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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로티가 꿈꿨던 무대 적신 ‘오솔레미오’ [리뷰]

전설적 테너 탄생 90주년 기념 伊 파바로티재단 내한 공연 차세대 성악가 6인 6색 무대

  • 정주원
  • 기사입력:2025.03.16 13:26:57
  • 최종수정:2025-03-16 13: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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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테너 탄생 90주년 기념
伊 파바로티재단 내한 공연
차세대 성악가 6인 6색 무대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서트’ 무대. 왼쪽부터 음악감독 파올로 안드레올리, 테너 김진훈, 소프라노 김신혜, 바리톤 로도비코 필리포 라비차,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피츠, 테너 크리스토발 캄포스.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서트’ 무대. 왼쪽부터 음악감독 파올로 안드레올리, 테너 김진훈, 소프라노 김신혜, 바리톤 로도비코 필리포 라비차,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피츠, 테너 크리스토발 캄포스. 사진제공=솔오페라단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돌려드리고자 했던 음악의 꿈이 이뤄진 밤입니다.”

세계에 감동을 준 테너 파바로티(1935-2007)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열린 ‘루치아노 더 파바로티 콘서트’가 언어를 뛰어넘은 차세대 성악가들의 무대로 빛났다.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공연에 직접 참석한 파바로티의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65)는 공연 전 무대에 올라 “파바로티가 사랑했던 한국에서 여러분과 함께 그를 기억하게 돼 뜻깊다”며 이같이 밝혔다. 만토바니는 현재 비영리로 루치아노 파바로티 재단을 이끌며 유망 성악가를 발굴·육성하고 전 세계에서 파바로티의 업적을 기리는 공연을 열고 있다.

이날 90분 동안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등을 선보인 무대에서 기둥 역할을 한 건 단연 피아노였다. 현재 파바로티 재단의 음악감독이자 생전 파바로티의 전속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파올로 안드레올리가 연주를 맡았다. 세계적 성악가들의 전담 반주자를 맡았던 만큼 이번 무대에서도 성악가들에 맞춘 편안한 호흡과 섬세한 조율이 느껴졌다. 공연 중반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가씨여’에서도 피아노가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자 소프라노·테너·메조·바리톤 4성부가 아름다운 화음을 냈다.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성악가 중에선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의 역량이 돋보였다. 도니제티 오페라 ‘돈 파스콸레’ 중 ‘전 준비됐어요’ 순서에서 바리톤 로도비코 필리포 라비차와 함께 무대에 올라 리드미컬한 가창, 정확한 음정과 탁 트인 음색으로 노래했다. 마치 연극·뮤지컬 공연인 양 다양한 표정 연기도 돋보였다. 테너로는 애초 예정됐던 이탈리아의 오론조 두르소 대신 칠레의 크리스토발 캄포스가 출연했으며, 마졸라와 함께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주옥같은 아리아들을 선사했다. 브라질 출신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피츠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의 아리아 등을 불렀다.

한국인 성악가로 특별 출연한 소프라노 김신혜와 테너 김진훈도 인상을 남겼다. 코랄빛 드레스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신혜는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속에 살고 싶어’의 마지막 하이 C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김진훈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어머니 술이 독하군요’ 등에서 쩌렁쩌렁한 성량을 자랑했다. 다소 힘이 들어간 듯 보일 때도 있었지만 좋은 기량으로 관객 환호를 끌어냈다.

이날 여섯 명의 성악가는 앙코르로 이탈리아 가곡 ‘오 솔레미오’,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들려주며 흥겨운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 공연 중간엔 파바로티의 생전 무대 모습을 담은 특별 영상도 재생돼 관객들도 다 같이 박수로 화답했다. 2024-2025 한·이탈리아 상호 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우리나라 관객뿐 아니라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 대사 등도 참석해 양국 문화 협력의 의미를 다졌다.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테너 김진훈(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테너 김진훈(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소프라노 김신혜(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더 콘스트’에서 노래하는 소프라노 김신혜(오른쪽). 사진제공=솔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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