한푼도 못받은 ‘제로 상금’선수가 29명으로 전체의 18%나 된다.

LPBA는 더 극심하다.

지난해 출전선수 75.4%인 80명이 ‘100만원 이하’ 상금을 받았고, 이 가운데 63명(전체의 60%)은 손에 한푼도 쥐지 못했다.

왕중왕전은 한 시즌을 결산하는 최고 무대인 만큼 소수 정예만 참가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의 경우 5개 정규투어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32명(PBA)과 16명(LPBA)만이 출전티켓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왕중왕전 출전 상금 커트라인은 얼마나 될까.

PBA가 650만원(32강 상금), LPBA가 250만원(16강 상금)이다. 최고 선수가 참여하는 최고 무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취재 응한 선수 10여명 “몰빵상금 문제”지적, 드림투어 선수 “1부투어가 목표인데, 상금보니 허탈”

MK빌리어드뉴스는 상금 문제와 관련 남녀 프로당구선수 10여명의 의견을 들었다. 취재에 응한 선수들은 아직 PBA가 2개 시즌만 치른 초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상금 독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몇몇 선수들은 이미 당구선수협의회(회장 임정완)와 선수위원회(위원장 황득희)에 상금 문제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부투어 선수 A는 “(1부투어) 출전선수가 128명인데 상금의 40%를 1등이 가져가고, 출전선수가 32명인 왕중왕전 상금 75%를 1등이 챙긴다”며 “세계 어디에 이런 스포츠가 있느냐. 이는 정상적인 대회라기보다는 ‘모 아니면 도’식의 로또나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1부투어 선수 B는 “한 시즌 뛰었는데 상금이 200만원도 안되더라. 초기라 흥행을 위해 상금몰아주기가 불가피하다고 해도, 솔직히 소수 몇 명을 위해 들러리 선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회마다 최소한 ‘기본 상금’이 책정돼 선수들이 경비 부담 없이 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는 1부투어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드림투어 선수들에게도 비슷하다.

드림투어 선수 C는 “PBA가 처음 출범했을 때 ‘직업인으로서 떳떳한 당구선수’가 모토였는데 우승자를 제외하고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쯤 그게 가능할지 조차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림투어 선수 D는 “드림투어나 챌린지투어 선수들은 1부투어 입성이 목표다. 그런데 1부투어 선수 상금을 보면 힘이 빠지고 허탈하다”고 말했다.

물론 프로당구 선수들도 이제 2 시즌만 치른 PBA의 어려운 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럼에도 곧 시작할 세 번째 시즌(21-22)부터는 조금씩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1부투어 상위권 선수 E는 “PBA가 척박한 당구환경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당구에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다만 현 상금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는 만큼 한 발짝씩 고쳐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LPBA 선수 F는 “LPBA는 대회 첫날 PQ라운드와 64강, 이틀째 32강을 통과해서 16강에 올라가야 겨우 상금 75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16강에 올라가더라도 숙박비, 식비 등 대회경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LPBA 선수 G는 “PBA 출범때부터 상금문제를 알고 있었고, 당장 해결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세 번째 시즌을 맞는 만큼 선수들에게 3년차, 5년차 계획 등 청사진을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완 당구선수협의회 회장은 “상금배분과 관련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고, PBA측에 끊임없이 선수들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개선 방향에 관해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 스폰서 유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투어가 있어야 선수도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제 두 시즌을 마친 만큼 앞으로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BA “스폰서 유치와 흥행 위한 선택…프로스포츠서 상금 나눠주기 의미있나?”

3월 초 ‘왕중왕전’을 마친 PBA는 다음 시즌(21-22)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7월 중 세 번째 시즌 개막전을 열고, ‘코로나19’로 유동적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20-21)보다는 더 많은 정규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1시즌 최대 히트작인 팀리그 관련해서도 현재 7개 팀에서 추가적인 팀 창단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시즌 상금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PBA 장재홍 사무국장은 “‘프로당구투어’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출범 당시에도 그렇고 이번 시즌 개막 전에도 내부에서 상금 ‘몰아주기’ 방식과 ‘나눠주기’ 방식을 놓고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해진 예산 안에서 ‘프로 스포츠’로서의 파급력, 흥행, 스폰서 유치 등을 고려해 상금 배분을 결정했다. 상금 3억원, 1억원이 주는 상징성이 있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사전에 공지한 내용이다. 또 프로 스포츠는 경쟁 무대다. 과연 상금 나눠주기 방식이 프로에서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장 국장은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가 당초 계획보다 줄었고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다음 시즌에는 8개 이상 정규투어 개최, 프로당구팀 추가 창단 등 PBA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구계 관계자는 “PBA와 LPBA 선수 600여명은 대한당구연맹으로 돌아가는 길도 막혀, PBA서 승부를 내야한다. 또한 프로인 만큼 성적으로 평가받는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절대적으로 작은 파이를 놓고 선수들끼리 경쟁해서 나눠가지라는 건 무리”라면서 “PBA가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리즈 끝> [hoonp777@mkbn.co.kr] [imfactor@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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