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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PBA ‘첫 0점퇴장’ 서성원 “3점 치고 대구로 내려왔죠”

7월 [신한금융 PBA챔피언십] 첫날 10이닝만에 기본점수 다 잃어
초구부터 실패…같은조 김라희 오영제 김임권은 공격폭발
“당시엔 자존심 상했는데,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어”
의정부 사는 여동생 오빠 응원하러 왔다가 “괜찮아” 위로
47세에 등록 ‘늦깎이’ 당구선수, “PBA는 진정한 당구선수되는 길”

  • 기사입력:2019.12.30 18:34:01
  • 최종수정:2019.12.30 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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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올해 첫 출범한 PBA의 서바이벌 경기에서는 기본 점수 50점이 모두 소진돼 0점이 되면 해당 선수는 경기장에서 "퇴장"된다. 2차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 128강서 "0점 퇴장"돼 사실상 첫번째 "0점 퇴장"자인 서영원이 3차 웰뱅저축은행 PBA챔피언십에서 경기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0점 되고 바로 차를 몰아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지인들이 3점 치려고 서울 올라갔다 왔냐고 하대요”

프로당구PBA는 기존 당구판과는 다른 여러 새로운 룰을 시행해 경기 긴장감과 당구팬 흥미를 배가했다. 대표적으로 서바이벌, 세트제, 뱅크샷2점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게 ‘0점 퇴장’(아웃)제다. ‘0점 퇴장’이란 4인1조로 진행되는 PBA 서바이벌(PBA 128강 및 64강·LPBA 64~16강)경기에서 기본점수 50점을 모두 잃어 0점이 되면 해당 선수는 경기 테이블에서 바로 ‘퇴장’당하는 규칙이다.

그렇다면 프로당구PBA투어 첫 0점 퇴장자는 누구일까. PBA는 초대투어 ‘파나소닉 PBA챔피언십’(6월)에서 서바이벌 점수를 99점으로 정해 ‘0점 퇴장’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차투어 ‘신한금융투자 PBA챔피언십’(7월)부터는 기본 점수를 50점으로 점수를 축소, 128강에서만 ‘0점 퇴장’자가 무려 10명이나 나왔다.

그 중 한 명이 서성원(48)이다. 서성원은 7월 22일 128강전서 김라희 오영제 김임권과 한 조서 경기했다. 당시 서성원은 단 10이닝만에 점수를 다 잃고 ‘0점 퇴장’했다. 서바이벌 특성상 ‘0점 퇴장’은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실력도 그렇거니와 공격순서, 경기운영 등에서 변수가 많다. 투어가 계속되면서 ‘0점 퇴장’자도 증가, 어느새 프로당구 선수에겐 ‘병가지상사’가 되고 있다. PBA 출범 후 사실상 첫 번째 ‘0점 퇴장’자인 서성원 선수에게서 당시 심정을 들어봤다.

▲프로선수로 첫날 ‘0점 퇴장’을 당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우선은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다. 하하. 경기 결과를 먼저 말한다면 나는 단 10이닝동안 3득점하고 점수가 빵점이 됐다. 4명중 랭킹이 가장 높아(32위) 첫 번째로 공격하게 됐다. 그러나 초구공격에서 실패했다. 이후 2번의 이닝에서도 득점기회가 있었는데 실수도 있었고 공배치도 어려워 다시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선수들은 쭉쭉 득점했다. 오영제 선수는 1~6이닝동안 연속 13득점했고, 김임권 선수 10득점, 김라희 선수도 9득점했다.

나는 4, 6이닝에 1점씩 득점했지만 점수는 24점으로 절반 가량 줄어있었다. 그 후엔 김라희 선수 공격이 폭발했다. 7, 8이닝 3득점에 이어 9이닝에 하이런 13점을 쳤다. 그때 달랑 1점 남았다.

▲그 후에는 어떻게 됐나.

=차라리 9이닝째 0점이 됐으면 했다. 1점 남았을 때 경기 시간을 보니 전반이 끝났기 때문이다. 후반을 1점으로 시작하려니 더욱 부담이 됐고 차라리 전반전 깔끔하게 탈락했으면 했다. 결국 후반 시작 후 10이닝째 1득점했지만 김라희 선수가 4득점하며 후반전 첫 큐만에 탈락했다. ‘0점 퇴장’과 함께 곧바로 차를 몰고 대구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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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서성원 첫 "0점 퇴장" 당시 룰을 제대로 몰라 경기 퇴장과 함께 곧바로 짐을 싸고 대구로 내려가기도 했다. 서성원은 "지금은 당시 아쉬웠던 기억을 웃으며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성원이 PBA 경기 중 엎드려 샷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0점 퇴장’ 되면 선수만 퇴장하고 장비는 경기 후에 챙기는데.

=그렇다. 당시에는 초대투어(파나소닉오픈)서 0점 퇴장자가 없어 그런 규정을 알지 못했다. 점수가 0점이 되면 그대로 모든 짐을 싸서 퇴장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웃고 얘기할 수 있는 해프닝이다.

▲0점 퇴장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심장이 쫄깃했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하하. 그만큼 내가 득점하지 못했을 때 상대선수들이 연이어 득점하면 정말 가슴이 철렁하다. 그러다보니 내 공격기회서 득점하지 못하거나 실수하면 자신감이 더 떨어지더라. 기본점수를 99점에서 50점으로 낮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탈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0점 퇴장’할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첫날 탈락자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하.

▲주변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당시 하나뿐인 여동생이 의정부에 사는데 오빠 응원해주겠다고 경기장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그런날 ‘0점 퇴장’한 것이다. 경기 후 동생과 만났는데 머쓱해하며 ‘오늘 잘 안맞네’라고 먼저 말했다. 그랬더니 동생도 ‘괜찮다’고 위로해주더라. 또 대구 내려가니 지인들이 ‘3점 치자고 서울 올라갔다 왔냐’며 농담하더라. 농담인줄 아는데도 당시에는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50점제로 점수가 줄어들며 2차투어 첫날128강서만 10명이 탈락했다. 혹시 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본적 있는지.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0점 퇴장’은 당구선수로서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그 이야기를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도 ‘0점 퇴장’을 계속 생각하면 이후 서바이벌 경기에서 의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치부심`한건지, 이어진 3차투어에선 1차투어에 이어 두 번재로 32강에 진출했고, 이후 ‘0점 퇴장’이 없다. 경험이 도움이 됐나.

=그렇다. 큰 자극이 됐고 도움도 많이 됐다. 특히 멘탈 관리가 서바이벌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0점 퇴장’ 당시를 되돌아보면 주변상황에 신경을 많이 썼더라. 상대 선수 점수와 내 점수 차이 등 경기 아닌 다른 것에 신경을 써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했다. 테이블에서 어떤 선수가 공을 어떻게 치는지, 예를 들면 다른 선수가 수비를 하는지, 공격을 하는지를 유심히 본다. 내 차례 바로 앞 선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를 하는 것에 따라 경기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로지 테이블에만 집중하고 다른데 신경쓰지 않게 됐다. 그런 점이 도움이 됐다.

▲PBA 트라이아웃을 거쳐 1부투어 선수가 됐는데.

=‘진정한’ 당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나는 지난해(2018년) 47살에 선수등록한 ‘늦깎이’ 당구선수다. 많은 대회에 나가진 않았지만 연맹 대회로는 현실적으로 생계가 불투명했다. 국제대회도 마찬가지다. 3쿠션월드컵은 톱 랭커들에게 시드권 등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하위권 선수들은 경비가 부담된다. 베트남 까지는 갈 수 있어도 유럽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던 차 PBA 출범 소식을 듣고는 무조건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PBA 1부투어 선수가 됐다.

▲PBA룰에 어떻게 생각하나.

=작년까지 연맹 전국대회는 시드권자가 128강부터 출전하지 않았나. 하지만 PBA는 그런 게 없다. 우승해서 랭킹 1위가 되든 꼴찌인 128위가 되든 누구나 첫판부터 붙는다. 또 서바이벌은 얼마든지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128위가 1위를 이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투어에 참가하는 주변 선수들은 PBA룰이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흥미진진하다.

▲이제 이번 시즌 PBA투어도 1월 단 한차례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 투어 정말 놀랄 만한 성적을 거둬 PBA파이널 무대에 출전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하하. 하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다음 투어 좋은 성적을 거둬 안정적으로 1부투어에 잔류하는 것이다. 현재 PBA랭킹 57위인데 40위 정도는 돼야 안정적으로 잔류할 수 있다고 본다. 다음투어 좋은 성적 거둬 1부투어에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후원해주시는 프롬 이태호 대표님, 고리나 코리아 임정철 대표님, 그리고 항상 관심가져 주시는 대구캐롬연합 하수보 회장님께도 좋은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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