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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정중앙배 우승 이충복 “당구인생 제2의 터닝포인트 맞아”

양구 국토정중앙배에서 3년1개월만에 전국대회 정상
2017년 당구선수에 대한 회의감…사실상 은퇴
지난해 6월 개인방송하며 팬들과 소통…다시 동기부여
훌륭한 제자들 장점 한마디씩? “(조)건휘는 배우는게 빨라”
“(이)미래는 목표의식 뚜렷, (이)범열이는 소처럼 우직, 하하”

  • 기사입력:2020.07.05 08:00:02
  • 최종수정:2020.07.05 08: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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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이충복이 지난 6월 28일 막을 내린 국토정중앙배 대회서 우승, 3년 1개월만의 전국대회 정상에 섰다. 그간 이충복은 선수에 대한 회의감으로 "은퇴 아닌 은퇴"를 했다가 당구 팬들과 소통을 나누며 다시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한다. 이충복이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서초구 "캐롬토크"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인터뷰 기념촬영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3년 전부터 당구선수로서 동기부여를 잃어 선수생활에 집중하지 못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국대회 우승은 당구인생 제2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충복(47·시흥시체육회·국내6위)은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03년 데뷔 후 2010년 대한체육회장배, 2011년 아시아 3쿠션선수권, 2016년 LGU+컵, 2017년 인제오미자배 등 국내 및 국제대회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3년 전 당구선수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은퇴 아닌 은퇴’를 했다.

하지만 이충복은 지난해 6월 ‘당구 개인방송’을 시작하며 당구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지난 6월 28일 막을 내린 양구 국토정중앙배에서 김행직(전남·3위)을 꺾고 2017년 5월 인제오미자배 이후 3년1개월만의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여운이 남아있는 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이충복의 캐롬토크’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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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03년 선수데뷔한 이충복은 17년 차 당구생활하며 자신이 하고싶은 당구를 하기 쉽지않아 3년 전부터 선수생활 고민에 빠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이충복.
▲3년1개월만의 전국대회 우승이다. 축하도 많이 받았겠다.

=그렇다. 국토정중앙배 끝난 후 지인 만나러 목포 해남 부산 김해 등 전국 곳곳을 다녀왔다. 전국대회 우승 축하 자리도 겸했고 당구 팬들도 많이 만나 당구도 치는 등 시간을 보내고 왔다.

▲전국에 팬들이 많나보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팬들과 끊임없이 연락하며 지낸다. 그만큼 팬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등 굉장히 고마운 분들이다. 이분들 덕에 다시 당구를 재밌게 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당구가 다시 재밌어졌다면.

=지난 2003년 서울당구연맹서 데뷔해 올해로 17년차 당구선수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선수에 대한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기량이 떨어지거나 당구에 대한 열정을 잃은 게 아니다. 오랜 선수생활로 많은 당구계 사람을 만나봤다. 그런데 조금 지치더라. 어느 스포츠 종목에서도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국내 당구계는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사실 당구선수들이 대회 출전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여전히 힘들지 않나. 그렇다보니 당구 외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많았고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이 됐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후원사들과의 관계, 또 국내 당구계도 존재하는 학연, 지연, 혈연 그런 문제들이 그랬다.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다보니 내가 하고싶은 당구보다는 남을 위해 당구치는 시간이 많았다. 결국 3년 전부터 지쳐가기 시작했다.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나.

=그렇다. 선수 은퇴까지는 아니지만 2017년부터는 사실상 은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대회에 집중하지 못했다. 당구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가 3쿠션월드컵이지 않나. 그런 3쿠션월드컵을 2017년 10월 프랑스 라불월드컵부터 외국에서 열리는 3쿠션월드컵은 안 나갔다. 사실상 당구선수 생활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과도 같았다. 국내서 열리는 전국대회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2018년 4월 국내랭킹이 69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선수생활 중 가장 큰 슬럼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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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당구 개인방송"을 통해 이충복은 선수로서 동기부여와 당구선수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당구지식 전달을 선호하는 그는 제자로 조건휘 이미래 이범열을 두고 있다. 서울 서초구 캐롬토크에서 연습에 매진 중인 이범열과 인터뷰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충복.
▲그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

=기량이 떨어진 것이라면 연습을 통해 회복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심리적·정신적인 슬럼프를 겪었다. 그렇다보니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당구를 재밌게 치는 사람이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재밌게 당구칠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이충복캐롬토크’에 방송스튜디오를 만들고 개인방송 ‘캐톡방송’을 시작하면서 재밌게 당구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당구방송이 재미를 찾아준 것인가.

=전에 빌리어즈TV에서 ‘이충복의 난구풀이’ 등 당구레슨 방송을 해본 적 있다. 그때 기억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TV방송은 실시간 소통이 되지 않지만 유튜브 개인방송은 팬들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그렇게 당구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며 당구팬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실시간으로 듣고 답해주고, 또 당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선수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당구선수로서의 가치라면.

=평소에도 당구 경기 이야기를 나누며 알고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방송하기 전까지는 선수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이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구팬들은 당구선수의 지식을 듣고 나누며 배우는 걸 원하고 이를 고마워하시더라. 그러면서 ‘아 당구선수 이충복도 아직 팬들에게 가치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인연이 이어지며 많은 당구팬을 알게됐고 방송을 위해 연습하고 그러면서 다시 당구의 재미를 찾았다. 지금도 끊임없이 어떻게 당구레슨 할까, 또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선수생활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

▲당구선수 중에 제자들이 많은데.

=맞다. 하하. 조건휘(PBA) 이미래(LPBA) 이범열(경기당구연맹)이 제자들이다. 이들은 길게는 10년 넘게 나에게 당구를 배웠다. 내가 성격이 솔직한 편이고 당구에 대한 고집이 남다르다. 따라서 내가 주문하는 걸 연습하며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묵묵히 잘 따라와줘 기특하다.

▲‘사부’로서 제자들의 장점을 꼽는다면.

=다들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훌륭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조)건휘는 습득력과 적응력이 굉장히 빠르다. 가르쳐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빨라 배운 다음 경기에 바로 사용한다.

(이)미래는 목표의식이 굉장히 뚜렷하다. 겉으로는 강직해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구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목표의식이 무척 진지하고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이)범열이는 최근 군에서 전역해 다시한번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서울 서초동 캐롬토크)에 매일 나와 연습하고 있다. 나는 당구를 가르치면 기초만 2~3년 훈련시킨다. 그런 훈련을 범열이는 묵묵히 받아낸다. 어찌보면 ‘소’ 같은 우직함을 갖췄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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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3년 1개월만의 전국대회 우승은 이충복에게 당구인생 "제2의 터닝포인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충복은 당구의 재미를 찾음과 동시에 공격적인 그만의 당구스타일도 찾으며 다시한번 선수로 활약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6월 26일 국토정중앙배 남자3쿠션 준우승 김행직과 우승 이충복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번 전국대회는 3년1개월만의 우승(2017년 5월 인제오미자배 이후)이다. 감회도 남다를텐데.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대회를 치렀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당구인생 ‘제2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제2의 터닝포인트란.

=우선 잃었던 나의 당구 스타일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또한 당구에 대한 재미를 다시 찾아 우승까지 일궈내 또다른 ‘당구선수 이충복’으로 활동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어서 그렇다. 이번 전국대회부터 공격제한시간이 30초로 줄어들고 8강부터는 50점제로 경기하지 않았나. 당구에 대한 재미를 되찾아 연습도 꾸준히 해왔고 또 바뀐 규정 덕에 예전 나의 당구스타일을 다시 찾게 돼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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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공교롭게도 양구 국토정중앙배 결승전은 같은 "루츠케이"를 쓰고 있는 이충복과 김행직의 맞대결이었다. 이충복은 지난해 1월부터 TPOK의 "루츠케이 12검" 큐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의 큐 가방 역시 TPOK제품이다.
▲원래 당구스타일이라면.

=앞서 말했듯 나는 당구를 재밌게 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경기 중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시도한다. 화끈한 공격을 하는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회 성적에 신경쓰다 보니 경기 중에도 고민과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 공격제한시간이 줄고 점수도 50점으로 늘어나 고민하지 않고 화끈하게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차명종(경기·11위)과의 32강전은 15이닝만에 40:23으로 승리했다. (차)명종이도 경기를 무척 잘했지만 경기에 몰입하다보니 결과가 굉장히 좋았다. 끝나고 나서도 ‘참 재밌는 경기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큐는 어떤 제품을 쓰고 있나.

=지난해 1월부터 TPOK의 ‘루츠케이(ROOTS K) 12검’ 큐를 사용하고 있다. 공을 쳤을 때 타격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큐를 원하는데 이 큐는 전해지는 타격감과 안정감이 좋아 나와 잘맞는다. 공교롭게 결승전 상대도 같은 ‘루츠케이’ 큐를 쓰는 김행직이었다. 큐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 큐를 비롯한 외국 큐를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결승은 국내 큐를 쓰는 선수끼리 만났다. 이제는 국내 큐에 대한 편견도 없어졌고 성능에 대한 방증도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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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충복은 당구선수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당구 팬들에게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캐롬토크 내 설치된 국토정중앙배 우승기념 현수막 앞에서 이충복이 인터뷰 사진촬영하고 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언제까지 당구선수 활동을 할 지 모르지만 당구팬들에게 ‘열심히 사는 선수였다’는 평가를 받고싶다. 당구든 삶이든 모두 열심히 하는 그런 ‘이충복’이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만큼 당구대회와 지금 하고있는 당구장 운영, 개인방송 등 모든 면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어느덧 나이가 50대 가까워지며 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더러 있더라. 하하. 그들에게도 앞으로 10년 동안 최고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겠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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