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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우승’ 이미래 “세계3쿠션선수권 결승때보다 더 긴장”

“우승순간 많은 관객 환호…이제 진짜 챔피언 됐구나 느껴”
어떤 스포츠든 최상위는 프로…선수를 선수답게 해줘 감사
2년 전부터 내 스타일 당구 시작…당구치는게 즐겁다
소녀, 동안이라고요? 제가 봐도 아직 젖살 안빠진 애같죠. 하하
“배우 강동원 너무 좋아해. 요즘에는 방탄소년단에 빠져”

  • 기사입력:2019.11.29 17:36:11
  • 최종수정:2019.12.09 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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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카페에서 만난 이미래는 흰색 맨투맨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소녀의 모습이었다. 성남 분당구 미래당구클럽 인근 카페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미래가 밝은 표정과 함께 손으로 브이를 그리고 있다.
[성남=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검정색 롱패딩에 흰색 맨투맨 티셔츠, 청바지. 28일 오후 인터뷰 장소인 경기도 성남 한 카페에서 만난 이미래(23)는 LPBA 우승을 거머쥔 승부사보다는 영낙 없는 20대 초반 앳된 모습이었다. 우승 이후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환한 얼굴에선 우승의 감동이 묻어났다.

이미래는 한국 여자 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다. 고교시절부터 정상급 실력으로 ‘한국당구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갓 출범한 LPBA에서는 기대에 미치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오랫동안 팔꿈치 터널증후군을 겪은데다 손목 통증까지 겪어 지난 1월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LPBA투어 직전에는 감기몸살 등을 앓으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LPBA투어 다섯 번째 투어 도전만에 김갑선을 세트스코어 3: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더욱이 이번투어에선 애버리지 1.109로 베스트 애버리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28일 오후 아버지가 운영하는 미래당구클럽(성남 분당구)과 인근 카페에서 이미래를 만났다.

커피 대신 ‘자몽’을 시킨 이미래는 2시간 남짓 당구선수가 된 계기와 스타선수로서 부진한 성적에 따른 부담, 우승 순간 등에 대해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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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미래는 자신의 당구 이야기와 프로무대 첫 우승의 감격을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전했다.
▲처음으로 LPBA에서 우승했다. 축하인사도 많이 받았겠다.

=그렇다. 셀수없이 엄청 많이 받았다. 가족, 친구, 지인들이 많은 메시지를 보내줬다. 특히 엄마는 직접 경기장에 오셔서 ‘고생했다. 수고했다‘ 라며 기뻐해주셨다. 아버지는 당구클럽 운영 때문에 오시지는 못했지만 전화로 축하해줬다.

▲아버지 영향으로 당구선수가 됐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우승 후 뭐라 하시던가.

=‘이렇게 까지 성장한지 몰랐다‘ ’정말 차원이 달라졌다‘며 놀라워하고 축하해주셨다. 굉장한 극찬이어서 얼떨떨했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아버지가 당구장에서 손님들과 함께 TV로 경기를 지켜보셨더라. 우승 확정되고 나서는 기분이 좋으셔서 (손님들에게) 지금부턴 ‘게임비 무료’라로 하셨단다. 하하.

▲2012년 고등학교 1학년때 전국대회에 데뷔, 그 해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구선수를 그만두고 싶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맞다. 내가 당구선수가 된 건 아버지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그만큼 좋아서 시작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당구를 치긴 했지만 즐기지 못했다. 사실 나는 검도선수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 검도를 했고 3학년땐 대회 나가 우승도 했다. 근데 그 해 아버지가 당구아카데미에 데려가셨다. 그때부터 배운건 아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버지에게 본격적으로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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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미래를 당구선수의 길로 이끈건 아버지 이학표(63)씨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이씨가 운영하는 당구클럽에서 이미래 부녀가 이미래의 프로무대 첫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미래)
▲당구 선수가 되는 과정이 힘들었던 건가.

=그렇다. 아버지는 정말 철두철미한 성격이시다.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항상 방과 후 어머니가 차로 나를 태워 당구클럽으로 갔다. 거기서 밤 12시까지 당구를 쳤고 집에 와서는 당구 이론 공부를 했다. 3쿠션 시스템에 관련된 책으로 공부했는데 시스템을 외우지 못하면 새벽2시까지 공부하게 하셨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대회 우승도 기쁜 일이지만 나에게는 ‘해야하는 일’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당구를 치는 게 즐겁지 않았고 과제처럼 하나하나 해나갈 뿐이었다.

▲아버지는 왜 딸을 당구선수로 키우려고 했다고 생각하나.

=아버지가 당구를 워낙 좋아하신다. 5살 위 오빠가 있는데 오빠도 당구선수로 키우려하셨다. 오빠가 초등학생때 포켓볼을 하고 싶어했는데 아버지가 포켓볼을 반대하셨고 결국 여러 이유로 오빠는 당구선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를 당구선수로 키우려고 하셨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대회에 나갔다. 졌지만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 그걸 보고 지인들도 아버지에게 ‘미래가 재능있다’ 하셨고 아버지도 그 때 내가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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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인형 눈이 작은데 저 닮았다고 그러면 어떡하죠. 하하" 이미래가 카페에 있는 인형을 들어보이며 활짝웃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당구선수를 즐기고 있다고 봐도 되는지.

=그렇다. 즐기는 과정에 있다. 하하. 사실 어렸을 때부터 쳐왔던 고정된 시스템에서 벗어나 내가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해 내 스타일대로 당구를 치기 시작한지는 2년 남짓에 불과하다. 그 동안 아버지가 이끌어주셔서 당구를 치기 시작해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의무적으로 당구를 해왔다면 한국체대 휴학한 2018년 초부터 스스로 더 잘 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항상 남이 시켜서 하는 줄만 알았는데 내가 더 고민하고 발전해나가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는 나를 보며 ‘아 이제는 내가 당구를 즐기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이미래 본인의 당구란 무엇인가

=먼저 경기하는 방식부터 내 것을 찾고 있다. 고정된 틀에 입각한 시스템이 아니라 공이 자연스럽게 굴러갈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가지 고안해 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경기방식도 있겠지만 체력관리, 컨디션관리도 내 스타일에 맞추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터 11년동안 일주일 내내 당구를 쳤는데 지난해 말 부터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하루 이틀정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내 방식을 찾아나서니 요즘은 당구를 하는 것이 즐거워지고 있다.

▲이번투어도 본인 방식대로 준비했나.

=그렇다. 컨디션관리, 체력관리도 모두 내 계획대로 했다. 사실 1차투어부터 이번 투어까지 준비는 잘해왔다. 그런데 1~3차투어에서는 대회를 하루 앞두고 감기, 몸살 등을 앓았다. 그리고 4, 5차투어에서는 올해 1월 팔꿈치 수술을 했는데도 통증이 재발했다.

그래서 이번 투어 앞두고는 2~3주 정도 푹 쉬었다. 보통 대회 앞두고 잘 쉬지 못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당구 큐를 거의 잡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휴식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 스타일을 찾아 LPBA 우승을 하니 더 감격스럽겠다.

=맞다. 그래서 이번 대회 우승은 첫 우승이라는 감격과 함께 내가 스스로 이뤄낸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듯하다. 또 LPBA우승해보니 ‘아 이게 정말 우승이구나’ ‘챔피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 ‘진짜 우승’ 이라는 말이 낯설다

=물론 어느 대회를 나가더라도 우승 순간 주목받고 주변 분들이 환호해주는 것은 같다. 하지만 프로대회 우승은 우승자를 정말 ‘챔피언’으로 만들어줬다. 우승 순간 많은 관객들이 환호해주고 꽃가루가 날리는 등 그 순간을 정말 감격적으로 만들어주는 PBA에 감사함을 전한다.

▲프로대회를 그만큼 남다르게 느끼는 듯 하다.

=그렇다.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최상위는 바로 ‘프로리그’다. 그 프로리그를 쉽지않은 과정 속에서 만들어준 PBA가 감사하다. 선수가 선수답게, 그리고 당구선수들이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는 게 정말 좋다. 그 점에 나와 아버지 모두 동의했고 그렇기 때문에 PBA를 택했다.

▲이번 투어 결승전을 다시 되돌려보자. 결승전에서 상당히 긴장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렇다. 원래도 경기 하나하나에 긴장하는 스타일인데 프로무대 결승전이라 굉장히 긴장됐다. 지금까지 가장 긴장한 경기가 2016년 첫 세계선수권 결승(당시 이미래는 테레사 클롬펜하우어에게 패해 준우승했다)이었는데, 그때보다 더 긴장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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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달라는 기자 요청에 이미래는 어색한 듯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결승전 3세트를 10:2로 앞서다 10:11로 내줬다. 또 4세트를 11:8로 따냈지만 11이닝 동안 무득점했다. 당시 심정은 어땠나

=그때 얼굴이 엄청 빨개졌다. 그만큼 정말 속으로 절망적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까지 노력들이 이대로 물거품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를 내줬을 때 분명 4세트서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고 결국 4세트를 따냈다. 5세트 들어가기 전에는 9점 경기이니 만큼 도전적, 공격적으로 경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그대로 경기가 풀렸다.

▲5세트 2이닝, 한 큐 9득점으로 경기를 끝냈는데.

=세트제 경기는 정말 어렵다. 호흡이 짧아 매순간 긴장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5세트 9점 경기는 더 그렇다. 그래서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도전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4차투어 8강전에서 강지은 선수를 만나 세트스코어 1:2로 졌는데 마지막 3세트서 처음에 뱅크샷으로 득점을 내주니 완전히 기에서 눌려버리더라(강지은과의 8강 3세트서 3:9로 패). 그래서 무조건 초반 득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뱅크샷으로 초반 득점을 내자고 마음먹었다. 결국 5세트서 3번의 뱅크샷을 성공하니 자신감이 생겼고 9점을 한 번에 칠 수 있었다. 생각대로 돼서 무척 기뻤다. 하하.

▲우승이 확정되고 TV인터뷰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감격적이기도 했고 대회를 잘 못했을 때 주변에서 주는 부담감이 생각나서 그랬다. 항상 주변에서 주는 부담들이 많은데 어떤 경우 사생활까지 언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부담들이 생각났고 ‘결국 이겨냈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쏟아졌다. 재방송으로 그 장면을 봤는데 관객석에서 나를 따라 울더라. 그러고보니 나도 PBA 경기를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하하.

▲무슨 장면을 보고 울었나.

=PBA 1차투어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선수와 강민구 선수의 결승을 보고서다. 당시 강민구 선수가 마지막 옆 돌리기를 놓쳐 준우승을 차지하지 않았나. 그 때 ’아 얼마나 허망할까‘ ’얼마나 가슴 아플까‘ 라는 마음에 보면서 눈물이 났다. 강민구 선수와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큐는 어떤 제품을 사용하나.

=한밭 마에스트로 큐를 쓰고 있다. 가방도 한밭 제품이다. 마에스트로 큐는 직진성이 좋아서 내가 원하는대로 공을 구사할 수 있어 맘에 든다.

▲아직도 소녀 이미지가 강하다. 당구선수가 아닌 평소 이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소녀다, 동안이다’ 해주는 것은 그만큼 어리게 생겨서 그런 것 같다. 내가 봐도 아직 애 같다. 젖살도 안 빠졌고. 하하. 화장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안하는데 그런 모습이 소녀같이 보이게 하는 듯 하다. 나도 여느 20대 초반 여자들처럼 영화보는거 좋아하고 맛있는 거 먹고 놀러다니는 것 좋아한다. 배우는 강동원 씨를 굉장히 좋아하고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에 조금 빠졌다. 하하.

▲당구선수가 아니었다면 이미래는 무엇을 했을까.

=아마 카페에서 일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언니, 오빠가 빵 만들고 커피를 직접 갈아서 먹고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해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지금도 종종 취미로 제빵도 하고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볼까 고민 중이다. 최근에는 유튜브도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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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누구를 만나도 승리하는 이미래가 되겠습니다" 이미래는 올 시즌 남은 모든 대회 우승과 함께 항상 승리할 것을 다짐하며 각오를 전했다. 이미래가 당구 큐를 잡고 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래의 유튜브?

=당구 관련된 것은 아니고 평소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튜브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어디 여행가고 빵 만들고 놀러다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콘텐츠)를 올려볼까한다. 구체적인 것은 아니고 아직은 생각만 하고 있다.

▲곧 LPBA 6차투어도 다가온다. 앞으로의 각오는.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질타보다는 격려,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남은 모든 대회 우승을 목표로 달려갈 것이고 누구를 만나도 승리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다. 끝으로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 가족, 친척, 친구외에도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신다. 미래당구클럽 실장님과 당구장 삼촌들 그리고 한밭 권오철 대표님, 벤투스 측에 감사함을 전한다. 한편으로 뒤늦게 우승해 죄송하기도 하다. 하하.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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