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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궁에 역전敗’ 김임권 “강동궁 우승 후 연락 많이 받았죠”

[SK렌터카 PBA6차투어] 32강전 5세트 10:3→10:11 역전 당해
“1점만 치면 이기는데, 빨리 끝내려고 조급해 한게 독”
역전패했지만 강동궁 너무 멋진 경기에 절로 축하 박수
“강동궁 마지막 세리모니 문제 없어…어차피 맞는공”
당구장서 만난 아내, 당구선수 남편 항상 응원 “난 행복한 사람”

  • 기사입력:2019.12.27 15:15:51
  • 최종수정:2019.12.27 1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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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최근 막을 내린 SK렌터카 PBA챔피언십에서 우승자 강동궁 못지않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김임권이었다. 강동궁과의 32강전서 김임권은 승리에 단 1점을 남겨두고 역전패했지만 이번 투어는 아쉬움보다 배운 것이 더 많다고 얘기했다. 경기 중 김임권이 샷을 준비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강)동궁 선수가 우승하니 저한테도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하하.”

최근 막을 내린 6번째 PBA투어 ‘SK렌터카 PBA챔피언십’ 주인공은 당연히 우승자 강동궁이다.

그러나 그런 강동궁이 탈락할 뻔한 경기가 있었다. 바로 김임권(39)과의 32강전이었다. 강동궁 스스로 “우승 최대 고비가 32강전이었다”고 할 정도였다. 세트 스코어 2:2에서 마지막 5세트는 11점제. 김임권은 10:3으로 첫 16강 진출까지 단 1점만 남겨놓고 있었다. 그러나 강동궁이 무서운 기세로 쫓아왔고, 김임권은 3이닝 공타하며 끝내 1점을 채우지 못했다. 경기는 11:10 강동궁의 대역전승. 이 기세로 강동궁은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를 꺾고 첫 우승컵을 들었다.

우승자 강동궁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선수가 김임권이었다. 그에겐 너무 아쉬운 역전패였다. 그러나 강동궁이 5세트 마지막 샷을 성공하자 그는 진심어린 박수로 승자를 축하해줬다.

27일 인터뷰에 응한 김임권은 “아쉽기는 하지만 강동궁 선수가 너무 잘 쳤고, 나도 배운게 많다”고 했다. 자신의 연습구장(전주 우아동 부영당구장)에서 연습 중인 그와 전화로 얘기를 나누었다.

▲32강전서 우승자 강동궁에게 정말 아깝게 졌다. 1점 남기고 역전패했는데.

=물론 굉장히 아쉬웠다. 1점 남기고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마음이 급했다. ‘1점만 치자’는 생각이 아니라 ‘끝내야겠다’고 생각한 게 독이 됐다.

하지만 경기 자체는 굉장히 즐거웠다. (강)동궁 씨(두 선수는 모두 1980년 생)야 워낙 잘하는 선수로 유명하기에 마음 비우고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역전패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투어서 처음 세트제 경기도 해봤다. 아쉬움보다는 성취감이 더 큰 대회였다.

▲4세트에서는 3이닝만에 15점을 마무리했다.

=첫 세트를 승리하고 2, 3 세트를 내줬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처음 해본 세트제지만 서바이벌보다 1:1 대결이어서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세트에서는 공도 잘 받고 행운도 많이 따라줘 공격적으로 임했던게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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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강동궁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김임권은 경기가 끝나고 진심어린 박수를 승자 강동궁에게 전했다. 32강전이 끝난 후 강동궁과 김임권이 서로 악수하고 있다. (사진=PBA중계화면 캡처)
▲(5세트에서)강동궁 선수가 마지막 샷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하자 박수쳐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

=동궁 씨가 정말 멋진 경기를 하지 않았나. 감탄해서 나도 모르게 나온 박수였다. 하하. 동궁 씨는 정말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고 받는 부담도 남달랐을텐데, 어려운 상황에서 멋진 경기로 승리까지 하니 저절로 박수가 나오더라. 경기 끝나고 축하한다고 해줬고 또 다음날 메시지로 서로 좋은 경기했고, 앞으로 더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함께 격려했다.

▲아쉬운 결과지만 축하도 많이 받았겠다.

=그렇다. 다들 아쉽지만 멋진 경기했다고 축하해줬다. 또 동궁 씨가 우승하니 나에게 연락이 많이오더라. 하하. 나를 이긴 동궁 씨가 우승했으니 다들 그때 마지막 1점을 내고 이겼다면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하하. 농담이지만 그만큼 좋은 경기한 것 같아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강동궁 선수가 마지막 샷 성공 직전, 테이블을 ‘툭툭’ 쳤는데.

=경기 끝나고 주변에서 ‘파울 어필해보지 그랬냐’며 농담 하더라. 하하. 하지만 나는 전혀 상관없다. 어차피 득점으로 연결되는 공이었고 본인 세리머니기도 하고 경기 결과에 전혀 영향을 끼친 게 아니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았다.

▲지난 5차례 투어서 모두 서바이벌 탈락(1‧2‧3‧5차투어 128강·4차투어 64강)했다.

=서바이벌은 변수가 많아 굉장히 어렵다. 경기도 어려운데 그간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탓도 컸다. 평소 투어 전날 전주에서 올라와 대회를 준비한다.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때문인지 밥을 먹고나면 꼭 체하고 몸상태가 엉망이 되더라. 그래서 이번투어 때는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고 식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덕분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고,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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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6차투어에서 처음으로 서바이벌 경기를 통과한 김임권은 이번 투어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큰 활약을 예고했다. 김임권이 경기 중 엎드려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PBA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당당히 1부투어에 입성했다. 프로선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프로무대라는 큰 무대, 큰 물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당구 발전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무대에 꼭 서고싶어 PBA에 도전했다. 트라이아웃 통과할 당시는 얼떨떨했지만 이번 투어 끝나고 연습구장에서 많은 분들이 경기 이야기 해주시니 조금씩 프로선수가 된 걸 실감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당구선수가 됐나.

=사실 당구보다는 스키 쪽 일을 하려고 했다. 대학(우석대 스포츠레저학과)에서 스키를 전공했다. 졸업 후 친형과 스키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즐겨치던 당구를 문득 다시 해보고 싶어졌다. 실력만 갖추면 선수로 활동할 수 있고, 당구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점차 실력이 올라오자 주위에서 선수 권유를 많이 받았고, 2010년 선발전을 거쳐 2011년 전북연맹 당구선수가 됐다.

▲9년째 당구선수로 활동하지만 아직 큰 대회 우승경험은 없다.(김임권의 전국대회 최고성적은 2017년 단풍미인 전국당구대회 8강) 이번 투어를 통해 얻은게 있다면.

=이번투어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같은 전북 동향인 (최)원준(웰컴저축은행 PBA챔피언십 우승자)이 형과도 친분이 있는데 “세트제 물꼬를 터서 축하한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으니 힘내라”고 응원해 줬다. 자신감 갖고 경기에 임하다보면 언젠가는 더 높은 성적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아내와도 당구로 인연이 됐다고 들었다.

=맞다. 친구들과 함께 당구장에 온 아내를 만나 5년 연애하고 2016년에 결혼했다. 아내도 당구를 좋아해 현재도 틈틈이 3쿠션을 배우고 있고, 당구선수 남편을 항상 응원해준다. 투어 때는 대회장에 같이 올라와 경기 영상을 보고 분석해주고 조언도 해준다. 당구선수로서 당구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아내가 있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닌가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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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1년 당구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 김임권은 당구를 좋아하는 아내를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했다. 지난 메디힐 PBA챔피언십 경기장에서 김임권이 아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임권)
▲이제 이번 시즌은 단 한 차례 투어(1월 23~27일 PBA7차투어)만을 남겨두고 있다. PBA파이널 투어에 나가려면 상금 32위안에 들어야 하는데. (김임권은 현재 86위)

=계산 상 다음 투어에서 무조건 4강 이상 성적을 내야 파이널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거 같다. 따라서 파이널 투어 진출에 무리한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한다. 다만 집중하고 자신감있게 임하다보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투어 때 더 좋은 성적으로 프로선수 김임권을 더 알리고 싶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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