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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 “PBA우승이 3쿠션월드컵 우승보다 훨씬 어려워”

“월드컵은 상위랭커에 32강시드, PBA는 누구나 128강”
“128강서 탈락할뻔…두번째 샷 안맞는줄, 행운의 득점”
뱅크샷과 세트제…순식간에 역전 가능, 경기 더 재미있게 해
당구는 일이 아니라 즐거움…내년엔 유럽서 PBA 열렸으면
PBA서 처음 본 선수들, 프로페셔널하고 실력 뛰어나

  • 기사입력:2019.09.17 12:09:19
  • 최종수정:2019.10.01 11: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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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3전4기" 끝, PBA4차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프레드릭 쿠드롱.
[MK빌리어드뉴스 김다빈 기자] 프레드릭 쿠드롱(51·벨기에)이 ‘3전4기’만에 PBA 프로무대 정상에 올랐다. 쿠드롱은 지난 14일 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TS샴푸 PBA챔피언십’ 결승에서 강민구(36)에게 세트스코어 4:2(15:6 15:11 15:5 9:15 3:15 15:3)로 승리,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쿠드롱은 지난 6월 출범한 PBA(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를 대표하는 선수다.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월드컵을 21회나 우승한 ‘세계 최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드롱에게 PBA무대는 쉽지만은 않았다. 1, 2차투어 16강에선 오성욱,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에 패했다. 또 3차투어에서는 64강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런 그가 드디어 4차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직후인 14일 밤 메이필드호텔에서 그를 만났고, 추후 몇가지 질문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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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쿠드롱은 당구 경기를 할 수 있는 일이 직업이기에 본인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쿠드롱과 PBA 4차투어에 참가한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승을 축하한다. 먼저 소감을 듣고 싶다.

=128강 경기에서 매우 간신히 올라왔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결승전에서는 1, 2 세트 애버리지도 높게 나오고 잘했는데 4세트 9:0 리드에서 패했다. 또 5번째 세트는 강민구에게 너무 쉽게 내줘 ‘매우 위험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겼고, 우승해 기쁘다.

▲우승 순간 에디 레펜스(50·벨기에)와 여자친구(아말 나자리)가 굉장히 기뻐하던데.

=레펜스는 우승이 확정되고 울었다고 들었다. 레펜스는 매우 감성적인 사람이다. 하하. 하지만 나도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샷이 성공할 때, 평생 연습해오던 순간이 생각나 울컥하기도 했다. 레펜스는 35년이나 된 오랜 친구다. 그도 하루빨리 PBA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사실 오늘이 나자리 생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하고 생각이 먼저 났고 나자리에게 우승상금의 큰 부분을 선물로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하하.

▲4번 도전만의 PBA 우승이다. 지난 3차례 투어에서 고전했던 이유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첫 번째 대회는 프랑스 리그 참가 일정이 겹쳤다. 그렇다보니 대회 5시간 전 한국에 도착해 쉴 시간이 없어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게 아닐까. 하하.

2차투어에는 필리포스가 굉장히 잘 쳤다. 3차투어는 서바이벌에서 떨어졌다. 서바이벌 방식은 자신의 능력보다 잘하지 못하면 떨어지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스템이며 3차투어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했던 원인이었다.

▲UMB대회 우승경력이 화려하다. PBA대회와 UMB대회는 어떤 차이가 있나.

=큰 차이가 있다. 사실 UMB대회를 말하고 싶지 않다. UMB는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그다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반면 PBA는 반복해서 말하지만 대회 스태프와 관계자 모두 선수를 정말 잘 대우해준다. 퀄리티있는 투어를 만들고 경기장 내 크고작은 이벤트를 통해 경기장 분위기를 즐겁게 한다. 선수도 서로 경쟁하지만 경기 끝나면 친구가 된다. 누가 지든지 상관없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들, 이런 점들이 PBA 이전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지 않나싶다.

▲3쿠션 월드컵과 PBA투어 우승 중에서 어떤게 더 어렵나.

=3쿠션월드컵은 상위 랭커들에게는 시드를 주기 때문에 당연히 더 쉽다. 반면 PBA는 시드없이 모두 동일한 128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훨씬 어렵다. 그렇다고 상위선수들에게 시드를 줘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선수들은 주최측에서 정한 룰대로 경기하는 게 선수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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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쿠드롱이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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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쿠드롱은 우승 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으로 여자친구, 아말 나자리를 꼽았다. 우승 뒤 나자리와 기뻐하고 있는 쿠드롱.
▲PBA에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국제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많다. 일부는 동호인 출신이기도 한데, 지난 3차례 투어에서 이들과 경기해본 느낌은 어떤가.

=물론 처음 본 선수들이기에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동호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프로페셔널하게 플레이를 하더라. 그 중 몇 명은 정말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있었다.

▲그래서인가. 쿠드롱은 이번대회 128강전에서 탈락할 뻔한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특히 두 번째 득점할 때 실패인줄 알고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당시 심정이 어땠나.

=맞다. 사실 아웃인 줄 알고 자리로 들어가려 했다. 하하. 다행히 득점이 되며 운이 작용했다고 본다.

▲세트제와 2점 뱅크샷 등 PBA 경기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뱅크샷 2점제와 세트제 모두 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다. 뱅크샷은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한번에 2점을 획득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한다. 그 점이 재미있는 변화다. 세트제도 마찬가지로 재미있고 긍정적이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고 있더라도 경기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순식간에 역전할 수 있는게 세트제다.

▲결승전 때 24번의 뱅크샷을 시도했다. 뱅크샷 연습을 따로 하나.

=딱히 준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회가 오면 치려고 한다. 사실 결승전서 뱅크샷 실수를 몇 번 했다. 뱅크삿을 특별히 연습하지 않았는데 좀 더 연습하려고 한다.

▲우승상금이 1억원이다. 경기 임할 때 동기부여가 되나.

=사실 상금을 생각해서 경기하지는 않는다. 우승하면 ‘아 이 정도가 상금이었구나’ 하는 정도다. 하하. 대회에 참가하면 상금이 아닌 우승에 대한 생각을 하는 편이다.

▲큰 응원소리같은 경기장 분위기는 어떤가.

=새로운 분위기 적응에 전혀 지장이 없다. 어느 대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폰서와 당구팬들이 만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훌륭한 스폰서가 뒷받침돼야 선수들도 훌륭한 경기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장 내 음악, 색깔, 조명 등에서 스폰서 뜻을 최대한 반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이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당구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프로무대 ‘마수걸이 우승’을 했고, 시즌이 많이 남아있다.

=사실 이번투어 우승할 줄은 정말 몰랐다. 목에 조금 통증이 있었다. 지난주부터 불편해서 병원에서 마사지를 받았는데 경기 중에도 불편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우승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11월(5차투어)을 기대해달라고 했는데 우승해서 놀랐다. 하하. 앞으로 대회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다. 이번 투어에서 라운드를 올라가며 경기력이 좋아졌던 것처럼, 매 경기 이기는 게 목표고 우승이 목표다. 모든 대회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프로당구 선수라는 것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프로는 국가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내년 쯤 유럽에서 PBA 대회가 열렸으면 어떨까 한다. 프로당구도 테니스처럼 세계 곳곳에서 개최돼 톱플레이어들이 출전할 곳을 정하는 큰 무대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당구선수에게 프로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당구에 전념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경기 내내 항상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세계 최고 선수로서 부담감은 없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건 사실 당구 자체가 좋아서다. 일(job)이라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 자체를 즐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하하. 당구경기를 하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못해도 즐기는 편이고 이기면 더 좋다. 어려운 샷을 시도해 성공하는 것 등 모두가 즐겁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고 부담을 느끼지도 않는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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