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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에서 1년만에 PBA스타로...김남수의 `당구인생역전`

동호인 활동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PBA 1부투어 선수로
팀리그 전체 승률1위…TS·JDX히어로즈 단독1위 ‘키맨’
팀리그 합류에 “스타플레이어도 아닌데 깜짝, 열심히 하는 수밖에”
당구열정 되살아나 “처음 당구 칠때처럼 누우면 천장에 당구대가”
필리포스·모랄레스와 벤치타임…숏, 롱, 하이, 미들이면 OK
고 이상천 선수 존경…레펜스 쿠드롱 서현민 선수에 반해

  • 기사입력:2020.11.15 11:39:34
  • 최종수정:2020.11.15 13: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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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남수(TS·JDX히어로즈) 선수가 경기도 구리 캐롬박스에서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박상훈 기자] 동호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PBA1부투어 선수가 되고, 다시 당구선수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연봉받는 프로당구팀 선수’가 되다. 또한 팀리그 전체 승률1위로 팀이 단독1위하는데 ‘키맨’ 역할하는 선수. 이 모든게 불과 1년만의 일이다.

주인공은 PBA 선수 김남수(40·TSJDX히어로즈)다. 이 정도면 당구선수로서 인생역전이라 할만하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동호인이었던 그는 지난해 마감직전 접수한 ‘PBA선발전’을 통과하며 화려한 ‘당구인생 2막’을 열었다.

단숨에 1부투어 티켓을 따냈고 쟁쟁한 선수들과 겨룬 첫 시즌에서 최종 18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모든 PBA선수들이 희망하는 팀리그에 입성, 전체선수 승률1위를 기록하며 소속팀인 TS·JDX의 단독1위(32점.8승8무4패) 질주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준수한 외모로 ‘당구계 꽃미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김남수는 팀리그 이후 당구에 대한 열정이 전보다 더욱 커졌다며 “처음 당구를 치며 즐거웠던 초등학생때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웃었다.

12일 김남수가 운영하는 경기도 구리 캐롬박스(대대테이블 10대)에서 약 2시간 가량 그의 당구얘기를 들어봤다. 당구장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제법 많은 동호인들이 당구를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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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순수 동호인` 출신에서 `PBA스타`로 인생 역전을 이뤄낸 김남수가 인터뷰 후 큐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팀리그를 마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팀리그 기간엔 구장 일에 신경을 못썼기 때문에 요즘엔 눈만 뜨면 구장에 나와 일일이 챙기며 연습도 한다.

▲당구는 언제 시작했나.

=어릴 때 아버지가 구리에서 당구장을 하셨다.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 당구를 쳤는데, 큐를 잡은지 한달만에 4구 200점을 쳤다. 처음 칠 때는 재미도 있고 열심히 쳤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청소년이 당구장을 다닐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어른들 눈을 피해 손님이 없는 시간에 쳤다. 고등학생 때 500점까지 쳤는데 그 뒤로 20대 중반까지 당구를 안쳤다.

▲무슨일이 있었기에.

=나에게 당구는 단순한 취미이자 친구들과 즐기는 놀이였다. 당구를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생각도 안했다. 부모님도 당구 치는걸 반대하진 않았지만 좋아하시지도 않았다. 또 8살부터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해서 당구보다 태권도에 집중했다. 19살에 다리 부상으로 태권도 선수를 그만두고 이후 학업, 군대,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운동 자체를 내려놨다.

▲동호인으로 꽤 오랫동안 활동했는데.

=그렇다. 다시 큐를 잡게 됐고 3쿠션과 대대를 접하면서 동호인으로 11년 가량 활동했다. 동호인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했다. 경기도민체전에 남양주 소속으로 3년 동안 나가면서 입상도 두번 했다. 그때도 어디까지나 취미였고, 남양주에 있는 식품유통회사에서 영업직으로 9년간 일했다. 말단사원으로 들어가 회사가 성장하면서 승진도 빨랐다.

▲당구선수를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나.

=아니다. 회사가 남양주에서 평택으로 이전했는데, 구리에서 평택까지 2년 동안 출퇴근하다보니 너무 힘들더라. 특히 출근시간에 차가 막히면 3시간씩 걸려 새벽 4시에 출근했다. 그러려면 늦어도 밤 10시에는 자야하는데 개인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퇴근 후 친구들을 만나도 다음날 출근때문에 밤 8~9시에는 집에 들어가야 했다. 맑은 정신이 아니니 운전하면서도 겁이났다. 또 거래처들은 서울동북부에 있어 평택으로 이사갈 상황도 못됐다. 어쩔 수없이 그만뒀다.

▲퇴사 후에는.

=동호인 때 인연으로 SM빌리어드 신동혁 대표님이 운영하는 당구재료상 일을 1년 정도 도왔다. 그러다 ‘당구장 해볼까?’라는 생각에 큰 계획없이 차렸다. 그때가 2018년 12월이다.

▲그때까지도 당구선수에 대한 꿈은 전혀 없었나.

=그렇다.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우연히 PBA선발전을 알게 됐고 ‘PBA오픈챌린지’도 고민하다가 마감 직전에 접수했다. (김남수는 2019년 4월 동호인이 대상인 PBA오픈챌린지(222명 지원 32명 선발)를 패스했고, 곧이어 PBA선발전(317명 출전 48명 선발)도 통과, 1부투어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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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남수가 사진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남수는 이번 시즌 남은 경기 승리를 다짐하며 "독한 마음을 먹고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프로로 데뷔한 지난 시즌(19-20) PBA투어 최종 18위를 기록했는데.

=동호인 출신이 18위면 누가 봐도 못한 성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만족했다. 사실 중간만 해도 잘한 거라고 생각했다. 뛰어난 선수들도 경기 운이 따라주지 않아 성적이 낮은 경우도 있지 않나. 18위면 200%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다. (김남수는 지난 시즌 4강1회, 32강2회 등을 기록했다)

▲불과 1년만에 인생역전이라 할 만큼의 변화가 있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TV에도 나오고 프로선수가 되니 부모님이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신다.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들뜨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있다. 팀리그 끝나고 선수들과 다같이 식사하러 간 식당에서 사장님이 알아보시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시는데, 이런 부분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익숙해질 것 같다.

▲사용하는 큐나 당구용품은.

=큐는 후원 업체인 SM당구재료에서 만들어준 ‘Made 스네이크 8검’ 모델을 사용 중이다. 아직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아니고 내년 1월에 판매 예정이라고 한다. 초크나 장갑은 가리지 않고 기성 제품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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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남수가 PBA팀리그 3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준수한 외모로 `꽃미남 김남수`라는 별명도 붙었다.
▲‘꽃미남 김남수’라는 응원 문구도 있던데.

=솔직히 잘생긴건 아닌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 하하. ‘꽃미남 김남수’는 TS·JDX팀에서 지어주셨다. 솔직히 그 별명은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다. 당구선수니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경기 중에 캐스터가 ‘승리의 키맨’이라고 소개해준 적이 있는데 그 별명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 열심히 하다 보면 실력과 관련된 별명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얼굴은 모르겠지만 머리숱은 많다. 농담처럼 머리숱 때문에 샴푸회사인 TS팀에 뽑힌 게 아니냐는 얘기도 듣는다.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태권도나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 팔에 무리가 가서 그만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걷기운동을 주로 한다. 안 그래도 팀원들이 다이어트하라고 해서 먹는 양을 줄이고 있다. (이)미래도 그렇고 (김)병호 형도 배가 나와 보인다고 살을 빼라고 한다. 프로선수로서 비치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노력 중이다.

▲팀리그 합류 과정은 어땠나.

=팀리그가 출범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스타플레이어도 아니고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것도 아니어서 내겐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합류 제의를 받고 깜짝 놀랐다. 당시 이미래, 정경섭, 필리포스, 모랄레스가 먼저 합류해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TS대표님께서 날 뽑으셨다고 하더라. 더 열심히 해서 성적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팀리그 경기때와 달리 머리스타일이 달라졌다.

=조금 더 어려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잘랐다. 하하. 농담이고 여러 이유가 있다. 팀리그 4라운드 끝나고 쉬면서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지인이 경기 중에 ‘김남수 머리 손질하는 시간이 김가영보다 더 오래 걸렸겠다’라는 댓글을 봤다고 하더라.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실제로는 파마머리라 만지는 데 5분도 안걸린다. 그러잖아도 엎드려서 스트로크 자세를 취할때 앞머리가 시야를 가려 자를까 생각 중이었는데 겸사겸사해서 잘랐다. 또 남은 경기를 독한 마음으로 잘해보자는 심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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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남수가 소속팀 TS·JDX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남수는 팀리그 전체선수 승률1위를 기록하며 TS·JDX의 단독1위(32점.8승8무4패) 질주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팀리그 훈련이 궁금하다.

=준비기간에는 팀원들 구장을 번갈아 방문해 연습한다. 아직 (이)미래 선수 구장만 못가봤다. 팀리그 기간에는 경기장 근처 지인 구장에서 다 같이 연습한다.

▲외국인 선수인 필리포스, 모랄레스와의 소통은 불편함이 없나.

=필리포스와 모랄레스도 영어 수준이 한국인 선수들과 비슷하더라. 하하. 일상적인 대화할 때는 손짓, 발짓과 간단한 영어 단어로 소통한다. 특히 모랄레스는 같이 경기한 시간이 쌓여서 이제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 팀 전략을 짜거나 깊은 대화를 나눌 때 조금 불편한 정도다. 그렇다고 전문 통역사를 부를 수는 없어서 정말 말이 안 통할 땐 번역기를 사용한다. 또 (이)미래가 중간에서 통역사 아닌 통역사 역할도 한다.

▲벤치 타임때는 어떤가?

=오히려 벤치 타임 때는 불편함이 없다. 시간도 얼마 없고 간단하게 숏, 롱, 레드볼, 화이트볼, 하이, 미들 이런 식으로만 이야기해도 잘 알아듣는다.

▲TS·JDX가 팀리그 2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달리다 3라운드에서 웰뱅피닉스에 첫 패배를 당했다. 당시 팀 분위기는.

=2라운드 끝나고 조심스럽게 팀원들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언젠가 질 텐데 우리가 졌을 때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늘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졌을 때 크게 상심하거나 자책하지 말자고 했다. 그래서 3라운드에서 처음 졌을 때도 팀 분위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3라운드부터는 뒤늦게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도 합류했다.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3라운드는 필리포스와 팀원들이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적응기간이라고 생각했다. 워낙 실력이 출중한 선수라 일단 팀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었다. 경기할 때 내가 필리포스 옆에 앉아있을 때가 많더라. 우리 팀은 다 같이 일어나서 응원하고, 서로 목소리를 더 크게 내서 응원하는 분위기다. 필리포스가 혼자 앉아있을 때 같이 일어나서 응원하자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 이 친구가 아직 팀리그 분위기에 적응이 덜 돼서 앉아있다는 건 우리 팀원들은 잘 알지만, 방송으로 보시는 분들이 오해할까 봐 말도 더 많이 걸고 같이 응원하자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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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남수는 팀리그에서 66.7%(18승9패) 승률로 모랄레스, 차유람과 승률 공동1위를 달리고 있다. 김남수는 "끝까지 승률 1위를 지키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평소 좋아하는 당구선수가 있다면.

=고 이상천 선수를 오래전부터 존경해왔고 선수로서 본받고 싶다. 최근에는 에디 레펜스, 프레드릭 쿠드롱, 서현민 선수에게 반했다. 경기장 안은 물론 밖에서도 훌륭한 인격을 가진 선수라는 게 느껴진다. 특히 레펜스는 누구를 만나도 항상 머리를 숙여서 인사하더라.

▲팀리그 경기 중 쿠드롱을 상대로 승리했을 때 기분은 어땠나. (김남수는 팀이 첫 패배를 당한 3라운드(10월 21일) 웰뱅피닉스와의 경기에서 쿠드롱에게 15:12(11이닝)로 승리했다)

=나는 잃을 게 없어 큰 부담은 없었다. 당연히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져도 본전이고 이기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너무 허무하게 지지는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실력이야 쿠드롱이 훨씬 뛰어나지 않나. 그날 경기 운도 좋았고 짧은 게임이다 보니 변수가 많아서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런 점이 PBA가 흥행하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팀리그 선수 중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데. (김남수는 팀리그에서 66.7%(18승9패) 승률로 모랄레스, 차유람과 승률 공동1위를 달리고 있다)

=복식이 많았고 팀원들에게 은근히 묻어간 경기가 많았다. 같이 복식에 나간 선수들 마음을 편하게 해준 덕분 아닌가 싶다. 나와 함께 치면 다들 날아다니더라. 하하. 끝까지 승률 1위를 지키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PBA투어와 팀리그까지 두 달 정도 시간이 있는데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12월 말에 PBA투어(3차)가 먼저 있으니 같은 팀 경섭, 병호 형과 만나서 준비하려고 한다. 평소 자세가 낮고 보폭이 넓었는데, 보폭은 좁아지고 자세가 살짝 높아져서 팔 동작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자세를 보완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을 예정이다. 개인전 연습은 혼자 하는 것도 중요한데 서바이벌이다 보니 선수끼리 같이 연습하는 게 제일 좋더라.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팀리그는 물론 PBA투어에서도 우승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쿠드롱처럼 개인투어 2회 우승도 노려보고 싶다. ‘동호인 출신으로 이 정도 했으면 잘한 거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갈수록 욕심이 난다. 최근 팀리그를 뛰면서 당구에 대한 열정이 더 커졌다. 당구를 처음 접하고 재미있게 쳤던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누워서 천장을 보면 당구대가 그려질 정도다. 나중에 선수를 은퇴하게 되면 팀리그 코치, 감독도 해보고 싶다. 죽을 때까지 당구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hoonp77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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