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18% 하락.. AI인프라 폭락의 날
미국 AI, 중국에 따라 잡혔나 우려 커져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로 인해 엔비디아 주가가 장중 16% 폭락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3.44% 폭락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시간 오전10시 기준 엔비디아는 전일대비 16.84% 폭락한 118.6달러에 거래됐다. 약 6000억달러(약 862조원)의 기업가치가 사라진 것으로 삼성전자 시총의 약 2.5배 수준이다.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하루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폭락전 엔비디아가 시총 3조달러의 미국 1위 기업이었던 만큼, 미국 주식시장 역사상 한 기업의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 쇼크는 테크주 전반의 조정을 유도했다. 나스닥은 전일대비 3.43% 하락한 21026.48를 기록했다. 브로드컴이 18.15% 폭락해 엔비디아보다 하락폭이 컸으며, 오라클 13.39%, 마이크로소프트가 3.75%, 아마존이 1.39%, 알파벳(구글)이 3.21%, 테슬라가 2.56% 하락했다.
대체로 AI모델이나 AI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한 기업들이 주로 하락했다.
반면 낮은 AI비용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테크기업들은 주가가 올랐다. 애플은 3.27% 급등했고, 세일즈포스 4.69%, 서비스나우 1.24% 상승했다.
미국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는 고객 메모를 통해 “고성능 반도체와 대규모 컴퓨팅 파워 및 전력에 의존하는 현재의 AI 비즈니스모델에 (딥시크가) 파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즉각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딥시크는 중국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만든 AI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처음 자체 AI모델인 ‘딥시크’를 공개했다. 이번달 20일 내놓은 ‘딥시크-R1’이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를 비롯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에 육박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이를 만드는 비용은 빅테크기업들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훨씬 낮은 성능의 엔비디아 GPU만으로 빅테크기업들의 AI성능을 낸 것이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빅테크기업들의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과도했던 것이 아니냐는 불신이 커졌고 이것이 엔비디아를 비롯해 AI인프라 주 전반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AI개발이 ‘가성비’인 중국에 이미 따라잡혔다는 공포가 미국 사회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안드레센 창업자는 “딥시크는 AI의 스푸트니트 모먼트”라면서 “내가 지금까지 봤던 가장 인상적인 기술적 돌파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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