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대결 ‘잡초’ 김봉철-천재‘ 필리포스 “다른듯 닮았네”
[서울3쿠션월드컵]김봉철, 생계위해 투잡…선수포기 생각도
월드컵 두번만에 4강, 작년말 9년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
필리포스, 세계주니어 3연패, 26세때 세계선수권 석권 ‘천재’
2년전 수전증으로 활동중지…‘왼손’연마해 화려하게 복귀
서울3쿠션월드컵 4강에서 만난 김봉철(안산‧세계 118위‧왼쪽)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46위). 둘은 닮은 듯 다른 역경을 딛고 3쿠션월드컵 4강에 올라 당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서울3쿠션월드컵 ‘돌풍의 핵’ 김봉철(안산‧세계118위)과 왼손으로 돌아온 ‘왕년의 신동’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46위)가 대회 4강서 만난다.
지난 17일 오후 열린 대회 8강서 김봉철(38)은 베트남의 응우옌꾸억응우옌(16위), 필리포스(35)는 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30위)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두 선수의 매치업이 확정되자 당구팬들이 두 선수의 ‘당구인생’에 주목하고 있다. 김봉철은 작년 청주월드컵 이후 ‘두 번째 월드컵 만에 4강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했고, 필리포스는 ‘수전증’ 심하던 오른손 대신 왼손을 선택한지 2년여만에 월드컵 4강에 들었다.
대회 PPQ(예선 2차)부터 출발한 김봉철, PQ(예선 3차)부터 시작한 필리포스는 어느덧 결승진출을 앞두게 됐다.
김봉철은 올해 초 "작년 성적이 반짝활약이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서울3쿠션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본인의 약속을 지켰다. 김봉철은 제주도서 태어났다. 20대부터 고향에서 ‘재야의 1번’ 소리듣던 강자였던 그는 2008년 제주연맹 선수로 데뷔한다.
하지만 이후 4년여간 전국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또 생계 때문에 이일저일 하면서 ‘투잡’(겹벌이)을 뛰던 그는 심지어 선수생활 포기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2013년 7월, 김봉철은 ‘제4회 부산광역시장배’ 8강에서 고 김경률, 4강에서 최성원마저 차례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비록 허정한과의 결승에선 18:40으로 패했지만, 당구계에 그의 이름 석자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그길로 김봉철은 선수들도 많고 저변도 넓은 서울로 올라와 제2의 당구인생을 펼치기로 했다. 그로부터 3년여만인 지난 2017년, 그는 선수생활 중 최고의 한해를 보낸다.
전국대회 공동3위 두 차례(5월 인제 오미자배, 6월 양구 국토정중앙배 공동3위)에 연말엔 우승(12월 강진청자배)까지. 그 가운데 10월 전국체전에선 1쿠션 은메달을 따내며, 소속 제주당구연맹에 전국체전 첫 캐롬종목 메달을 선물하기도 했다.
올해 초 김봉철은 MK빌리어드뉴스에 “작년(2017년) 성적이 반짝 활약이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어제(17일) 서울3쿠션월드컵 8강서 ‘베트남의 강호’ 응우옌꾸억응우옌을 꺾고 4강에 올라 약속을 지켰다.
세계적인 "신동"서 수전증으로 잠시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던 필리포스는, 왼손에 큐를들고 국제무대에 컴백했다. 그리고 이번 서울3쿠션월드컵 4강에 들며 그의 뚝심과 천재성을 또한번 증명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세계당구계는 그리스의 ‘신동’을 주목했다. 바로 2001년부터 3년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석권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다.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필리포스는 2003~2004년 세계선수권대회서 연달아 준우승하며 성인무대에서도 강호로 떠올랐다. 그의 나이 21살때 일이다.
이후 그는 2009년 스위스 세계선수권대회어 우승컵을 들었고, 이듬해인 2010년엔 후루가다월드컵 결승에서 쿠드롱을 꺾고 정상에 오른다. 27살의 필리포스가 4대천왕 등 강호들을 위협할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가 ‘수전증’이란 뜻 밖의 암초를 만난다. 오른손잡이인 그의 오른팔 떨림이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이후 그의 성적은 점점 하락했다. 2013년 4월 ‘콜롬비아메델린월드컵’ 공동3위를 기점으로 세계랭킹이 점점 떨어지면서 ‘월드컵시드권’과 멀어졌다. 그리고 2016년 구리월드컵을 끝으로 필리포스는 세계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는 큐를 놓지 않았다. 떨림이 심한 오른손을 포기하고 왼손 샷을 연마, 올해 4월 터키 ‘안탈리아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는 라불월드컵까지 최근 5개 월드컵대회서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월드컵에선 예전의 기량을 선보이며 당당히 4강에 올랐다. 전 세계 당구팬들은 그의 당구에 대한 집념과, 왼손전환 2년만의 월드컵 4강 진출이란 천재성에 놀라고 있다.
이처럼 다른 듯 닮은 역경을 거쳐온 김봉철과 필리포스가 서울3쿠션월드컵 4강에서 만난다. 두 선수의 4강전은 18일 오후 3시 서울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열린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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