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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천 업체’ 클라쏜 김대영 대표 “외국 제품이 최고? 편견 깨겠다”

2017년 창업 신생 라사지업체…제품개발에만 꼬박 2년
‘T5’모델로 당구시장서 좋은 평가…대원모방서 OEM생산
‘각이 짧아진다?’ 과학적 접근 위해 별도 연구소 설립
현 시장 점유율 10%미만 “연구개발로 50%까지 높이겠다”

  • 기사입력:2020.06.13 11:58:16
  • 최종수정:2020.06.15 16: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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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국산 라사지(당구천)도 현재 업계 1위인 외국산 라사지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국산 라사지 업체 클라쏜(CLASSONE) 김대영 대표는 상대적으로 외산에 비해 개발이 더디었던 라사지(당구천)분야를 2년만에 빠르게 발전시켰다. 김대영 대표가 본사 사무실에서 샘플 천을 들고 있다.
[청주=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국산 라사지(당구천)도 현재 업계 1위인 외국산 라사지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이 3쿠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큐와 테이블, 초크 등 당구용품 품질도 세계 수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이미 어깨를 나란히하거나 그 격차를 줄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디었던 라사지(당구천)분야도 그러하다.

충북 청주에 본사가 있는 라사지업체 클라쏜(CLASSONE·대표 김대영)도 그 중 하나다. 2017년 창업한 신생업체 클라쏜은 ‘T5’모델로 짧은기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사지는 외국산이 최고’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클라쏜 김대영 대표를 청주 본사에서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신생업체인데 회사를 소개해달라.

=클라쏜은 국내에서 생산 전 과정을 거치는 국산 라사지(당구천) 업체다. 2017년 초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8년 12월부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사지 시장에 뛰어들게된 계기는.

=원래 섬유 유통업에 종사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인에게서 ‘당구천은 한국에서 전공정을 거쳐 만들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왜? 그걸 만들지 못하지’라는 의문이 들더라. 그때부터 라사지 제작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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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게 우리 클라쏜의 역사죠" 김대영 대표가 지금까지 개발한 샘플을 보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어땠나.

=처음엔 ‘라사지도 천인데, 어려울 게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발을 시작한지 1년만에 ‘아, 이래서 완벽히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라사지가 없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 샘플 제작, 실험, 미비점 보완 후 제작 과정을 수없이 거쳤다. 지금 시장에 시판중인 제품을 완성하기까지 꼬박 2년이 걸린 셈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실 의류를 만드는 원단은 미세한 흠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라사지는 작은 부분조차 공의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고, 검수 과정도 굉장히 까다롭다. 첫 샘플로 실험할 때에는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공이 흔들리며 굴러갔다. 지금이야 웃으며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개발과정이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 싶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금의 클라쏜을 만든게 아닐까.

▲국내 라사지 시장은 외국업체 S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S사가 약 60% 이상일 정도로 압도적이다. 사업 시작할 때 “우리가 저 높은 점유율을 한번 내려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특정 라사지에서 경기하는데 익숙한 탓인지, 당구인 인식을 바꾸는게 쉽지않았다. 지금도 그 인식을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노력한 덕분에 ‘S사와 견줄 만하다’ ‘80~90% 이상 따라잡았다’는 의견을 듣고 있다. 아직 클라쏜 시장점유율을 10% 미만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3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훌륭한 업체 제품을 단 2년만에 국산 라사지가 빠르게 쫓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라사지의 기준’을 바꿔보겠다.

▲클라쏜 생산은 어디서 하나.

=클라쏜 라사지는 대원모방 청주공장에서 OEM(주문자위탁생산방식)으로 제작한다. 대원모방은 아파트 ‘칸타빌’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원 계열사다. 여러 천을 만드는 대원모방에서 우리 라사지도 생산하는 셈이다. 앞서 얘기했듯 라사지 특성상 제작 방식이 상당히 까다로워 OEM 계약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특수원단 가치를 높게 판단, 계약이 성사됐다.

▲라사지 제작 과정을 설명해달라.

=크게 4단계로 나뉘는데, 방적-직포-염색-가공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수입한 호주산 양모(울)에서 실을 만드는 ‘방적’ 작업을 거친 후, 실을 교차해 천을 만드는 작업인 ‘직포’ 과정을 갖는다. 이후 염색하고 검수 등 마지막 단계인 가공과정을 거친다. 4단계에서도 세부 작업은 더 많다. 라사지는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 퀄리티가 달라진다. 때문에 클라쏜은 가공 과정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장서 만든 다음 본사로 제품이 들어오면 우리가 또한번 검수하고 재단 등의 과정을 거쳐 판매상품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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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대영 대표는 "3~5년 안에 50%까지 국내 점유율을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김대영 대표가 클라쏜의 정보가 담긴 소책자를 보며 라사지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구소가 있다고 들었다.

=제품 개발하면서 라사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표가 없어 힘들었다. 초기 사용후기 가운데 ‘공의 굴러가는 각이 짧아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이유를 묻자 ‘느낌’이 그렇다고 할 뿐 근거가 없었다. 제품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적인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현직 화학·물리·전기전자학 교수님들께 제안을 드려 클라쏜연구소를 꾸리게 됐다.

▲연구소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예를 들어 ‘각이 짧아진다’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라사지뿐 아니라 테이블 쿠션, 석판, 온도 등 복합적인 요소를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라사지와 일정한 스트로크를 기준으로 다양한 당구 공과 큐, 팁 등을 변화시키면서 마찰계수, 천의 마모 등을 측정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클라쏜 제품은 몇 가지인가.

=현재 T5(잉크, 터키블루) 모델 하나다. 이르면 오는 9월쯤 T5 상위 모델인 ‘TP5’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당구장 8곳에 샘플을 설치, 시범운영 중인데 당구장 업주들과 동호인 반응이 좋아 기대가 크다.

▲앞으로 목표는.

=단기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클라쏜의 시장점유율은 10% 미만이지만 3~5년 안에 50%까지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작더라도 클라쏜 제조공장을 갖추고 싶다. 또한 훌륭한 제품을 위해 여력이 닿는 한 최대한 투자에 집중, 라사지를 연구하고 싶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가격에 질 좋은 라사지를 공급하는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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