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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승부사’ 김형곤 “PBA파이널, 100% 공격당구로 승부”

PBA7차전 4강…상금랭킹 60→18위 파이널 ‘극적합류’
“제2호 프로당구선수인데 그 동안 부진해 자신감 잃어”
7차전 앞두고 허공에 스트로크만…두려움 먼저 없앴다
‘빨대 별명’…상금 큰 대회 강해서? 예전 아이디

  • 기사입력:2020.02.10 12:58:58
  • 최종수정:2020.02.14 15: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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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파이널투어요? 즐기며 100% 공격 당구의 면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PBA7차전 4강으로 파이널투어에 극적합류한 김형곤은 파이널투어를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 최대한 즐기며 하고싶은 당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곤이 자세를 취하며 인터뷰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승부사’ ‘빨대’라는 별명이 있는 당구선수. 상금 큰 대회에 유독 강한 선수. 당구팬이라면 금방 떠오르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프로당구 제2호 선수인 김형곤(39‧PBA18위)이다. (1호는 강동궁)

그는 국내 3쿠션 최고의 승부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3년 대한체육회장배에서 전국대회 첫 우승했고 2015년에는 당시 ‘역대 최고 우승상금 3000만원’짜리 잔카세이프티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어 2018년 KBF슈퍼컵에서는 준우승(상금 2000만원, 결승서 조건휘에 패)을 차지하며 PBA출범 직전 국내랭킹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PBA에서 김형곤은 소위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1~6차전 김형곤 최고성적은 32강(1·6차전). 상금랭킹도 60위(400만원)로 처져 상금랭킹 상위 32명만이 진출하는 파이널투어 무대 오르는 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형곤은 마지막 대회서 부활했다. PBA7차전에서 4강에 오르며 파이널투어 티켓을 획득했다.

차분하게 파이널 투어를 준비하고 있는 김형곤을 서울 강남 PBA스퀘어에서 만났다.

▲이번 시즌 마지막 대회(7차전)서 극적으로 파이널투어 진출을 확정했는데.

=무척 기뻤다. 그래서인지 심지어 대회가 끝나기도 전인데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 8강전 승리하고 너무 기뻐 잠을 설친 것이다. 8강전 승리 후 숙소로 돌아와 새벽 2시께 잠이 들었는데 5시에 깼다. 이후 한참 못자다가 오전 10시쯤 잠들었다. 그간 4강에만 진출하자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대회에 임했는데 그 두근거림이 남아있던 것 같다. 4강서 탈락한 것도 그 영향이 있지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파이널투어 진출에 대한 갈망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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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7차전 8강전 승리로 PBA파이널투어 진출을 확정한 김형곤은 기뻐 4강전을 앞두고 잠까지 설쳤다고 한다. 김형곤이 PBA7차전 다비드 마르티네스와의 4강전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파이널투어 진출을 갈망한 이유는.

=PBA출범 이후 (강)동궁이에 이어 2번째로 PBA프로선수가 되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PBA 참가할 때 톱10 정도 성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1~6차전 부진이 심했다. 또 그간 부진하던 동궁이까지 6차전서 우승하니 부담이 더 심해졌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명예회복이 간절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거 같다.

=마치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심지어 최근 3년간 경기를 복기하지 않았는데 이번 투어 앞두고는 그간 PBA경기를 보고 문제점을 파악하려 했다. 근데 경기를 보니 그 동안 내가 무슨당구를 쳤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다. 나의 당구를 완전히 잃은 모습이었다.

▲나의 당구를 잃었다?

=그렇다. 1차전 32강, 2차전 128강 탈락했다. 충격이 컸기에 그때부터 조금씩 스타일을 바꿔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제 당구클럽(서울 수유동 김형곤캐롬클럽)에 이영훈 선수를 불러 연습량을 늘려본다든지 경기를 많이해본다든지 하면서 스타일을 바꾼 적도 있다. 또 대회 성적을 염두에 두고 수비적인 경기도 하게 됐다. 그러고 나니 나의 당구를 잃어버렸다. 심지어 주변 친한 선수들도 ‘왜 평소답지 않게 하느냐’ 고 지적하더라. 그만큼 자신감이 줄다보니 어느 순간 나의 장점을 잊어버린채 대회에 임하고 있었다.

▲그럼 이번투어(7차전)를 앞두고 어떻게 극복했나.

=최후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연습량을 줄였다. 그 대신 감각 찾는데 주력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연습하는 것은 어려운 공, 부담스러운 공에 대한 두려움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통 대회 전 3주정도 대회준비를 하는데 이번엔 1주일만 준비했다. 아예 경기를 안했고, 공도 안쳤다.

▲공 안치고 준비한다는게 가능한가.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허공에 대고 스트로크만 계속했다. 공을 확인하고 스트로크를 하기 전까지 템포를 되찾고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에 주력했다. 그랬더니 이번 대회서 자신감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생각이 정리되니 그제서야 뱅크샷도 시도하게 되고 공격적인 나의 스타일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이번 대회 쉽지않은 대진 속에서도 4강까지 올랐다.

=무척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원래 뱅크샷에 자신있는데 그 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선 뱅크샷도 많이 칠 수 있었고, 항상 어려웠던 서바이벌 라운드도 통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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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그간 국내 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로 불렸지만 PBA 1~6차전에서는 "이름값" 하지 못했다. 김형곤은 당시 상황을 "늪에 빠진 기분"이라고 평가했다. 김형곤이 인터뷰 도중 파이팅 자세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64강전에서는 강동궁, 에디 레펜스(벨기에) 훌리안 모랄레스(콜롬비아)와 한조에서 힘겨운 경기를 했는데.

=그 동안 서바이벌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실 이 조가 ‘죽음의 조’까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서바이벌 라운드를 돌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끼리 한 조에 편성되면 무조건 한 선수가 치고 올라갈 것으로 봤다. 그렇게 되면 남은 세 선수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되니 오히려 경쟁자가 줄어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강)동궁이가 1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2위를 목표로 했던 내가 그 다음으로 32강에 진출했다. (강동궁 92점 김형곤 71점 레펜스 37점 모랄레스 0점).

▲4강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에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움은 없나.

=애초 이번 투어 목표가 4강에 올라 파이널투어에만 오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패한 경기는 오래 생각하지 않는다. 투어서 목표했던 걸 이루기도 했고. 다만 두어번 미스샷이 나온 게 조금 아쉽다.

▲그 동안 상금 큰 대회(2015 잔카세이프티배 우승·2018 KBF슈퍼컵 준우승)서 성적이 좋았다. 재밌는 별명도 있는데.

=상금 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니, 그렇게 비치는 측면도 있다. 내 별명이 ‘빨대’인데, 내가 상금을 많이 받아가서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전 인터넷 아이디가 ‘빨대’였다. 그걸 지인들이 부르다 보니 별명으로 굳어진 듯 하다. 하하.

▲우승상금 3억원 짜리 PBA파이널 무대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이번 대회도 ‘승부사’ 김형곤의 면모가 나올 수 있을까.

=쉽지않을 것 같다. 사실 50%정도 자신감은 있다. 하하. 물론 선수이기에 우승을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성적보다는 PBA 첫 파이널투어인 만큼 대회를 즐기며 ‘내가 하고 싶었던 당구’를 해보고 싶다.

▲하고 싶었던 당구란?

=2005년 서울당구연맹 소속으로 당구선수를 시작했다. 선수된지 16년째지만 그간 하고싶었던 당구를 대회에서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고싶은 당구’란 공격 100%의 ‘공격일변도’ 당구를 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대회 결과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간 그런 욕심을 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파이널에서는 수비생각 없이 뱅크샷을 많이 시도해보는 등 공격일변도 당구를 할 것이다. 두려움때문에 해보지 못했던 당구를 편안하게 해보려 한다.

▲당구선수는 어떻게 하게 됐나.

=여느 선수들처럼 당구가 좋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당구를 좋아했고 고2때부터 내로라하는 실력자들과 붙고 싶어 서울 강남, 신림 등 당구장을 돌아다니며 시합했다. 이번 대회 32강서 맞붙은 이태현 선수에게는 2004년 그가 일하는 당구장을 찾아가 당구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태현 선수에게 ‘공의 원리’를 배우기도 했다. 당시 함께 당구를 치던 (이)충복이 형이나 (엄)상필이와도 당구를 많이 쳤다.

그러다 2005년 이태현 선수가 서울당구연맹 주최 동호인대회에 나가보라고 했고, 3번째 참가한 대회서 우승했다. 당시 서울연맹은 우승자에게 선수등록을 할 수 있게 해줬고 자연스럽게 선수로 등록해 당구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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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제 인생은 당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당구는 제 인생이에요" 당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16년차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김형곤은 PBA에서 다시 한 번 명예회복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형곤이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당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보인다.

=내 인생은 당구 그 자체다. 그만큼 내 인생은 당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한창 당구에 빠졌을 때는 충복이형과 70시간 정도 잠안자고 당구 친 적도 있다. 서로 졸릴까봐 밥은 안먹고 커피, 음료수만 마시면서 당구 쳤다.

▲PBA투어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아직 우승을 해보진 않았지만 ‘최초의 우승기록’을 갖고싶다. 아직 나오지 않은 통산2회 우승은 물론이며 2연속 우승, 3연속 우승 달성자가 되고 싶다. PBA파이널 최초 우승자 타이틀도 마찬가지로 욕심난다.

▲사용하는 큐는.

=한밭 ‘아발론 큐’다. 아발론 큐는 스트로크할 때 공에 전해지는 힘이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또한 부드러운 샷을 할 수 있다. 맘에 드는 큐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성적이 안좋아도 꾸준히 성원해주신 당구팬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선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빌플렉스 이병규 대표님, 한밭 권오철 대표님 그리고 프로당구 무대를 만들고 현재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브라보앤뉴에도 감사 뜻을 전하고 싶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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