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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화원초등학교 당구부 “제2 조재호‧조명우 꿈꾼다”

캐롬 5명‧포켓볼 5명…지난해 정식 당구부 출범
창의적체험활동→방과후학교 거쳐 당구부 선수 등록
당구연맹 양순이 이사가 코치, 이향주 LPBA선수가 강사
주3회 2시간20분씩 당구교육…최근 자체 대회도
최옥규 교장 “당구부 학교는 처음, 학생들 실력에 놀라”

  • 기사입력:2020.11.11 12:26:06
  • 최종수정:2020.11.11 13: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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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당구부가 있는 화원초등학교. 여기에는 제2의 조재호‧조명우를 꿈꾸는 "당구 꿈나무" 13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5일 "화원초등학교 교장배 당구대회" 시상식 후 당구부 학생들이 감독 김경영 교사(가운데) 양순이 코치(왼쪽 첫 번째), 이향주 강사(오른쪽 첫 번째)와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국장)
[화성=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화성 화원초등학교(교장 최옥규)를 찾았을 때 교내는 한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한적 등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구부실이 있는 5층이 가까워지자 당구공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날은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당구부가 있는 화원초등학교 자체 당구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정상적으로 못열리자, 학생들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한 것. 대회에는 당구부원 13명중 12명(예비선수 3명 포함)이 출전했고,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화원초등학교 교장으로 온지 2개월 된 최옥규 교장선생님도 끝까지 대회를 지켜봤다. 최옥규 교장은 “교직생활을 오래 해왔지만, 당구부가 있는 학교는 처음이다. 당구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는데, 학생들 실력도 좋고 집중력있게 경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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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날 대회에는 당구부 학생가족과 심판진, 화원초 최옥규 교장 등이 참관, 대회를 지켜봤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국장)
◆제 키만한 큐로 득점…“우리 아들 최고”학부형들 박수…패하자 눈물 글썽

교실 두 칸을 튼 당구부실에는 캐롬테이블 3대(대대2+중대1)와 포켓볼 테이블 2대가 있어 학생들이 당구를 연습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벽면에는 세계적인 당구선수인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과 세미 사이그네르(터키) 사진이 붙어있어, ‘당구장’ 분위기까지 느껴졌다.

대회는 캐롬(1쿠션)과 포켓 모두 7점선승제로 치러졌으며, 2개조로 나뉘어 조1위가 결승에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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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캐롬선수 5학년 윤지호 학생이 샷을 준비하고 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국장)
학생들은 부모님과 교장선생님 등이 지켜봐서인지 경기 시작 전부터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이내 매서운 눈초리로 경기에 집중했다. 큐가 제 키만하고 ‘운동장’(?)만한 대대테이블이라 때론 힘든 배치도 있었다. 하지만 ‘레스트’(거치대)를 사용하며 득점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학부형과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난구를 해결하면 놀라워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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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포켓볼 준우승을 차지한 6학년 손강훈 학생이 샷을 준비하고 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국장)
초등학생 경기지만 승부는 승부. 따라서 여느 대회처럼 이변도 나오고, 경기 결과에 따라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기도 했다.

포켓볼에선 아직 학생선수로 정식 등록하지 않은 ‘예비선수’ 장성민(4학년)이 형들을 제치고 우승,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예선에서 1점차로 손강훈에게 진 ‘당구부 에이스’ 최환영(5학년)은 눈물을 글썽거렸고, 양순이 코치가 교실 한쪽에서 한참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캐롬부문 정찬영(4학년)은 그 동안 지기만 하던 김도훈(5학년) 형을 처음 이겼다며 기뻐했고, 엄마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대회는 인성건(6학년)과 장성민(4학년)이 캐롬과 포켓볼서 우승하며 마무리됐다.

당구부 코치를 맡고 있는 양순이 대한당구연맹 이사는 “아이들이 전문적인 레슨을 받은 지 2년도 안됐는데 실력이 크게 늘었다”며 “당구경기가 TV에 자주 노출되고 프로당구 출범 등으로 당구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당구선수가 되겠다는 아이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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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당구부 감독 김경영 교사가 시상식에서 시상품을 수여하고 있다.
◆캐롬 5명, 포켓볼 5명…주3회 2시간20분씩 훈련

화원초등학교 당구부는 지난해 9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으로부터 운동부를 허가받아 전국에서 유일한 당구부로 창단했다. 올해 3월 캐롬 5명과 포켓 5명이 정식 학생선수로 등록을 마쳤고, 예비선수 세 명까지 모두 13명이 체계적으로 당구를 배우고 있다.

이는 지난 4년간 이어온 ‘당구 특성화반’의 결실이다. 화원초등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에 당구수업을 편성, 연간 10시간씩 당구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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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화원초 당구부는 지난 4년간 이어온 ‘당구 특성화반’의 결실로 지난 9월 창단했다. 화원초등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에 당구수업을 편성, 연간 10시간씩 당구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사진=화원초등학교 양순이 코치)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당구에 흥미를 느낀 학생들은 ‘방과후 학교’를 통해 기본기를 더 다진다. 이어 체계적인 당구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들이 ‘당구부 선수’가 된다.

현재 ‘창의적 체험활동’은 이향주(전 대한당구연맹 심판‧LPBA 선수)가 강사를 맡고 있고, 당구부 코치는 대한당구연맹 양순이 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학교측에선 김경영 지도교사에게 당구부 감독을 맡겨 당구부 관리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얼마전엔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현지원 전 포켓볼 국가대표 감독이 강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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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최근에는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현지원 전 포켓볼 국가대표 감독이 강의를 하기도 했다.(사진=화원초등학교 양순이 코치)
당구부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학업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정규과목 수행평가에서 반 평균 이상을 받아야 하는 등 교육청의 학교운동부 운영 지침에 따른 ‘최저학력 기준제’를 충족해야 한다.

당구부 훈련은 주3회 2시간 20분씩 한다. 중학년(3~4학년)과 고학년(5~6학년) 정규 수업종료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시 40분부터 4시까지 훈련한다.

당구부 감독 김경영 지도교사는 “당구를 배우려는 아이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훈련이 재미있다’고 한다. 상담해보니 당구부 학생 10명 중 8명이 열심히 배워서 당구선수가 되고싶다고 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회장서 만난 이종원(5학년)군 어머니 정선영 씨는 “마냥 까불던 아이가 (당구를 배운 뒤)집중력을 찾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당구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만 학부모 대상으로 당구교실을 운영하는 등 학교 노력으로 당구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samir_@mkbn.co.kr]

 ◆화원초등학교 당구부 명단(13명)

△캐롬(5명): 인성건 (이상 6학년) 이종원 윤지호 김도훈(이상 5학년) 정찬영(이상 4학년)

△포켓(5명): 전승주 손강훈(이상 6학년) 최환영 홍채서(이상 5학년) 황예린(이상 4학년)

△예비선수(3명): 박수용(6학년·캐롬) 장성민 나은결(이상 4학년·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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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최근 화원초 교장으로 부임, 이날 대회를 지켜본 화원초 최옥규 교장은 "아이들의 당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꾸준히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경기도당구연맹 함상준 국장)
◆화원초등학교 최옥규 교장 미니인터뷰

△평소 당구에 대한 이미지는.

=제가 학창시절에 경험했던 당구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던 이미지뿐이다. 하지만 몇 년 전, 우연히 당구채널을 통해 당구경기를 유심히 본 적 있다. 정복을 입은 선수들이 조용하고 매너있게 경기하더라. 제가 알던 당구와는 전혀 달랐다.

△전국에서 유일한 초등학교 ‘당구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교직에 오래 있었지만, 당구부 있는 학교는 처음이다. 사실 아이들에게 당구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체육부장 김경영 선생님을 통해 당구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당구야말로 아이들에게 집중력도 키우고 공정성을 가르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당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스스로 꿈을 갖는다는 건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 당구선수도 어엿한 직업으로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꿈을 이뤘으면 한다.

△학생들의 진학 문제가 고민이라고.

=당구부 아이들이 우리학교를 졸업하면, 관내에 당구부를 운영하는 중학교가 없어 진학에 어려움이 있다. 전문적인 선수를 꿈꾸는 학생으로선 개인 레슨에 의존해야 한다. 학교에서 선수부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엔 학교운동부를 줄이고 지자체 차원에서 전문선수를 교육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구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많은 국민들이 ‘평생 스포츠’하나 쯤 갖고 있다. 꼭 직업이 아니더라도 이런 경험을 통해 ‘평생 스포츠’로 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의 당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꾸준히 유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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