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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드림투어 우승’ 김동석 “3년내 당구서 승부, 아내와 약속 지켜”

드림투어 개막전 결승서 정해명 꺾고 선수 7년만의 첫 우승
‘경기 신인선발전’ 준우승…38세 때인 2013년 선수 데뷔
지난시즌 드림투어 25위…1부투어 실패하고 죽기살기로 연습
목표는 당연히 1부투어…초심 잃지않고 더 노력하겠다

  • 기사입력:2020.10.17 09:00:02
  • 최종수정:2020.10.17 09: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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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PBA 드림투어 개막전 결승서 정해명을 꺾고 7년만의 첫 우승을 차지한 김동석 선수가 환하게 웃고있다. 지난 시즌 드림투어에서 공동25위로 아쉽게 1부투어 진출에 실패했으나, 이번 우승으로 1부투어 승격이 한층 유력해졌다.
[MK빌리어드뉴스 박상훈 기자] “프로당구선수 3년 안에 성적 못내면 당구 그만두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게돼 기쁩니다. 아내가 계속 당구선수 하라고 하네요. 하하”

최근 PBA드림투어 개막전에서 정해명을 꺾고 우승컵을 든 김동석(45)은 전화 통화에서도 기쁜 표정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것이 2013년 선수데뷔한 이후 7년만의 첫 우승인데다, 아내(김미영 씨)와의 약속도 불과(?) 2년만에 지켰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직장생활때문에 99년 경기도 화성에 터를 잡았다. 이후 ‘경기도신인선발전’에서 준우승하며 38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당구선수가 됐다.

그는 지난해 프로선수를 꿈꾸며 PBA에 도전장을 냈다. 트라이아웃에 도전했으나 1부투어 진출에 실패했다. 드림투어(2부투어)에서도 나름 상위권 실력을 발휘하며 시즌 공동 25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1부투어 승격 커트라인(랭킹15위)에는 못미쳤다. 이후 죽기살기로 연습 또 연습했단다.

노력의 결실이었나. 이번 개막전에서는 달랐다. 다소 낯설었던 PBA 룰에 맞춰 연습하며 경기 감각을 익혔다. 뱅크샷을 적절히 구사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그의 ’꿈의 무대’인 1부투어 승격 역시 한층 유력해졌다.

결승전 다음 날인 15일 전화로 김동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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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겨우 한 고비 넘겼다. 이제 한 단계를 지나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고 생각한다" 김동석이 시상식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선수 생활 7년 만의 첫 우승이다.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겠다.

=정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다. 감개무량하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남편과 가장으로서 뿌듯하다고 했는데.

=이제 겨우 집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하하. 아내가 연상인데 어린 남편 만나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남편으로서 항상 마음에 걸렸다.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우승 후 아내와 아이들은 뭐라고 하던가.

=아내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딸들한테 들었는데 결승전 때 너무 떨려서 TV를 못봤다고 하더라. 당구 시작하면서 아내와 한 약속이 있다. 3년 안에 성적을 내지 못하면 선수 생활 접고 가사에 충실하겠다고. 우승하고 “당구 계속 쳐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쳐도 된다”고 하더라. 하하.

▲아내와 약속한 성적을 낸 것인가.

=아내나 저나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이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겨우 한 고비 넘겼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 단계를 지나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고 생각한다.

▲우승 소감에서 가족보다 먼저 언급한 분이 있던데.

=예전에 잠깐 당구클럽에서 매니저 생활할 때 손님으로 인연을 맺은 박성환 사장님이다. 제가 화성에서 운영하는 클럽(병점한솔클럽)에도 오셔서 힘들 때마다 위로해 주시고 곁에서 조언해주신다. 우승하고 통화했는데 울먹거리시면서 저보다 더 좋아하더라. 정말 감사한 분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8세에 당구선수가 됐다.

=당구가 유일한 취미이긴 했지만 당구선수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우연히 나간 대회가 2012년 말 경기연맹이 주최한 ‘경기도 신인 선발전’이다. 거기서 준우승하면서 선수가 됐다.

▲당구선수 되기 전에는 직장 다닌걸로 아는데.

=모니터 백라이트 제조업체를 6년간 다니면서 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회사 다니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았다. 6년간 일하면서 몸무게가 20㎏이나 빠졌다.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이직을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중 대회에서 준우승하며 선수 자격을 얻었고, 아내한테 당구클럽 운영해보면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아내 반응은.

=처음엔 반대를 많이 했다. 장사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당연했다. 그런데 당구가 제 유일한 취미인 걸 아내가 아니까 “당구장하면 그만두겠다거나 힘들다고 하지 않겠지”하면서 허락해줬다. 결정적으로 당시 2세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임신이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병원에 가보니 내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회사를 그만뒀다. 그만두고 나서 둘째 딸을 낳았다. 첫째 딸 지현이는 중학교 3학년, 둘째 수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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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동석이 시상식 후 민테이블 민상준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 당구선수가 되기 위해 PBA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김동석은 "PBA룰에 맞춰 연습했던 게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작년 프로당구 도전을 결심할 때 고민이 많았겠다.

=KBF(대한당구연맹)에 남아야 하나, PBA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스포츠의 마지막은 ‘프로’라는 타이틀이더라. 실력은 부족하지만, 운동선수라면 ‘프로’라는 타이틀을 갖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위험부담도 있었지만 도전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 PBA 2부투어에서 공동 25위로 아쉽게 1부투어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심정은.

=아무래도 첫 도전이다 보니 PBA룰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1부투어 진출에 실패하고 나서는 죽기살기로 연습했다. 이번에 뱅크샷을 많이 시도했는데 새로운 룰에 맞춰서 연습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19로 이번 대회도 어렵게 열렸다. 어떻게 준비했나.

=심리적으로도 너무 위축되고 많이 힘들었다. 직접 클럽을 운영하다 보니 영업 쪽으로 문제도 생기고 연습량이 부족했다. 앞서 말씀드린 박성환 사장님, 지인들이 많이 다독여주고 챙겨주셨다.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TS샴푸 PBA챔피언십 경기에서 1부투어 무대를 경험한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TS샴푸대회 때는 망신 당하지 않으려 (대회 앞두고) 뱅크샷 연습을 많이 했다. 그 대회 끝나고는 ‘헬릭스공’(PBA공인구)을 사서 연습했다. (TS샴푸배에서 김동석은 128강 첫 경기는 조2위로 통과했으나, 64강전에서 조3위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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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목표는 당연히 1부투어" 김동석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연습에 더 집중하겠다"며 다음 경기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결승전에서 어려운 난구를 뱅크샷으로 해결한 게 인상적이었다. 평소 뱅크샷에 자신 있는 편인가.

=뱅크샷을 많이 연습하기도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뱅크샷 확률이 더 높은 편이다. 나중에는 너무 뱅크샷을 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저 사람 뭐지?’ 이런 생각을 할까봐 신경쓰였다. 이번에는 ‘김동석의 경기’보다는 ‘이기기 위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승패를 떠나 스스로 경기 만족도를 평가하자면 70점 정도다.

▲가장 자신 있는 샷은.

=아무래도 뱅크샷은 성공 확률이 떨어지지 않나. 옆돌리기가 가장 자신 있는데 이번엔 경기 중에 실수를 많이 했다. 테이블 컨디션 파악을 잘 못했고 연습량이 부족했다. 뱅크샷은 연습하면서 감각을 많이 잡아놨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모든 경기가 다 힘들어서 꼽기 어렵다. 다만, 가장 죄송한 경기는 있다. 럭키샷이 나온 4강전이다. 김태융 선수에게 미안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음시즌 1부투어 승격이 한층 유력해졌다. 남은 대회 각오는.

=목표는 당연히 1부투어다. 승격하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없을 것 같다. 드림투어에서 한번 우승했지만, 다음 대회부터는 또 처음에서 출발한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더욱 연습에 집중해서 진짜 ‘김동석의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hoonp77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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