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의 연말연시 투심은 여전히 테슬라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을 비롯해 성장 가능성이 부각된 종목들도 서학개미의 장바구니에 새롭게 담겼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최근 한달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테슬라로, 순매수액은 총 4억2215만달러(6073억원)에 달한다.
이어 테슬라 2배 레버리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 셰어즈‘(TSLL) 상장지수펀드(ETF)도 3억4600만달러(4978억원) 사들이며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국내 투자자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테슬라는 서학개미 보관금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서학개미의 테슬라 주식 보관액은 252억 8654만달러(36조 3500억원)로, 2위인 엔비디아(약 18조원)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눈에 띄는 건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ETF가 아닌 단일 종목이라는 점이다. 순매수 3위에는 브로드컴(2억8103만달러·4041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반도체(ASIC)가 주목받으며 지난해 주가가 두배 뛰었다. 미국 거대 기술주 7개사를 의미하는 ‘매그니피센트7’(M7)에 브로드컴이 추가되면서 ’배트맨‘(BATMMAAN)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밖에도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1억1340억원·1630억원)와 양자컴퓨터 보안 기술을 보유한 실스크(7934만달러·1140억원)도 각각 순매수 상위 5위, 8위에 올랐다. 미국 자율배송로봇 전문기업 서브 로보틱스(7573만달러 1088억원)는 9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해 주가가 340% 폭등하며 S&P500 종목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스크는 양자컴퓨터 테마를 타고 지난달 무려 1382.82% 폭등했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를 탔다.
시장에서는 미국 빅테크들의 4분기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목표)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설 연휴로 오는 27일부터 4일간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기대감 속 AI 낙관론이 관련 기업들의 투심을 재차 개선시킨 가운데 차주 발표될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콜에서 향후 실적 가이던스 톤이 AI 주가 상승의 연속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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