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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후 아이 귀에서 소름끼치는 것이...초장부터 잡아야 [생활 속 건강 Talk]

외이도염 환자 월 25만명 젖은 상태서 귀 파면 안돼 제자리뛰기나 드라이기로 말린 뒤 건조하게 유지해야

  • 심희진
  • 기사입력:2025.07.17 16:00:00
  • 최종수정:2025-07-20 09: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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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이도염 환자 월 25만명
젖은 상태서 귀 파면 안돼
제자리뛰기나 드라이기로
말린 뒤 건조하게 유지해야

최근 정 모씨는 8살 아들과 함께 근교의 한 수영장을 찾았다.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은 날, 수영장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즐거운 하루를 보낸 뒤였지만 아들은 그날 밤부터 귀에 통증과 먹먹한 느낌을 호소했다. 귀에 이물질이 들어간 줄 알았던 정씨는 귀지를 정리해줬지만 다음날 아들의 귀에서는 노란 분비물이 흘러나왔다. 놀란 정씨는 급히 병원을 찾았고 아들은 ‘외이도염’ 진단을 받았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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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즐거움도 잠시,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와 잦은 물놀이가 겹치면서 외이도염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길이 약 3cm의 좁은 통로인 외이도는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관 형태의 구조로 이뤄져있다. 귓속 털과 귀지를 이용해 외부 이물질의 유입을 막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다만 세균이나 곰팡이, 외부 자극 등에 민감해 각종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외이도염이 있다. 특히 외이도염은 어린이, 피부가 민감한 사람, 과거 피부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 더 잘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7~8월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매달 평균 2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발생하는 외이도염 환자 중 20%이상이 7~8월에 몰려있다.

김상훈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평소와 달리 잦은 물놀이와 수상 레저 활동으로 인해 귀에 물이 들어가면 외이도가 습해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해 염증을 유발한다”며 “귀가 간지럽고 약간의 통증만 나타날 뿐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대다수가 무심코 넘기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방치하면 심한 통증과 함께 수면장애나 식사 시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고름이 나오거나 청력이 떨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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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귀 안쪽이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는 정도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귀에 압력이 차는 듯한 먹먹함이나 일시적인 청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귓바퀴나 귀 주변을 만졌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염증이 심해지면 고름이나 노란 분비물이 흘러나오고 열감과 함께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송재준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이도염은 초기에 진단하면 약물 치료나 점이액 등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번지면서 중이염 등 더욱 심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외이도 감염이 중이염이나 뇌기저부 골수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깊게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고 말했다.

외이도염은 간단한 문진과 이경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단순 외이도염이라면 치료제를 통해 통증을 조절한다. 항생제가 함유된 물약을 귀에 넣거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스테로이드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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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귀의 청결과 건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놀이 후나 샤워 후에는 귀 안에 물이 남지 않도록 부드럽게 말려주고 귓속을 자극하는 면봉이나 귀이개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습한 환경은 세균과 곰팡이 증식을 유도하기 때문에 귀를 항상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경우에는 외이도 피부가 약해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으므로 자극을 줄이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어폰이나 보청기 등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도 외이도를 자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당장 큰 물기가 들어가서 귀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털어주거나 콩콩 뛰는 방법이 있다.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나 선풍기 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송 교수는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물놀이 후 귓속 물기를 제거하는 등의 청결 유지에 힘써야 한다”며 “다만 면봉이나 귀이개를 사용해 귀 안을 자극하는 행동은 외이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제자리 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물을 빼내며 드라이기의 바람을 이용해 귓속을 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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