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훈·김기혁…PBA 1부투어 승격 15명, 그들은 누구?
[드림투어→PBA1부투어 직행 15명] (상)역대 우승자 5명
3회우승 ‘드림투어 최강’ 선지훈…2회 우승 ‘넘버2’ 김기혁
당구선수 활동중단 후 PBA통해 재도전…최고 무대 진출
‘노장의 힘’ 박정민·이재근 극적 우승으로 1부투어行
2014년 선수 데뷔 윤균호 ‘무관의 한’ 풀고 ‘초대 챔프’
7개월간의 치열한 드림투어의 한 시즌 결과, 15명의 1부투어 승격진출자들이 결정됐다. 사진 맨 윗줄 왼쪽부터 선지훈 김기혁 박정민 이재근 윤균호, 가운데 줄 왼쪽부터 박흥식 정재권 정재석 김군호 김해용, 마지막 줄 왼쪽부터 김철민 함명수 김시형 이상용 김광진. 드림투어 종료와 함께 다음 시즌(2020~21) 1부투어에 진출할 15명도 확정됐다. 지난해 7월 1차전 이후 8차전(2월)까지 7개월의 치열한 경쟁 끝에 나온 결과다.
그 주인공은 드림투어 랭킹1위 선지훈(27) 김기혁(38‧2위) 박정민(54‧3위) 이재근(60‧4위) 윤균호(41‧5위) 박흥식(51·6위) 정재권(43·7위) 정재석(47·8위) 김군호(41·9위) 김해용(41·10위) 김철민(68·11위) 함명수(57·12위) 김시형(46·공동13위) 이상용(39·공동13위) 김광진(41·15위)이다.
이 가운데 3회 우승 ‘드림투어 최강’ 선지훈은 일찌감치 1부투어 직행을 확정했고, 2~9위는 7차전 종료때 1부투어 티켓을 확보했다. 나머지 6장의 티켓은 8차전에서야 주인공이 정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이재근은 7차전까지 65위에 머물다 8차전 결승에 진출하며 극적으로 1부투어 티켓을 따냈다. 홀가분해진 이재근은 결국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15위 김광진(랭킹포인트 3550점)은 불과 50점차로 박춘우(16위‧3500점)를 제치고 1부투어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극적으로 1부투어 티켓을 따낸 15명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먼저 (상)편은 1~5위를 차지한 드림투어 역대 우승자들이다.
드림투어의 `2대양강` 선지훈과 김기혁은 각각 한 시즌 동안 3차례, 2차례 동안 우승하는 절정의 기량으로 1부투어 승격을 확정지었다. 이번 시즌 드림투어 최강은 무려 3번이나 우승컵을 든 선지훈이다. 선지훈은 3차전 결승에서 ‘초대챔프’ 윤균호를 물리치고 드림투어에서 첫 우승했다. 이어 5차전에선 김해용을, 6차전에선 김철민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선지훈은 드림투어 상금도 3175만원으로 단연 1위였다. 1부투어서도 13위에 들 정도로 많은 상금이다. 이를 두고 일부 당구팬들 사이에서는 “(선지훈은) 굳이 1부투어에 올라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993년생인 선지훈은 ‘당구사관학교’ 수원 매탄고 출신이다. ‘월드클래스’들인 조명우(22)가 5년 후배이고, 김행직(28)이 1년 선배다. 고교 졸업 후 수원연맹 소속으로 1년 가량 선수로 활동하다 당구선수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잠시 방황하다 군입대했다. 하지만 군제대 후 실력을 쌓아 다시 당구선수에 복귀했고, PBA출범 이후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트라이아웃 벽을 넘지 못해 드림투어에서 활동했고, 절치부심 끝에 드림투어 1위로 1부투어 티켓을 거머쥐었다.
선지훈은 “트라이아웃서 탈락한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며 “3차전 우승하고 1부투어 승격에 가까워져 남은 대회를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됐고, 이러한 점이 3번씩이나 우승한 비결이 된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부투어에 진출하게돼 설레지만 드림투어 1위로 올라온 만큼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연습에 정진해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위는 선지훈에게 내줬지만 드림투어 ‘최초 2회 우승’은 김기혁이다. 김기혁은 2차전과 4차전을 석권했다.
김기혁도 PBA 출범과 함께 다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김기혁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대전연맹 소속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생계로 인해 선수활동은 접고 당구클럽 운영에 전념했다. 그러다 PBA가 출범하자 다시 큐를 들었다.
상금도 2230만원 랭킹 2위. 특히 김기혁은 8차례 드림투어 동안 애버리지 1.484로 전체 1위를 기록,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다.
김기혁은 “시즌 전 목표인 1부투어 승격을 이뤄 기쁘다”며 “8차전 때 4강에 오르며 내친 김에 랭킹1위도 노렸지만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만족하고 얻은 게 많은 시즌”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기복있는 플레이가 단점임을 알았다”며 “아울러 당구에 대한 자세가 한결 진지해졌다. 그런 마음으로 (1부투어) 4강과 파이널무대 진출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7차전 우승자 박정민과 8차전 우승 이재근 그리고 초대챔프 윤균호는 모두 선수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국 규모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부투어 승격도 확정, 잊지못할 한 시즌을 보냈다. 선지훈과 김기혁 외 드림투어에서는 3명의 우승자가 배출됐다. ‘7차우승’ 박정민과 ‘최종 8차전 우승’ 이재근 그리고 ‘초대챔프’ 윤균호다.
7차전 우승으로 42위에서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1부투어 승격’을 확정한 박정민은 2003년 서울연맹 소속으로 데뷔한 18년차 당구선수다.
당구선수 생활을 오래했지만 전국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진 못했다. 게다가 적잖은 당구선수가 그러하듯 당구선수에 전념하기 어려워 2011~15년에는 전국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그러던 차 박정민은 PBA출범 소식을 듣고 프로무대에 도전, 7번째 드림투어에서 정상에 오르며 1부투어 티켓을 땄다.
박정민은 “7차전서 부담을 딛고 우승과 1부투어 승격을 확정해 만족스러웠다”며 “1부투어에는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지만 ‘도전자 마음’으로 더욱 노력해 좋은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종 8차전 우승으로 극적으로 1부투어에 합류한 이재근도 드림투어를 통해 ‘무관의 한’을 풀었다. 결승서 정재권을 꺾고 우승컵을 든 이재근은 1960년생 ‘만60세’로 1부투어와 드림투어 통틀어 PBA최연장자 우승기록도 세웠다. 마지막대회서 65위인 랭킹을 4위로 끌어올리며 당당히 1부투어에 진출했다.
1993년 부산연맹 소속으로 선수데뷔한 이재근은 ‘27년 차’ 당구선수다. 2003년 한국당구최강자전 3위, 2004년 SBS왕중왕전 3위에 오르는 등 한때 전성기를 누렸지만 전국대회 우승경력은 없었다.
이재근은 “이번 시즌은 당구인생 최고의 한 해”라며 “당구인의 오랜 꿈인 프로출범 소식에 고민없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당구의 재미를 다시 찾은 느낌”이라며 “1부투어라는 최고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다음시즌도 최고의 한해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림투어 초대챔프 윤균호도 드림투어에서 당구선수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동호인으로 활동하던 윤균호는 2014년 서울연맹 소속으로 선수활동을 시작했다.
전국대회 최고성적은 2018년 대한체육회장배 16강으로 그 동안 우승트로피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던 윤균호는 PBA드림투어 첫 대회서 박흥식을 꺾고 감격적인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렷다. 이후에도 윤균호는 3차전 준우승 등 꾸준한 성적을 바탕으로 최종순위 5위에 랭크, 다음시즌 1부투어에 올랐다.
윤균호는 “사실 첫대회 우승 후 우승이 없어 1부투어 승격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1부투어 선수들이 실력이 좋지만 기죽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dabinnett@mkbn.co.kr]
2019-20시즌 드림투어 랭킹 TOP 15.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